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역시 북캉스: 책 읽기 좋은 숙소 4
새로운 출발을 위해 잠시 숨 고르기가 필요한 순간. 책과 함께 심신을 정렬해 볼까.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에가톳, 균형의 회복
제주 한라산 인근에 자리한 에가톳(@egattoc_wellness) 웰니스 빌리지.
조병수 건축가와 협업해 자연 속 여유를 선사하는 공간을 완성했다.
숲속의 작은 오두막, 나무 아래서 책장을 넘기는 호젓한 시간. ‘에가톳’은 누구나 한 번쯤 꿈꿨을 법한 장면을 현실로 불러낸다. 캐빈형 숙소로 문을 연 이곳은 최근 라이브러리와 요가원, 사우나 등을 선보이며 ‘지속 가능한 웰니스 라이프’ 세계관을 확장해 가고 있다. 숙박객이 에가톳에 입장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곳은 라이브러리. 자극과 관계를 추구하는 공간이 넘치는 시대, 이곳은 오히려 ‘나를 위한 시간’에 초점을 맞춘다. 약 180평의 넓은 공간에 11개 좌석만 배치한 이유다. 의자 간격부터 시선의 높이, 빛의 방향, 소리 흐름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는 여유와 몰입을 이끌어내도록 설계됐다. 서가는 에가톳이 정의한 여덟 가지 웰니스 영역을 기준으로 구성했다. ‘진정한 웰니스란 삶을 구성하는 여러 조각을 균형 잡는 것’으로 보고 신체와 감정, 사회, 환경 등의 주제로 책을 선별한 것. 오직 자연과 나를 마주하는 이곳에서 어떤 조각이 필요할지 천천히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
오랜 시간 편안함을 선사하기 위해 스카게락 펠라구스 라운지체어를 두었다.
숲 풍경이 펼쳐지는 천창이 매력적인 캐빈의 욕실.
아시 하우스, 풍경을 읽는 집
아시 하우스(Asi House)의 서가에는 부부가 즐겨 읽은 도서를 중심으로 큐레이션했다.
늦은 밤에도 편안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공간 곳곳에 테이블 조명을 뒀다.
세 면이 커다란 유리로 둘러싸인 이곳은 계절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품는다.
산길을 구불구불 오르면 사계절의 결을 고요히 품은 집 한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도시의 속도에서 벗어난 삶을 꿈꾸며 서울을 떠난 디자이너 하태웅 · 송현정 부부가 양평에 지은 ‘아시 하우스’다. 세 면을 둘러싼 커다란 유리창 덕분에 서측과 동측, 어느 객실에 머물든 자연이 보여주는 미세한 변화를 온전히 감각할 수 있다. 창 앞에는 형태와 높이가 다른 의자가 놓여 있다. 기대어 앉거나, 등을 세우고 풍경을 마주하거나, 머무는 이 스스로 자신에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자리를 발견하게 한다. 최근 아시 하우스는 인스타그램으로 북 큐레이션을 전개 중이다. ‘이 계절의 책’이라는 이름 아래 눈 덮인 풍광 앞에서는 사색에 잠기기 좋은 고요한 문장을, 야외 공기가 산뜻해지는 봄에는 정원에서 와인과 함께 펼치기 좋은 산문을 추천하는 식이다. 계절의 온도와 풍경에 맞춰 고른 도서를 객실에서 바로 만날 수 있어 특별하다. 자연의 소리를 배경 삼아 책을 읽고, 때로는 시선을 창밖에 두었다가 다시 문장으로 돌아오는 일. 아시 하우스에서는 풍경과 문장이 나란히 흐르며 풍요로운 하루를 선사한다.
아시 하우스(@asi.house)의 가구는 우드 톤으로 통일해 아늑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프레농, 창작자의 안식처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지난 9월 말 문을 연 아트 스테이 프레농(@motif.1_prenom).
‘ㄷ’자형의 서재를 갖춘 객실 비라즈카(Wiraszka). 디터 람스 비초에 620 빈티지 체어와 톨로메오 조명을 뒀다.
경쾌한 노랑 컬러와 유연함이 포인트인 X라인 체어가 넓고 긴 책상과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2005년 파주 헤이리에서 시작해 국내에 북 스테이 문화를 선도해 온 ‘모티프원’의 두 번째 챕터. 프랑스어로 ‘이름’을 뜻하는 ‘프레농’은 창작과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한층 더 깊게 탐구하기 위해 탄생한 아트 스테이다. 두 공간은 한 정원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감싸듯 자리한다. 공용 거실 겸 갤러리, 주방, 일곱 개의 객실로 구성된 프레농의 일관된 디자인 언어는 다름 아닌 긴 형태의 책상. 공간의 크기와 방향, 사용자의 시선, 팔의 각도까지 고려해 모든 책상을 직접 제작했다. 서랍이나 장식을 과감히 덜어내 사용자가 ‘읽고 쓰는 행위’에 집중하도록 했다. 또한, 통창을 극대화해 정원의 나무와 산의 능선 등 자연 요소를 실내로 드리우는 반면, 전동 암막 블라인드와 커튼으로 빛의 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모티프원의 서재도 함께 이용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20여 년간 전 세계 여행자의 흔적을 고스란히 살펴볼 수 있다. 프레농의 객실에서 정원을 지나 모티프원의 서재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 가득한 세계에서 다시 현실로 돌아가는 순간, 우리는 조금 더 ‘나다운 나’에 가까워져 있을지도 모른다.
총 일곱 개의 방으로 구성된 프레농 객실에는 이나리 대표가 존경하는 인물의 이름을 붙였다.
솔트, 적요의 방
솔트(@saltaewol)는 철저히 비워낸 공간을 추구한다.
모든 객실은 제주 바다 풍경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이 특징.
정형화되지 않은 객실 구조와 가구 위치 등이 신선함과 여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제주 올레길 15번과 16번이 만나는 애월읍 고내리, 고내포구 바로 옆에 ‘솔트’가 있다. 이곳의 객실은 ‘제주 바다를 바라보는 방법’에 초점을 두고 디자인됐다. 다섯 가지 타입의 모든 객실이 정면으로 바다를 향해 있으며, 1인실 혹은 2인실로 구성된 것이 특징. 외벽을 감싸는 현무암처럼 내부 역시 거친 재료의 질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익숙한 높이와 안락함을 의도적으로 지양한 가구가 머무는 이의 시간을 좀 더 적막하고 차분하게 흐르도록 유도한다. 최소한의 요소로 이뤄진 공간은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채워질 것이다. 묵혀둔 고민과 바쁜 일상에서 놓친 생각, 감정 등 모든 것이 이곳에서 제자리를 되찾는다. 세 개의 작은 창문과 하나의 싱글 베드로 구성된 객실에는 서재처럼 사용할 수 있는 넓은 책상이 놓여 있다. 1층 라운지 역시 바다를 정면으로 마주한 개방형 구조라 ‘읽기 위한 시간’으로 적합하다. 아직 사두고 미처 읽지 못한 책이 있다면 가볍게 싸들고 솔트로 훌쩍 떠나도 좋을 것.
객실은 1인실과 2 인실 중 선택 가능하다.
Credit
- 에디터 길보경
- 아트 디자이너 정혜림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2026 봄 필수템은 이겁니다
옷 얇아지기 전 미리 준비하세요, 패션·뷰티 힌트는 엘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