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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침대로 변신? 루이 비통 트렁크의 한계 없는 여정

스테인드글라스로 뒤덮인 트렁크, 드레싱 공간으로 펼쳐지는 트렁크, 침대로 변형되는 트렁크. 루이 비통이 밀란 몬테나폴레오네 스토어에서 공개한 세 가지 트렁크는 170여 년간 이어온 혁신의 현재를 보여준다.

프로필 by 이경진 2026.06.30
펼치면 견고한 침대가 되는 트렁크. 160여 년 전 루이 비통이 처음으로 디자인한 여행용 침대 트렁크 ‘말 리’가 모노그램 캔버스를 새로 입었다.

펼치면 견고한 침대가 되는 트렁크. 160여 년 전 루이 비통이 처음으로 디자인한 여행용 침대 트렁크 ‘말 리’가 모노그램 캔버스를 새로 입었다.

팔라초 세르벨로니의 전시가 역사와 현재의 대화였다면, 루이 비통 밀란 몬테나폴레오네 스토어는 트렁크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여줬다. 루이 비통은 여전히 ‘트렁크 발명’이라는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로 트렁크를 뒤덮을 수 있을까? 트렁크를 스크린처럼 펼쳐지게 만드는 건 어떨까? 침대가 되는 트렁크를 지금 시대에 맞게 레너베이션하면? 루이 비통이 밀란에서 꺼내 든 세 가지 질문이다.


모듈형 책장처럼 펼쳐지는 ‘말 비블리오테크’.

모듈형 책장처럼 펼쳐지는 ‘말 비블리오테크’.

2026 루이 비통 오브제 노마드 전시 기간 동안 팔라초 세르벨로니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몬테나폴레오네 루이 비통 스토어에서 별도의 트렁크 컬렉션이 공개됐다. 석 점의 트렁크는 각각 다른 방식을 통해 루이 비통의 트렁크 유산을 재해석했다.


루이 비통의 트렁크는 처음부터 혁신의 상징이었다. 1858년 루이 비통이 고안한 평평한 상단의 직사각형 트렁크는 당시 운반이 불편하고 적재가 어려운 돔형 트렁크의 한계를 단번에 해결했다. 이후 아니에르-쉬르-센(Asnie‵res-sur-Seine)에서 열린 워크숍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도서관 트렁크, 디자이너 폴 푸아레의 맞춤 의상 트렁크, 신디 셔먼의 ‘트렁크 속 스튜디오’, 데미언 허스트의 나비 응급 키트에 이르기까지 상상하기 어려운 의뢰들을 실현해 왔다.


루이 비통 패밀리 하우스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트렁크로 재현한 ‘말 쿠리에

루이 비통 패밀리 하우스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트렁크로 재현한 ‘말 쿠리에

근래에도 트렁크의 혁신은 계속됐다. 30병의 보틀과 글라스웨어를 수납할 수 있는 홈 바 파티 트렁크(Party Trunk)는 여행용품의 세계가 얼마나 넓은지 보여줬다. 2019년에는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에서 트로피 트렁크를 선보이기도 했다. 전통 장인 기술과 강력한 밝기의 LED 장식을 결합한 이 피스는 루이 비통 최초의 e스포츠 트로피 케이스였다.


이번에 밀란에서 공개된 3종의 트렁크는 그런 혁신을 다시 업데이트한 결과물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말 쿠리에 로진 메종 드 파미유(Malle Courrier Lozine Maison de Famille)’. 루이 비통 남성 컬렉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Pharrell Williams)의 쇼를 위해 트렁크 전체를 스테인드글라스로 제작했다. 영감의 출처는 파리 근교 아니에르-쉬르-센에 있는 루이 비통 패밀리 하우스. 역사적인 트렁크 워크숍이 진행된 이 건물은 아르누보 양식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플로럴 모티프를 띠고 있는데, 이를 그대로 트렁크에 옮긴 것. 트렁크 구조부터 유리 공예에 이르기까지 두 가지 전문성이 하나의 오브제에 결합된 피스다.


로진 메종 드 파미유’. 트렁크를 스크린으로 재해석한 ‘말 파라방’.

로진 메종 드 파미유’. 트렁크를 스크린으로 재해석한 ‘말 파라방’.

‘말 파라방(Malle Paravent)’은 트렁크를 스크린으로 재해석했다. 트렁크를 펼치면 레디 투 웨어와 액세서리를 위한 드레싱 공간이 나타나 소재 처리부터 가죽 마감, 스티치까지 하우스의 장인 정신을 적용한 것이다.


‘말 리(Malle Lit)’는 1865년 루이 비통이 처음으로 디자인한 여행용 침대 트렁크에서 출발한다. 탐험가 피에르 사보르냥 드 브라자(Pierre Savorgnan de Brazza)가 원정 침대 트렁크를 의뢰해 처음 제작된 이 피스는 1885년 조르주 비통(Georges Vuitton)이 출원한 특허로 이어져 혁신의 계보를 잇는다. 아이코닉한 루이 비통 모노그램 캔버스를 입은 이 피스는 내부에 알루미늄과 너도밤나무를 적용해 견고한 침대로 변형할 수 있다. 메모리폼 토퍼와 각도 조절이 가능한 헤드보드를 갖춘, 방수 매트리스는 편안함과 기능성을 더해준다. 트렁크는 루이 비통의 시작이자, 17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브랜드가 대담한 상상을 펼치는 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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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아트 디자이너 김진림
  • COURTESY OF LOUIS VUITTON
  •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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