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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리나가 쓰고 싶은 소설 이야기 "주인공은 저와 비슷할 것 같아요"

한 가지 모습으로는 카리나를 설명할 수 없다. 사랑스럽고 대담하게, 천진하고 영리하게. 붙잡으려는 순간 이미 다음 장면으로 향하는 카리나를 따라서.

프로필 by 이하얀 2026.08.27

스태프들과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더군요! 늘 에너지가 가득해요

사람들을 좋아해요. 집에서도 잘 쉬는 편이라 체력이 꽤 된답니다.


어렵지 않아요? 일과 자신을 분리한다는 게

데뷔 초에는 일하고 돌아오자마자 자고, 일어나면 다시 나가는 생활을 반복했어요. 일상의 ‘분리’랄 게 없었고 줄곧 일을 이어가는 상태였죠. 그러다 문득 ‘나는 뭘 좋아하지?’라는 질문이 떠오르더라고요. 그떄부터 제가 좋아하는 걸 하나씩 적고 나열했어요. 그러다 보니 꾸준히 좋아해 온 것들이 보였고, 그걸 취미로 발전시키다 보니 일과 일상을 분리하는 게 꽤 쉬워졌어요.


무대 위 강인한 카리나와 일상 속 귀여운 유지민의 격차를 최근 크게 실감한 순간이 있었나요

하루에 두 번 공연하는 날이었는데, 첫 공연을 마치고 3시간 뒤에 다시 무대에 올라가야 했어요. 첫 무대에서 내려오자마자 책을 펼쳤더니 매니저 언니가 신기한 듯 “지금 그렇게 (격한)무대를 하고 내려와 갑자기 책 읽는 게 가능해?”라더군요. 그렇게 무대를 했기 때문에 책을 읽는 건데! 스스로 잘 쉬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죠.

데보레 디테일 베이지 코트와 시어링 트리밍 후디드 재킷, 오간디 미디스커트, 쇼츠, 알뤼지옹 라지 스웨이드 백, 오버 니 삭스, 레더 펌프스, 커프스 링크는 모두 Pra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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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2026 롤라팔루자 시카고 무대에 처음 출격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한 것 같던데요

오랜만에 서는 페스티벌 무대라 멤버 모두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하기 위해 늦게까지 연습했어요. 세트리스트도 자주 보여주지 않은 곡 위주로 꾸렸고요. 원래 멘트는 그때그때 느껴지는 대로 하는 편인데, 정말 신나서 자연스럽게 나온 날이었죠.


페스티벌 무대의 즐거움이 있다면요? 카리나는 그 위에서 마음껏 날아다니죠

하하. 새로운 팬을 만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들고, 애초에 즐기기 위해 작정하고 오는 분들이라 ‘이미 즐길 준비가 됐다!’는 눈으로 봐주세요. 그래서 더 신나요. 특히 워터 밤이 그렇죠. 여름을 추억하기 좋은 무대잖아요!


무대에서 생각보다 긴장하는 편이라죠? 그럼에도 긴장감을 살아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소로 활용하면서요

긴장도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감정 중 하나잖아요. 긴장하면 오히려 실수도 덜 하죠. ‘틀리면 어떡하지’ ‘기대에 못 미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을 안고 무대를 하는 것도 꼭 나쁜 것 같지 않아요.


정규 2집 <Lemonade> 활동은 어땠나요? 솔직하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있었나요

늘 무대에서 표정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고 생각했어요. ‘센’ 노래면 그저 웃지 않거나 강렬한 눈빛을 보내는 정도였죠. 그런데 지난 ‘WDA’와 ‘Lemonade’ 활동을 하면서 세고 강한 노래도 즐겁게 표현할 수 있고, 밝은 노래여도 멋있게 표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생각을 조금씩 덜어내다 보니 무대가 훨씬 재미있어졌죠.


월드 투어 ‘2026-27 aespa LIVE TOUR - SYNK : COMPLæXYTI’ 또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번 투어에서 새롭게 꺼내기로 결심한 무기가 있을까요

새로운 곡이 다양하게 들어가고, 무대도 이전과 다른 느낌으로 준비했어요. 특히 제 솔로 무대는 취향을 오롯이 담고 싶었어요. 마이너한 음악, 특히 재즈나 R&B를 좋아하거든요.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캐시미어 울 니트 톱과 포플린 톱, 울 스커트, 삭스, 자수를 더한 새틴 슬링백 펌프스는 모두 Prada.

캐시미어 울 니트 톱과 포플린 톱, 울 스커트, 삭스, 자수를 더한 새틴 슬링백 펌프스는 모두 Prada.

투어를 앞두고 가장 그리웠던 감정은

늘 투어가 열리는 도시를 직접 느껴보기 위해 호텔 밖으로 나가는 편인데요. 제가 이 일을 하지 않았다면 가보지 못했을 곳, 겪어보지 못했을 경험을 늘 기대해요.


프라다와의 여정에서도 꽤 많은 추억이 쌓였을 텐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너무 많아요! 하나를 꼽자면 아무래도 메트 갈라겠죠? 제 의견과 디자이너가 지닌 고유한 색깔을 조화롭게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감동이었어요. 이번 투어를 위해서도 특별히 옷을 제작해 주셨는데, 정말 예뻐요!


