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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 FORD
ALAÏ A
LANVIN
힘 있는 여성의 옷차림은 줄곧 남성복의 문법을 따라왔다. 각진 어깨와 곧게 떨어지는 팬츠, 단단한 골격의 테일러드 재킷은 권위와 전문성을 드러내는 데 익숙한 방식이었다. 그러나 2026 가을 겨울 시즌에는 남성적 옷으로 여성의 파워를 증명하는 공식에서 벗어났다. 그 자리를 채운 건 부드러운 테일러링과 여성적 곡선을 품은 스커트 수트.
남성의 전유물이던 수트는 샤넬과 이브 생 로랑을 거치며 여성의 자유와 주체성을 상징하는 옷으로 변화했다. 그중에서도 구조적 재킷과 여성적 스커트가 한 벌로 만나는 스커트 수트는 동시대 여성의 모습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시즌 스커트 수트가 그려낸 여성의 얼굴은 다양하다.
MICHAEL KORS
CALVIN KLEIN
STELLA MCCARTNEY
캘빈 클라인은 라펠과 단추 같은 장식을 걷어내고 어깨와 소매의 구조만 남겨 절제되고 지적인 여성상을 그렸다. 셀린느는 유난히 작은 단추를 단 재킷에 오버사이즈 선글라스를 더해 어긋난 비율의 묘미를 살렸다. 부드럽고 우아한 해석도 돋보인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퍼 트리밍을 두른 페플럼 실루엣으로 모던한 구조에 풍성한 볼륨을 더했고, 마이클 코어스는 셔링 디테일의 턱시도 재킷으로 단정함과 드레시한 분위기가 공존하는 실용적 룩을 완성했다.
FERRAGAMO
JULIE KEGELS
ENFANTS RICHES DÉPRIMÉS
JACQUEMUS
반듯한 수트의 질서를 재치 있게 흔든 시도도 이어졌다. 페라가모는 단추와 비스듬한 절개선으로 익숙한 실루엣을 대담하게 재구성했고, 줄리 케겔스는 위트 있는 모자와 과감한 슬릿으로 정제된 수트에 경쾌한 반전을 더했다. 순백의 세트업을 도발적으로 표현한 톰 포드와 단정한 유니폼에 어둡고 고독한 분위기를 입혀 냉소적이고 반항적인 여성상을 드러낸 앙팡 리쉬 데프리메도 있다.
랑방과 자크뮈스는 얼굴을 덮는 거대한 모자로 세트업 실루엣을 극적으로 부각하며 위엄과 신비로움을 더했다. 절제되고 지적이거나, 냉소적이고 반항적이며, 때로는 관능적이고 위엄 있다. 이번 시즌, 하우스들은 스커트 수트에 서로 다른 여성의 태도와 삶의 방식을 담았다. 이들이 그리는 뉴 레이디는 하나의 정해진 모습이 아니라, 저만의 방식으로 힘과 우아함을 선택하는 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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