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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입으면 촌스러운 이 치마가 올여름 유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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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아트 홀의 무대와 객석, 디올 파인 주얼리의 빛이 함께 어우러지는 공간에서 촬영했습니다. 선수 시절부터 많은 무대를 만들어온 연아 씨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인가요
가장 편안하게, 온전하게 마음을 쉬게 해주는 매개체 같아요. 선수 시절에는 음악이 경기의 일부였어요. 프로그램을 완성하기 위해 늘 배경음악과 함께해야 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곡을 접했죠. 요즘은 특정 가수나 장르를 찾아 듣기보다 유튜브를 보다 우연히 영화나 애니메이션 OST를 듣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음악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가끔 오케스트라 연주로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요.
<엘르> 코리아와 만난 지 3년이 넘었어요. 그 사이 디올에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왔고요. 브랜드가 새로운 챕터를 맞이하듯 사람의 결도 조금씩 달라지잖아요. 요즘의 김연아를 잘 설명하는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유행을 많이 의식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트렌드보다 더 중요한 게 내게 어울리는지 깨닫는 일이더라고요. 트렌드는 늘 관심 있게 보지만 이제는 구태여 제 것으로 만들려 하지 않아요. 나만의 확고한 기준이 생겼다고 할까요? 제 취향이나 분위기도 자연스럽게 분명해진 것 같아요.
경기 때는 화려한 모습만 보여줬는데 은퇴 후 화려함과 반대에 있는 것들을 찾게 되는 걸까요
그러니까요(웃음). 많은 분들이 제가 경기할 때 화려하고 꾸며진 모습을 기억하잖아요. 하지만 저는 튀거나 과한 건 예전부터 선호하지 않았어요. 자연스러운 게 좋더라고요. 인간관계도 억지로 꾸미거나 애쓰기보다 편안하게 만나는 걸 좋아해요.
성격도 시간이 지나면서 달라졌나요
원래 낯을 많이 가렸어요. 중학교 때까지도 그랬죠. 운동하다 보니 사람을 많이 만날 기회도 없었고, 동료 선수 사이에서도 조용한 편이었어요. 그러다 캐나다에서 훈련하면서 많이 달라졌어요.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누는 분위기에 익숙했어요. 저도 모르게 그런 모습을 배우면서 표현이 많아졌죠. 아직도 조금 낯을 가리지만, 전보다 편안하게 사람을 대할 수 있게 됐어요.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더블 후프 마이 디올 싱글 이어 커프와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싱글 이어 커프, 핑크· 옐로·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네크리스, 왼손에 착용한 화이트· 옐로골드 마이 디올 브레이슬릿과 링, 핑크골드 브레이슬릿, 오른손에 착용한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브레이슬릿과 링은 모두 Dior Joaillerie. 보 디테일의 뷔스티에 드레스는 Dior.
스타일도, 음악도 ‘편안함’으로 이어지는 것 같네요. 어린 시절과 지금을 통틀어 가장 편안했던 공간을 꼽는다면 어디일까요
어릴 때 캐나다에서 지냈던 작은 방이 떠올라요. 온종일 훈련하고 돌아오면, 제 시간이 있는 곳은 그 방뿐이었거든요. 그 안에서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어요. 그때는 그 공간이 정말 제 세상이었어요. 나중에 캐나다 생활을 정리하면서 당시 트레이너 선생님이 “생각보다 방이 너무 작아 놀랐다”고 하더군요. 저는 그 안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살았는데, 다른 사람의 시선에서는 ‘어린아이가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모든 시간을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나 봐요. 그 이야기를 듣고 나서 저도 그 시절을 다르게 보게 됐어요. ‘아, 그때의 나는 그 방 하나로 충분히 위로받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지금 가장 편안한 공간도 ‘집’일까요
네. 결혼하고 나서는 집을 더 좋아하게 됐어요. 지인들에게 “나 집순이가 된 것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요(웃음). 집에 돌아오면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할 사람이 있고, 함께 하루를 나눌 사람이 있다는 게 안정감으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예전보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행복해요.
결혼 후 새롭게 알게 된 자신의 모습이 있다면
운동할 때는 부모님과 거의 24시간 붙어 지냈어요. 결혼은 처음으로 부모님 곁을 떠난 경험이기도 해요. 걱정도 많았는데, 막상 살아보니 제가 생각보다 독립적으로 잘 살아가는 사람이더라고요. 새로운 가족이 생기면서 가정을 어떻게 꾸려갈지, 작은 일도 함께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하곤 해요.
