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자세히 보면 깜짝 놀라는 부쉐론의 하이 주얼리 컬렉션

존재의 본질을 다섯 가지 장인의 언어로 풀어낸 부쉐론의 2026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 'Human Being'.

프로필 by 박지우 2026.07.22

부쉐론은 매년 까르뜨 블랑슈 컬렉션을 통해 동시대의 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탐구해 왔다. 2024년에는 물의 소중함을, 2025년에는 자연의 소멸을 이야기했다면, 올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레어 슈완이 던지는 질문은 더욱 본질적이다. 우리를 하나로 연결하는 것은 무엇이며, 특별하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점점 인공적으로 변하는 세상 속에서 그가 주목한 대상은 ‘인간’ 그 자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가장 보편적인 형태에서 시작된다.


부쉐론이 사랑한 상징들이 네크리스 중심에서 대칭으로 펼쳐지며 피부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TATTOO

부쉐론이 사랑한 상징들이 네크리스 중심에서 대칭으로 펼쳐지며 피부 위에 정교하게 그려진 TATTOO

클레어 슈완은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의 대표 형태인 클러스터 네크리스를 하나의 공통 구조로 선택하고, 이를 다섯 개의 네크리스와 링 세트로 재해석했다. 동일한 형태에 서로 다른 노하우(Savoir-faire)와 장인 기술을 입힘으로써 전혀 다른 존재감을 띠게 된다. 볼륨과 젬스톤, 빛의 미묘한 변주는 각 작품의 개성을 드러내고, 우리 모두는 닮았지만 결코 같지 않은 존재라는 이번 컬렉션의 메시지를 완성했다. 부쉐론은 이번 컬렉션을 통해 인간의 손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과 창의성이 하이 주얼리에서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다시 환기시킨다. 1만4000시간이 넘는 제작 과정을 거쳐 완성된 ‘Human Being’은 부쉐론이 축적해 온 노하우의 깊이와 다양성을 보여준다.


TATTOO

빅토리아 시대의 타투에서 영감을 받아 양귀비와 장미, 박새, 매미, 뱀, 나비 등 부쉐론이 사랑해 온 상징들로 구성했다. 타투 같은 착시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단순히 스모키 쿼츠를 조각한 것이 아니라 글리프틱 기법을 채택해 빛이 스톤을 통과하도록 했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이 전통적인 조각 기법은 스톤을 깊이 새겨 부조 같은 입체 효과를 만들어내며, 색채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깊이와 표면 질감 등의 미세한 차이를 통해 디테일을 표현한다. 장인들은 조각 디테일에 맞춰 200개가 넘는 전용 도구를 개발했고, 글리프틱 작업에만 1100시간 넘게 소요됐다.


화이트골드와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와 핑크 쿼츠를 세팅한 FLOWER

화이트골드와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와 핑크 쿼츠를 세팅한 FLOWER

FLOWER

몸에서 꽃이 피어나는 듯하다. 꽃봉오리부터 활짝 만개한 꽃잎에 이르기까지 꽃이 피어나는 모든 순간이 대칭 구조에서 펼쳐진다. 이 식물학적 모티프를 위해 부쉐론은 마이크로 미니어처 페인팅 기법을 활용했다. 장인이 세트를 구성하는 각각의 로즈 쿼츠를 확대 장비 아래에서 섬세한 붓질을 반복하며 정교하게 색칠했다. 철저히 수작업으로 모든 스톤에 동일한 꽃 모티프를 재현했다. 보호용 마감 바니시를 입히는 과정 역시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적용해 기포 하나 없이 매끄러운 표면을 표현했다. 마이크로 페인팅과 매트 바니시 공정을 포함해 평균 10시간 그리고 세트 전체에 투입된 마이크로 페인팅 작업에만 1200시간이 소요됐다.


핑크골드와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IGHT. 모거나이트 클러스터에 다이아몬드를 직접 세팅한 전례 없는 구조를 구현했다.

핑크골드와 플래티넘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IGHT. 모거나이트 클러스터에 다이아몬드를 직접 세팅한 전례 없는 구조를 구현했다.

LIGHT

‘빛’에 대한 탐구를 주제로 한 세트로 빛의 효과를 살리기 위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젬스톤을 선별했다. 천연석 특유의 자연스러운 편차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색 농도를 지닌 1500캐럿 이상의 모거나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까다로운 선별 과정을 거쳤다. 모거나이트는 진동에 민감한 젬스톤으로 일반 해머링 기법으로는 스톤 내부 구조에 손상이 갈 수 있어 부쉐론 장인들이 새로운 세팅 방식을 개발했다. 프롱을 각 스톤에 맞춰 정밀 조정한 뒤 나사로 고정했다.


부쉐론이 오랫동안 소중히 여겨온 쿠튀르 세계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CHECKERS. 오닉스 표면에 정교한 인그레이빙을 더해 직물의 촉각적 질감까지 표현했다.

부쉐론이 오랫동안 소중히 여겨온 쿠튀르 세계에 대한 오마주를 담은 CHECKERS. 오닉스 표면에 정교한 인그레이빙을 더해 직물의 촉각적 질감까지 표현했다.

CHECKERS

클레어 슈완이 특히 사랑하는 하운즈투스 패턴을 스톤 위에 재현함으로써 주얼리를 의상처럼 재해석했다. 주로 워치메이킹 분야에서 사용하는 초정밀 기술인 펨토초세컨드 레이저(Femtosecond Laser)를 활용해 패턴 텍스처와 입체감을 표현하면서 스톤의 구조를 약화시키지 않을 정도로 조각의 깊이를 조절했다. 실제로 직물이 네크리스 위에 자연스럽게 드리워진 효과를 구현하기 위해 정면에서 봤을 때 하나의 연속된 패턴이 물방울 형태의 스톤을 따라 앞뒤 면에 자연스럽게 이어져 보이도록 했다. 각각의 원뿔형 표면에 맞춰 개별적으로 패턴을 조각해 163개 스톤을 설계하고 가공하는 극도의 정밀함을 발휘했다(각 스톤을 위한 163개의 전용 세팅 도구까지 별도 제작했다).


총 480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하나하나 세팅해 록 크리스털 안에 떠 있는 느낌을 주는 RAIN.

총 4800개 이상의 다이아몬드를 하나하나 세팅해 록 크리스털 안에 떠 있는 느낌을 주는 RAIN.

RAIN

다이아몬드가 비처럼 피부 위로 쏟아져 내리는 듯하다. 이를 위해 부쉐론 장인들은 록 크리스털을 정교하게 조각해 속이 빈 물방울 형태로 만들었다. 이후 식물성 레진을 여러 겹 채워 넣어 각 층마다 다이아몬드를 하나씩 수작업으로 배치해 입체적인 효과를 완성했다. 이처럼 정교한 작업은 미세한 입자나 기포 생성을 방지하기 위해 진공 상태에서 진행됐고, 완벽한 투명성을 위해 연결 부위조차 다이아몬드로 세팅해 네크리스의 관절 구조가 보이지 않도록 디자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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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박지우
  • 글 이수현
  • 아트 디자이너 민홍주
  • 디지털 디자이너 석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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