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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판 '스캔들'에서 바뀌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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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marriottphuquoc
호텔 문을 여는 순간, 여행지는 하나의 이야기로 바뀌곤 합니다. 건축가이자 호텔 디자이너로 잘 알려진 빌 벤슬리에게 호텔은 잠만 자는 곳이 아니에요. 며칠 동안 들어가 사는 하나의 세계인데요. 조경가로 출발한 벤슬리는 건축과 인테리어, 조경을 넘나드는 호스피탈리티 디자이너입니다. 태국의 포시즌스 텐티드 캠프 골든 트라이앵글, 방콕의 더 시암, 발리의 카펠라 우붓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 존재감이 특출난 호텔을 선보여왔죠.
벤슬리의 디자인에는 흥미로운 대비가 있습니다. 공간은 맥시멀하지만 자연에 대한 개입은 최소화합니다. 기존 숲의 나무도 베지 않는데요. 대신 그곳의 역사와 문화, 풍경을 깊숙이 끌어들여요. 실제 역사와 허구를 자유롭게 섞고, 가구와 음식, 사인과 유니폼까지 하나의 이야기 안에 넣습니다. 벤슬리도 자신의 프로젝트가 각 장소의 맥락과 이야기에 맞춰 서로 다르게 만들어진다고 설명한 바 있죠.
@intercontinentaldanang
@capellahanoi
베트남에는 이런 벤슬리의 방식과 스타일이 특히 선명하게 드러나는 호텔과 리조트가 여럿 있습니다. 정글과 바다 사이에 만든 작은 왕국, 존재한 적 없는 대학교, 오페라의 황금기를 되살린 호텔. 이곳들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점은 분명해요. 벤슬리는 건물을 먼저 설계하지 않습니다. 이야기를 만든 뒤 그 이야기 안에서 건축과 자연, 음식과 서비스를 구상해요. 그래서 더 흥미롭습니다.
정글과 바다 사이에 만든 작은 왕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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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트라 반도의 울창한 원시림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바다가 열립니다. 그 사이에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가 자리해요. 리조트는 헤븐, 스카이, 어스, 씨로 나뉜 네 개의 레벨로 펼쳐지고, 산 위에서 해변까지 푸니쿨라가 이어집니다. 자연의 경사를 억지로 평평하게 만드는 대신 산과 바다 사이를 오르내리는 경험 자체를 리조트의 일부로 만들었습니다.
@intercontinentaldan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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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슬리는 이곳을 설계하기 전 베트남 사원 50여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검은 목재와 흰 타일, 등불과 용, 연꽃 같은 전통적인 요소를 가져왔다고 해요. 하지만 그대로 모방하진 않았어요. 강렬한 흑백 대비와 색, 유머를 더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바꿨습니다.
호텔 곳곳에서 벤틀리 특유의 위트를 만날 수 있습니다. 베트남 전통 모자 논라를 닮은 시트론의 공중 좌석에서는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요. 원숭이가 곳곳에 등장하며, 영화관은 바나나처럼 노랗습니다. 고전적인 베트남 건축과 벤슬리 특유의 엉뚱함이 한 공간 안에 어우러진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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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높은 헤븐 레벨에는 일식당 팅가라도 있습니다. 오키나와어로 ‘별의 강’, 즉 은하수를 뜻하는데요. 해발 약 100m 정글 속 공간에 거대한 푸른 물고기 오브제가 떠 있고, 밤하늘과 바다를 하나의 장면으로 아우르는 게 장관입니다. 다낭에서 인터컨티넨탈 다낭 선 페닌슐라 리조트를 선택할 이유는 분명합니다. 좋은 객실보다 좋은 풍경을 기억하는 여행자라면, 호텔 안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여행이 될 테니까요.
해변에 나타난 존재하지 않는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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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에 체크인하면 조금은 이상한 장면이 펼쳐집니다. 해변 리조트에 왔는데 대학 캠퍼스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어요. 물론 실제 대학은 아닙니다. 벤슬리가 만들어낸 이곳의 세계관은 ‘라마르크 대학교’입니다. 프랑스 자연학자 장바티스트 라마르크의 이름을 따왔는데요. 자연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던 오래된 대학이 폐교된 뒤 호텔로 다시 태어났다는 설정이에요.
동물학부터 화학, 조개학까지 학과도 세세하게 만들었어요. 객실과 레스토랑, 복도와 공용 공간마다 서로 다른 학과의 흔적이 이어지는데요. 설정에 따라 객실만 꾸민 건 아닙니다. 관련 책들과 대학에서 볼 법한 트로피, 유니폼 등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어요. 그야말로 벤슬리가 말하는 호텔의 DNA가 가장 극적으로 구현된 프로젝트 중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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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에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은 오래된 물건들입니다. 벤슬리에 따르면 호텔에는 5천여 점이 넘는 업사이클 앤티크가 사용됐다고 해요. 낡은 가구와 책, 표본과 소품이 쌓이면서 존재하지 않았던 대학에 진짜 역사가 있었던 것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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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 호텔에서는 방에서 수영장으로 곧장 향하기보다 조금 돌아가길 추천해요. 건물 사이를 걷고, 오래된 물건을 보고, 어느 학과 건물에 들어왔는지 살펴보길요. 호텔 자체를 탐험하는 여행. JW 메리어트 푸꾸옥 에메랄드 베이에서 가능한 특별한 경험입니다.
오페라가 끝난 뒤 문을 여는 작은 궁전
@capellahanoi
다낭과 푸꾸옥이 널찍한 리조트라면 카펠라 하노이는 정반대입니다. 객실은 단 47개예요. 하지만 이야기는 어느 곳보다 촘촘합니다. 호텔에서 몇 걸음만 가면 하노이 오페라하우스가 나오는데요. 벤슬리는 바로 이 장소에서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20세기 초 오페라의 전성기, 공연을 마친 배우와 가수, 작곡가와 무대 디자이너들이 머물던 작은 호텔을 상상한 것이죠.
47개 객실에는 서로 다른 공연 예술가와 작품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사라 베르나르, 엘레오노라 두세, 리나 카발리에리 같은 이름도 등장해요. 객실마다 문을 열 때마다 다른 인물의 이야기가 시작되죠. 물론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호텔에는 1천 점이 넘는 오페라 관련 오브제가 놓여 있습니다. 공연 의상과 프로그램, 사진과 무대 소품이 복도와 객실을 채워요.
@capellahan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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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 이름도 백스테이지. 오래된 트렁크, 의상, 무대 소품 등을 배치해 공연 전후의 분장실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습니다. 벤슬리는 카펠라 하노이를 소개하며 호텔 디자인의 매력을 사람들이 며칠 동안 머물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를 만드는 일"이라고 덧붙였죠. 카펠라 하노이는 화려한 설정만으로 유명한 호텔이 아닙니다. 2025년 글로벌 미쉐린 키 셀렉션에서 최고 등급인 3 미쉐린 키를 받았습니다. 당시 베트남에서 3키를 받은 호텔은 두 곳뿐이었죠.
하노이를 여행한다면 이 호텔은 도시와 떨어진 리조트가 아니라 도시 안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방법이기도 해요. 낮에는 실제 오페라하우스와 올드 쿼터를 걷고, 밤에는 벤슬리가 상상한 20세기 공연계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어요. 그러니까, 호텔과 도시의 문화를 함께 경험하고 싶다면 하노이가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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