대중은 현역 시절의 ‘김연아’를 스스로 강하게 몰아붙이는 사람으로 봅니다. 지금도 그런 성향이 남아 있나요
제가 그렇게 철두철미한 타입인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운동 선수였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아요. 부모님과 코치, 트레이너 선생님까지 모두 저를 위해 움직였고, 그런 환경에서 저도 엄격하게 관리하며 살았던 거죠. 이제는 계속 자신을 몰아붙여야 할 일이 없으니까 예전보다 여유롭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섯 살부터 17여 년 동안 피겨스케이팅을 했습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었던 적도 있었을 텐데요
물론이죠. 중학교 때 부상도 많았고 사춘기도 겹치면서 정말 힘들었어요. 가족들도 함께 힘들어했고, 그만두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그런데 그때는 이미 너무 멀리 왔더라고요. 다른 길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았죠.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공감하실 거예요. 모든 걸 그 종목에 쏟아부었기 때문에 중간에 방향을 바꾸기 어려워요.
핑크· 옐로·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네크리스와 화이트· 옐로골드 마이 디올 링은 모두 Dior Joaillerie. 실크 셔츠와 드레이프 디테일의 데님 팬츠, 펌프스는 모두 Dior.
현역 시절 ‘피겨스케이팅의 여왕’으로서 많은 중압감을 감내해야 했어요. 당시에는 당연했는데 지금은 새롭게 보이는 게 있나요
그때는 큰 관심을 받는 상황 자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신중하게 내 마음을 살펴볼 겨를도 없었고요.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쉽지 않은 순간도 많았더라고요. 공항에서 수많은 기자들을 마주하는 일이나, 늘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돼 있는 것처럼요. 감정적으로 예민한 사춘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고 지나온 게 다행이에요.
보통 운동 선수에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물으면 큰 성취를 이룬 경기나 메달을 떠올리던데요. 연아 씨는 어떤가요
물론 감동적인 경기는 많죠. 지금 바로 떠오르는 건 오히려 현실적인 순간이에요(웃음). 토요일 마지막 훈련이 끝났을 때, 만족스러운 경기를 마쳤을 때, 오늘 연습이 끝났을 때요. 좋아서 운동을 시작하지만 막상 이게 일이 되면 즐겁기만 하지는 않더라고요. 예전에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서장훈 선배님이 “프로 세계에서 즐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말을 했는데 크게 공감했어요. 운동 선수에게 가장 큰 행복은 하루 훈련을 잘 마무리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경기를 해냈을 때 찾아오는 것 같아요.
과거에는 “한국에도 피겨스케이팅이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는데요. 지금은 그때 꿈꿨던 모습에 얼마나 가까워진 것 같나요
많이 가까워진 것 같아요. 현역 시절에는 ‘한국 선수’라는 이유만으로 다소 (경기하기) 불리한 분위기가 있었어요. 지금은 한국 선수들에 대한 인식도 많이 달라졌고, 후배들도 국제 무대에서 훨씬 자신감 있게 경기를 하더라고요. 좋은 선수들도 많이 나왔고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해요.
피겨스케이팅 트렌드도 많이 바뀐 것 같아요
맞아요. 남자 선수들은 네 바퀴 점프가 거의 기본이 됐고요. 예술성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는 그것 역시 시대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또 저희 때는 사용할 수 없었던, 보컬이 가미된 음악도 이제는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 프로그램 퍼포먼스도 훨씬 다양해졌어요. 어느 한쪽이 맞다기보다 시대마다 피겨스케이팅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전의 김연아가 만족스러운 경기를 이뤄냈을 때 가장 행복했다면 요즘은 어떤 순간에 행복감을 느끼나요
무탈한 하루 자체가 큰 행복이에요(웃음). 예전처럼 큰 성과를 내는 삶이 아니니까요. 맛있는 거 먹고, 좋은 사람들과 시간 보내고, 아무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 것. 그런 소소한 행복이 쌓여 큰 행복이 되는 것 아닐까요?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싱글 이어 커프와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네크리스, 핑크· 옐로· 화이트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마이 디올 네크리스는 모두 Dior Joaillerie. 하운즈투스 체크 코트는 Dior.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를 만든 선택은
글쎄요. 피겨스케이팅을 시작했을 때는 너무 어려서 선택이라기보다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느껴졌어요. 지금 돌아보면 제 삶에 있어서 가장 큰 변화는 ‘결혼’이지 않을까요? 새로운 가족이 생기고, 새로운 책임감을 배우고, 또 다른 삶을 시작하는 경험이니까요.
시간이 쌓일수록 깊어지는 아름다움이 있어요. 연아 씨가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삶의 태도는 무엇일까요
결국 ‘중심’인 것 같아요. 어릴 때부터 주변에서 많은 이야기를 들으며 살아왔어요. 은퇴한 후에도 “이거 해라” “저거 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고요(웃음). 저는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중심을 잘 지켜왔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생각도 다르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잖아요.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아는 거예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그런 중심만큼은 잃지 않고 싶어요. 바로 지금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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