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인턴 최민식이 생각하는 '진짜 어른'
최민식은 영화 '인턴'에서 '경력이 많은 것이 장점이고 나이가 많은 것이 단점'인 패션회사 인턴을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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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스터 영화의 전설이던 로버트 드 니로를 푸근한 할아버지로 만들어 준 건 단연 영화 <인턴>입니다. 그는 작품에서 패션 커머스 회사의 실버 인턴 역을 맡았죠. 딸 뻘인 대표를 보좌하며 보여준 유연하면서도 심지 굳은 모습은 '진짜 어른'이라는 평가를 받기 충분했습니다. 그리고 11년 후, <인턴>이 한국에서 재탄생했습니다. 원작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실버 인턴은 최민식입니다. 최근 까마득한 후배들과 친구 같이 어울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그에게 적역이었어요.
영화 <인턴>
최민식은 4일 열린 <인턴> 기자간담회에서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다며 감회가 새롭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원작이 워낙 명작으로 이름난 탓에, 대부분의 질문이 한국판 <인턴>과의 비교를 포함했습니다. 이를 두고 최민식은 천천히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는데요. 그는 "유튜브로 음악을 듣는다. 故 김민기 선배의 '봉우리'라는 노래가 있는데, 그걸 한영애 선배가 다시 부른 걸 봤다"며 "한영애 선배가 '김민기 선배보다 '봉우리'를 더 잘 불러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우리 <인턴>도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결과물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평가는 차치하고, <인턴>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표현하려 했다는 거였죠.
자칫 불편해질 수 있는 비교에 정중히 소신을 전하는 모습도 솔직했습니다. "<인턴> 원작이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비교하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감히 드 니로 형님과 저를 비교하고 싶지 않다. 불경하게까지 느껴진다"고 밝혔거든요. 최민식은 "그 작품(원작)도 참 훌륭했고, 저 역시도 관객의 한 사람으로 힐링이 됐다"며 "하지만 <인턴>은 로버트 드 니로가 아닌 최민식이 했고, 앤 해서웨이가 아닌 한소희가 했다. 감독도 낸시 마이어스가 아니고 김도영이다"고 강조했습니다.
영화 <인턴>
최민식은 <인턴>을 촬영하며 '물'이 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는 "연기는 액션과 리액션이 전부"라며 "극 중 '우투투'라는 회사에서는 각 인물들의 액션이 저에게 꽂히고, 제가 리액션을 한다. 그 낱개의 반응들이 모여 '기호(최민식)'이 된 것 같다"고 했죠. 로버트 드 니로의 연기를 참고한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습니다. 그는 "원작이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배우 입장에서 그 연기를 참고한다는 건 시험 때 답안지를 옆에 놔두고 보는 부정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창작하는 사람으로서는 양심의 문제인 것 같다. 그런 일은 결코 없었고, 우리는 원작의 향기만 머금고 우리의 길을 가자는 말을 모두가 열띠게 토론했다"고 눌러 말했습니다.
'진짜 어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나날이 커지는 요즘, <인턴>의 실버 인턴 기호는 남다른 울림을 줄 수 있을 듯한데요. 정작 최민식은 '좋은 어른'에 대한 정의를 아직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는 "단지 젊은 사람이랑 잘 어울리고 잘 보이는 것이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호를 연기하면서 이 시대가 갈망하는 좋은 어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했다. 지금도 잘 모르겠다"며 웃었어요. 그러면서 "하지만 나름대로 자리를 잡아가는 생각이 있다면, '그저 잘 살면 된다'는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영화 <인턴>
최민식은 "하나의 인격체로서, 세상과 인간을 바라보는 가치를 공부하고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 잘못을 인정할 줄 알고 스스로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그대로 나이를 먹으면 '좋은 어른'이라는 소리를 듣는 게 아닐까 싶다"며 유연한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그는 "그 또한 누군가에겐 좋은 사람이겠지만 누군가에겐 아닐 수 있다"며 "이를테면 욕쟁이 할머니가 손님에게 국밥을 내놓으며 '빨리 쳐먹고 나가'라고 하는 게 '나쁜 어른'은 아닐 것"이라며 '좋은 어른'을 통일된 하나의 형상으로 만드는 것에 반대했어요. 다만 최민식은 사회가 따뜻한 위로와 '좋은 어른'이라는 표상을 갈망하는 것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간은 하자 많은 동물"이라며 "계속 후회하고 반성하면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공부 게을리 하지 않는 상태로 자연스럽게 나이를 먹다 보면 '좋은 어른'이 되는게 아닐까 싶다"고 자신만의 철학을 펼쳤습니다. 이날 때로는 모두를 웃기고, 때로는 모두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며 간담회를 주도하는 최민식의 모습에서 '좋은 어른', '진짜 어른'의 정의가 보이는 듯했지만요. 한국판 <인턴>은 16일 개봉합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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