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시즌스 리조트 발리에서 찾은 웰니스 리트릿의 모든 것
발리 최고의 럭셔리 웰니스 리조트로 꼽히는 포시즌스 발리. 짐바란 베이와 우붓 사얀, 두 리조트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시그니처 프로그램과 스파, 쿠킹 클래스, 래프팅 투어를 직접 체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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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짐바란 베이의 전경.
발리 섬의 남서쪽, 짐바란 베이에 닿은 건 자정에 가까운 때였다. 오션 뷰 빌라의 문을 열고 들어서니 어둠 너머로 바다 소리가 들렸다. 서울에서 안고 온 이런저런 소란이 부드러운 파도 소리에 조금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빌라 창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붙어 꼼짝 않고 있었다. ‘생추어리(Sanctuary)’. 테이블에 놓여 있던 리조트 책자의 표현을 곧장 실감했다. 다음날 아침, 바다를 향해 완전히 열린 공간인 니르바나 샨티 발레에서 뱀부 스트레칭으로 하루를 열었다. 인도네시아 전통 무술인 펜착 실랏에서 영감을 받은 뱀부 스트레칭 세션은 대나무 도구를 활용해 몸의 유연성과 균형을 되찾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동작이 이어질 때마다 코치는 부드럽고 단호하게 타일렀다. “You are strong.” 그의 말을 만트라처럼 따라하며 흔들리는 몸을 버티다 보면 문득 균형이 잡혀 견딜 만했다. 잊고 있던 내 안의 힘을 느낀 순간이었다. 같은 하루를 반복하는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비행기를 타고, 낯선 경험을 맛보기 위해 새로운 장소에 내린 여행자에게 포시즌스 발리는 지역의 고유한 환경을 활용한 깊이 있는 경험을 섬세하게 설계해 준다.
아융 강과 우붓 정글로 둘러싸인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사얀. 정글 위에 떠 있는 듯한 타원형의 루프톱 연못이 상징적이다.
짐바란은 지금도 어촌 마을의 면모를 유지하는 곳이다. 포시즌스 발리 앳 짐바란 베이 역시 이 유산을 품고, 보트로 이른 새벽 바다로 나가 현지 어부와 함께 낚시를 즐기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발리의 진정한 향과 맛은 잘라(Jala) 쿠킹 아카데미에서 만난다. 헤드 셰프 수리야와 함께한 수업은 정원에서 직접 허브를 손으로 뜯으며 시작됐다. 툼 베 시압부터 라와르 카캉 판장까지 다섯 가지 발리 전통 요리를 만들고 점심으로 맛보는 동안, 자연스럽게 발리 요리의 향신료 조합이 단순한 레서피가 아니라 이 땅의 기후와 의례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힐링 빌리지 스파에서 셀레스티얼 라이트 리추얼을 경험할 땐, 크리스털 싱잉볼의 진동과 울림, 크로마테라피 조명으로 채워진 스파 룸에서 테라피스트가 물었다. “지금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요?” 트라우마, 커뮤니케이션, 행복, 고통 등 차크라 별로 연결된 젬스톤과 오일은 심신의 에너지 센터들과 맞닿아 있었고, 그 선택에서 이미 치유가 시작되는 것 같았다. 짐바란을 떠나는 날 아침, 짐을 먼저 사얀으로 보내고 다른 길로 나섰다. 포시즌스 발리의 두 리조트 사이를 잇는 상징적인 이동 방법인 아융(Ayung)강 래프팅을 하기 위해서다.
아융강은 발리 힌두 전통에서 신성한 수로로 여겨진다. 포시즌스 발리의 직원인 어드바이저들은 노를 저으며 정글의 아름다운 포인트를 하나씩 짚어줬다. 어느 나무, 어느 덩굴, 어느 암벽과 폭포들.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마일드한 수준의 래프팅이지만 작은 급류가 이어지는 구간마다 충분히 짜릿했고, 머리 위로 울창한 녹음이 드리워질 때마다 모두 경탄했다. 바다에서 강으로, 해안에서 정글로. 아융강을 타고 내려온 90분 동안, 짐바란에서 풀어진 몸과 감각이 더 깊은 곳으로 흘러가는 느낌이 들었다. 보트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자 저 멀리 뽀송한 흰 수건을 가득 들고 기다리는 포시즌스 발리 직원들의 미소가 보였다. 짐바란 베이가 바다의 개방감으로 몸과 마음을 열어주었다면, 사얀은 밀도 높은 우붓 정글 속에 안길 수 있는 곳이다. 협곡과 울창한 숲, 은빛의 아융강으로 둘러싸인 사얀에서 보내는 시간은 조금 다르게 흘렀다. 다르마 사티아는 대나무로 지어진 파빌리온이다. 천장에 에어리얼 실크 해먹이 매달려 있었다. 이곳에서 ‘사크레드 냅’, 그러니까 ‘신성한 낮잠’ 세션에 참여했다. 해먹에 몸을 누이자 공중에 떠오르듯 부드럽게 감싸졌고, 테라피스트의 목소리와 함께 의식이 시작된다. 그 다음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완전히 잠들었으니까. 60분 후 깨어났을 땐 몸이 가벼웠다.
탁 트인 아융강 뷰를 자랑하는 올데이 다이닝. 아융 테라스.
아기처럼 해먹에 안겨 깊이 잠든 그 시간이야말로 나에게 가장 필요한 사치 아니었을까. 알림, 마감, 소음, 연결. 일사불란하게 채워졌던 일상의 한구석을 완벽히 비워낼 알리바이를 만들어준 이곳에서의 경험이 더없이 고맙게 느껴졌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캔 유 킵 어 시크릿?(Can You Keep a Secret?)’ 투어가 기다리고 있었다. 컬러플한 빈티지 폭스바겐 오픈카에 올라타는 순간부터 이미 설렘은 최고조. 이 투어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방문 장소를 소셜 미디어에 태그하거나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관광지가 아닌, 발리인들의 실제 삶 속으로 들어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지역민이 모여 전통 세레모니가 한창인 마을, 현지인만 아는 숨겨진 물의 사원, ‘카낭 사리’ 만드는 법을 가르쳐준 평범한 가정집까지. 발리의 가장 조용하고 진짜인 것들과 함께한 오후로 여정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진부한 선택이지만, 발리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에서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를 다시 봤다.
깊은 협곡 아래에서 시작해 아융 강을 따라 포시즌스 리조트 발리 앳 사얀으로 이어지는 래프닝 체크인. 온몸이 젖은 채, 시원한 웰컴 드링크를 마시며 사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주인공 리즈는 자신을 되찾는 여정의 마지막을 발리에서 맺는다. 영화가 2010년 개봉한 이후 발리는 ‘자신을 찾으러 가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얻었고, 그 이미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그리고 포시즌스 발리는 이를 위한 경험과 웰니스 리트릿을 한 단계 끌어올려 발리의 자연과 문화, 영성에 깊이 연결되는 여정에 데려다 놓는다. 사얀에서의 어느 저녁, 정글의 밤소리가 배경처럼 깔린 웰컴 디너 자리에서 들은 ‘사일런트 리트릿’ 이야기를 잊을 수 없다. “한 달에 단 한 번, 6박 7일 동안 스마트폰을 맡기고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프로그램이에요. 솔로 여행자를 위한 여정이죠.” 언젠가 나를 다시 찾고 싶어질 때 꼭 이 강변으로 돌아오고 싶다. 그때는 완벽한 침묵과 함께.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사진 FOUR SEASONS HOTELS AND RESORTS
-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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