에스파의 세계관 덕분인지 카리나는 종종 ‘강하다’는 말로 표현됩니다. ‘강하다’는 말을 어떻게 정의하나요

강단이 있다는 말과 비슷해요. 자신의 기준이나 가치관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겠죠. 자신을 분명히 알고, 그 안에 뚜렷한 내가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저는 강하다는 말이 좋아요.


에스파라는 팀의 색 또한 강하고 분명한 만큼 새로움을 보여주는 일은 갈수록 더 큰 도전일 것 같아요. 그럼에도 놓치지 않는 첫 번째 기준이 있다면

우리가 하고 싶은지 판단할 때 반드시 멤버 과반수 이상이 동의해야 해요. 진짜 이 노래를 하고 싶은지, 잘 표현할 자신이 있는지. 누구도 주저하지 않는 상태일 때 나아가죠. 누군가 자신이 없다면 설득할 때도 있고, 반대로 멤버들이 저를 설득할 때도 있고요. 그렇게 앨범을 채워가는 것 같아요.


서로 용기를 끌어내는 과정이 동반되네요

원래는 “너무 잘하고 있어!” 하면서 엄청 칭찬하는 편이었는데,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더라고요. 칭찬만 해주면 뭐가 부족한지 정확히 모르니까 “이것만 해내면 다 괜찮아. 함께 고치면 되지 뭐가 문제야”라고 말해주는 게 더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크루넥 스웨터와 포플린 셔츠, 자수 디테일의 오간디 스커트, 비즈 장식을 더한 셰브론 스커트, 플라워 자수 오버 니 삭스, 빈티지한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Prada.

크루넥 스웨터와 포플린 셔츠, 자수 디테일의 오간디 스커트, 비즈 장식을 더한 셰브론 스커트, 플라워 자수 오버 니 삭스, 빈티지한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Prada.

요즘 작사에도 열정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작사는 왜 재밌나요

언젠가 글을 쓰고 싶은데, 그걸 위한 연습을 하는 것 같아요. 주제를 하나 잡고 써 내려가는 일이 흥미롭죠. 언젠가는 소설을 꼭 써 보고 싶어요. 주인공은 아마 저와 비슷한 여자일 것 같은데, 살면서 느낀 것들, 누군가에게 들었던 좋은 얘기들 혹은 정말 힘들었던 순간까지, 더 많은 게 내면에 쌓이면 쓸 거예요.


어머니와 자주 편지를 주고 받는다죠. 어머니가 당신에게 선사한 것들은 당신이 용기를 갖고 나아가는 데 어떤 힘이 되나요

저는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딸이잖아요. 늘 무얼 하더라도 돌아올 곳은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세요. “네가 실패해도 언제든 가족에게 돌아올 수 있어. 돌아올 곳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니까, 너는 행복한 사람이야.”


할머니에 대한 애정도 가득하죠. 그녀와의 시간을 이대로 흘려보낼 수 없어서, 운전면허를 열심히 땄어요

할머니는 제가 걷지 못할 때부터 뛰어다니는 모습까지 전부 보셨는데, 운전하는 건 아직 못 보셨어요. 어느 책에서 주인공이 자신의 할머니를 조수석에 태우고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읽었는데 할머니 생각이 너무 나더라고요. 저도 할머니와 드라이브를 가야겠다는 꿈이 생겼죠. 얼마나 행복해하실지 눈에 선해서 언젠가 직접 복지관에 모셔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제 자랑을 너무 좋아하니까 같이 내려 어르신들께 인사 한번 싹 하고(웃음)! 그것만으로도 몇 년은 행복하실 것 같아요.


할머니랑 어디까지 가보고 싶나요

바다에 갈 거예요. 해외여행도 가보고 싶어요. 지금 할머니는 친구 분들과 가시거든요!


늘 소소한 것에서 힘을 얻는 카리나. 지금 사랑하는 또 다른 소소한 것은

그날의 추억들을 다이어리에 붙이고 글을 써요. 예를 들면 연극 티켓 두 장을 붙여놓고 ‘몇 월 며칠, 오늘 아빠랑 연극 보고 왔는데 어땠다’ 하고 적는 거죠. 그게 요즘 제 낙이에요.


집업 카디건과 셔츠, 커프스 링크, 스커트는 모두 Prada.

집업 카디건과 셔츠, 커프스 링크, 스커트는 모두 Prada.

오늘 하루에 관해서는 무엇을 메모할 건가요

(화보 시안을 보며) 이걸 떼어 갈게요. 오늘의 한 페이지로!


요즘 카리나의 머릿속을 차지하는 생각은요? 자꾸 마음이 향하는 것 말이죠

어떻게 재미있게 살지 늘 생각해요. 여행지도 많이 저장해 두고, ‘핫플, 뜨기 전에 놀러 가세요’ 같은 피드도 물론이죠. 그냥 한 달을, 1년을, 또 10년을 재밌게 보낼 방법을 생각해요. 독서나 공예, 피아노 연주 등 취미 생활도 열심히 하고요. 그런데 잘하진 못해요. 그러니 잘 못하는 상태로 그냥 두고, 못하는 것들을 의도적으로 배우러 다니면서요!


이런 천진난만한 면이 계속 카리나를 지켜주기를

저도요. 이왕이면 철이 조금만 더 천천히 들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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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패션 에디터 이하얀
  • 피처 에디터 전혜진
  • 사진가 장덕화
  • 헤어 아티스트 이선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조은정
  • 패션 스타일리스트 강윤주
  • 세트 스타일리스트 황서인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석지윤
  • 어시스턴트 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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