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롱베이 숙소 추천|인터컨티넨탈 하롱베이 리조트 후기
현실을 잊은 채 ‘둥둥’ 떠다니기에 하롱베이의 바다는 가장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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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년생 시절, 스치듯 들었던 말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첫 여행지가 어디냐에 따라 앞으로 네가 어떤 여행을 하게 될지 달라질 거야.” 그 말을 들은 그해 연말, 간신히 얻은 휴가에 무리해서 스페인행 비행기를 탔다.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무작정 멀리 가는 게 최고라고 생각했던 내 첫 해외여행. 낭설이 아니었던지 그 후로 여행은 내게 늘 먼 이야기였다. 이후 여행들을 늘 ‘다음에’라는 말로 미뤄뒀다. 현실에 치여 ‘아, 동남아 휴양지에 가서 아무것도 안 하고 둥둥 떠다니고 싶다’는 푸념만 했을 뿐이다. 그래서였을까. 이번 여행으로 방문한 하롱베이는 ‘첫 동남아’ 경험에 완벽한 여행지가 돼줬다.
인터컨티넨탈 하롱베이 리조트의 프라이빗 풀 빌라 전경.
올여름, 새로 문을 연 ‘인터컨티넨탈 하롱베이 리조트’는 바다를 향해 열려 있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하롱베이의 절경을 프라이빗하게 조망할 수 있는 이곳은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다. 테라스로 나선 순간, 시원한 고요함이 몸을 감싸는 곳. 내가 그토록 바라던 휴식이 나를 가득 채우는 기분이었다.
아침 안개에 가려진 하롱베이의 바위섬들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길 느긋하게 기다리는 시간은 내가 그곳에 머문 시간 중 가장 즐거운 한때였다. 바위섬은 어떤 날은 모습을 드러내고, 어떤 날은 아예 숨어버리곤 했는데, 온전히 모습을 드러낼 때면 문득 나를 기다린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총 174개의 객실과 스위트, 60개의 레지던스 그리고 41개의 프라이빗 빌라 모두 바다 혹은 정원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뷰를 자랑하며, 인테리어 또한 전통 베트남 문화 요소를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어떤 공간은 해변이 바로 눈앞에 펼쳐져 있고, 또 다른 빌라들은 나만의 정원과 수영장을 갖춘 채 조용히 숨어 있다. 규모도 인상 깊지만, 각 공간은 숫자보다 더 많은 ‘쉼의 방식’을 상상하게 했다.
수영과 함께 미식을 즐길 수 있는 ‘라 바게트’ 레스토랑의 테라스 풍경.
마음껏 먹고 쉬는 이번 여행에 맞게 ‘미식’을 담당하는 리조트 레스토랑은 다양한 미식 경험을 선사했다. 프랑스 요리에 베트남의 향과 재료를 접목한 ‘라 바게트’에서는 베트남의 허브와 프렌치 비스트로가 조화를 이뤘고, 플레이팅 하나에도 하롱베이를 녹여내는 셰프들의 손길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 미각도 충분한 휴양을 즐겼다. 바다를 마주한 ‘마리나 키친’에서는 매일 달라지는 스페셜 쌀국수와 신선한 하롱베이 식재료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기대한 것은 내 바람대로 ‘둥둥’ 떠다닐 수 있는 수영장이다. 리조트 내에 있는 3개의 야외 수영장은 바다와 하나로 이어진 듯한 구조를 자랑한다. 메인 수영장에 몸을 담그면 끝없이 펼쳐진 하롱베이의 풍경이 수면 위로 스며든다. 아이 동반 고객을 위한 가족 전용 수영장도 따로 마련돼 있어 배려도 깊다. 저녁 무렵 수영장에서 바라보는 석양은 단연 최고의 장면 중 하나. 따뜻한 수온, 천천히 흐르는 음악, 창 너머로 보이는 흐릿한 바다. 푸념이 현실로 이뤄진 순간이었다.
스파 공간에서는 영국 럭셔리 풋 케어 브랜드인 마가렛 댑스 런던과 호주 천연 뷰티 브랜드 소다시의 제품을 사용한 다양한 테라피를 받을 수 있다. 보디 마사지부터 해양 성분을 활용한 페이셜까지 프로그램이 세분화돼 있는데, 나는 사운드 테라피가 포함된 시그너처 트리트먼트를 선택했다. 취향에 맞는 향도 직접 골랐다. 정말 온전히 나를 위한 시간. 쉬지 못한 감정까지 다독이는 듯했다! 테라스에서 마지막 하롱베이의 수면을 바라본 때가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 바위섬들은 언젠가 다시 올 나를 기다릴 것처럼 보였다.
Credit
- 에디터 이은혜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정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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