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도 살짝 보고 가실래요?
줄무늬 티셔츠는 의외로 제일 쉬운 여름철 스타일링입니다
전체 페이지를 읽으시려면
회원가입 및 로그인을 해주세요!
프랑크 장세는 ‘아쿠아(Aqua)’ 테이블을 설명하기 위해 장면부터 그린다. 호수 위 혹은 알프스나 산속 어딘가에 앉아 검은 물을 바라본다고 상상해 보자. 파란 하늘이 있고, 새들도 날아다닌다. “그게 전부예요. 숨 쉬고 느끼는 거죠. 이 테이블은 명상 가구(Meditation Furniture)에서 출발했습니다.” 아쿠아 테이블에 관한 첫 번째 설명이다.
1967년 프랑스 티옹빌(Thionville)에서 태어난 장세는 엔지니어로 경력을 시작했다. 졸업 후 첫 회사 NAG(‘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뜻)를 설립하고 12개국을 누비는 기업가가 됐다. 1995년에는 토양 연구로 국립연구실용화기관 대상을 수상했고, 그의 연구에서 사용된 흙은 오늘날 바르셀로나와 아스널을 비롯한 유럽 축구 경기장에 쓰이고 있다. 이후 미국에 NARRS를 설립해 사업을 확장하다가 2005년 돌연 프랑스로 돌아왔다. 이유는 단순했다. 세상을 달리는 데 지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멈춤의 자리에서 장세는 ‘게슈탈트 치료(Gestalt Therapy)’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것도 공인 전문가 자격을 취득할 만큼.
아쿠아 커피 테이블.
게슈탈트 치료는 인간을 환경과 분리된 존재로 보지 않는다. 사람은 항상 환경과의 관계 속에서 경험한다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장세는 이 원리를 가구 디자인에 그대로 가져왔다. 그가 ‘필드(Field)’라고 부르는 개념이 그것이다. 가구가 공간에 놓였을 때, 그것은 단독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보이지 않는 감각의 영역을 만들어낸다. 사물의 형태와 표면, 소재는 사용자의 의식적·무의식적 경험에 영향을 미친다. “창작할 때 자신의 에너지를 창작물을 사용하는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가 말하는 ‘필드’ 감각은 결국 에너지의 전달이다. 장세에게 필드는 눈으로 경험하는 것만이 아니다. “저는 만지고 싶은 가구를 만들고 싶습니다.”
아쿠아 테이블은 짐바브웨 블랙 마블(Zimbabwe Black Marble)과 헤이즐 우드(Hazel Wood)로 제작한 커피 테이블이다. 은은하게 곡선을 이루는 블랙 마블 상판은 수면 위에 빛이 반사되는 순간을 닮았다. 단순한 조형적 선택이 아니다. 물가에 앉아 검은 수면을 바라보는 순간, 그 명상적 이미지를 테이블에 담은 것이다. 상판과 다리를 연결하는 나무 프레임의 디테일은 루이 비통의 ‘스피디 백(Speedy Bag)’에 구현된 시그너처 가죽 트리밍을 떠올리게 한다. 루이 비통의 제품 구조와 오브제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이다.
아쿠아 커피 테이블.
그의 디자인은 소란스럽지 않다. 2026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 전시에서 선보인 수많은 오브제 중에서 가장 고요하다. “무언가를 느끼려면 고요함이 필요해요. 소음만 있으면 아무것도 느낄 수 없어요.” 장세는 인테리어를 내면 상태와 연결해 생각한다. 공간이 사람을 만든다고 믿는다. 장세가 자신이 디자인한 가구를 ‘동반 가구(Meubles de Compagnie)’로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과 가구 사이의 동반 관계가 제대로 형성됐는지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아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답한다. “물론 동반 관계를 맺는 법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제 방식은 시간을 갖는 것, 고요함 속에서 만드는 거예요. 항상 동요 속에 있고, 달리기만 한다면 결국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그냥 달리기만 하는 거죠.”
루이 비통과 협업하면서 그가 강조한 건 구현의 정확성이다. “디자이너가 비행기를 그려서 넘겼는데 자전거로 받는 경우가 있어요. 만들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루이 비통은 내가 그린 대로 만들어줬습니다. 디자인을 바꾸지 않았고, 저는 테이블의 ‘필드’를 그대로 살릴 수 있었습니다. 그 선을 루이 비통 팀이 지켜줘서 고마웠어요.” 그의 작업은 느낌에서 시작한다. 형태가 먼저, 기능은 다음이다. 그의 디자인은 제품 디자이너들이 믿고 따르는 문장인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말과 정반대 편에 서 있다.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고 하면 영혼이 없어질 위험이 있어요. 저는 영혼을 먼저 만들어요. 스튜디오 팀원에게 ‘모나리자’를 보러 가서 1시간 동안 그냥 있어보라고 한 적도 있죠. 그렇게 느낀 것이 디자인입니다.”
2015년 파리에 스튜디오를 설립한 장세의 작업에는 긴 참조 목록이 있다. 어린 시절 낭시(Nancy) 경매장을 드나들며 쌓은 아르누보(Art Nouveau)에 대한 애정, 장-미셸 프랑크(Jean-Michel Frank)와 자크 에밀 룰만(Jacques-E‵mile Ruhlmann) 같은 프랑스 장식예술의 거장들, 셰이커(Shaker) 운동의 미학, 일본의 쇼군 미학까지. “수백 년의 역사가 제 안에 있고, 저는 그것을 통합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것이 나와도 동시에 클래식할 수 있어요. 모든 게 역사의 연장이니까요.”
내용을 입력해주세요.
삭제하시겠습니까?
등록이 완료되었습니다.
엘르와 만난 스타들의 더 많은 이야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댓글쓰기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