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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는 스릴러 무드가 강하지만 <유부녀 킬러> 속 보나와 태성은 무척 다정한 부부라죠
효진 그렇게 시작되는 부부의 이야기예요. 보통 로맨스라면 두 사람이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떤 역경을 헤쳐 나갈지 지켜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 부부는 처음부터 죽고 못사는 사이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준원 씨와 완벽한 부부 연기를 정말 열심히 했어요(웃음).
준원 그래서 더 궁금해지죠. ‘도대체 이들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이 집에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되는데….’ 그런 마음으로 보는 재미가 있어요.
아우터웨어는 Bottega Veneta. 링은 Sirenes.
공효진이 입은 아우터웨어와 슬링백은 모두 Bottega Veneta. 링은 Sirenes. 정준원이 입은 재킷은 Junya Watanabe. 슬리브리스와 블랙 팬츠는 모두 Ami. 벨트는 Savage. 스웨이드 부츠는 Saint Laurent by Anthony Vaccarello.
한 문장으로 ‘세상에서 가장 살벌한 직업을 가진 어느 워킹 맘의 고군분투 워라밸 사수기’라더군요. 각자 <유부녀 킬러>가 어떤 장르라고 느꼈나요? 로맨스이자 스릴러, 가족극인 동시에 누군가의 ‘워라밸’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효진 전 히어로물처럼 느껴졌어요. 평범한 유부녀가 히어로로 등장하는 드라마는 처음인 것 같거든요. 기존 남성 히어로물과도 결이 달라요.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로서 일상을 지켜내는 동시에 킬러이기까지 한 바쁜 여자의 고군분투라니! 멜로적 로망보다 현실에서 쉽게 해낼 수 없는 것들을 해주는 데서 로망이 실현될 거예요. 권선징악도 물론이죠. 저도 종종 뉴스를 보며 무력감이나 씁쓸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런 답답한 시기에 만난 작품이거든요.
준원 남편인 태성의 입장에서는 가족 이야기에 가까워요. 아내와 딸뿐 아니라 부모와 형제자매를 포함해,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 사랑을 어떻게 지켜낼지에 관한 이야기로 접근했어요.
평범한 회사원이자 저격수 ‘킹피셔’이기도 한 보나는 총을 들다가도 아이 도시락을 챙기고, 범죄자를 쫓다가 가족의 하루를 걱정합니다. 그녀에게 ‘엄마’와 ‘킬러’라는 정체성은 충돌하기보다 서로 더 강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효진 그런 균형을 잡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웃음). 평범한 사람이 이런 삶을 살 수 있을까? 실제로 가족 구성원이 그런 일을 하면 어떨까? 하고 준원 씨와 많이 얘기를 나눴죠. 보나는 아침에 일어나 아이와 남편을 챙겨 보내고, 출근 준비를 하다가 ‘킹피셔’ 일터에 가는 순간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가 됩니다. 그러다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아이와 남편에게 다정하고 자애로운 여자가 되죠. 그 간극 조절이 어렵기도, 자칫하면 시청자들의 반감을 살 수도 있겠다는 고민도 컸어요. 물론, 부모라면 어느 정도 이해할 만한 지점은 있어요. 내 가족이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라면 또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나쁜 놈’을 처단한다지만 보나의 사적 응징이 모두 정당화될 수는 없죠. 그런 설득력을 만들기 위해 충분한 서사를 쌓아갑니다. 이 지점이 어떻게 표현되고 받아들여질지 궁금해요. 심지어 보나가 가장 두려워하는 건 잡혀가는 게 아니라, 남편이 자신의 비밀을 아는 건데요. 사명감 때문에 위험한 일을 계속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숨기고 싶은 모습을 들킬까 봐 두려워하는 여자. 허구적 설정이지만 감정만큼은 현실적으로 느껴졌어요.
태성은 기자로서 킹피셔와 진실을 쫓지만 남편으로서는 아내를 믿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 인물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어느 쪽 마음이 더 컸나요
준원 압도적으로 남편의 마음이죠. 태성이 겪는 감정 변화가 임팩트 있게 다가오려면 초반에 아내를 무한히 사랑하고 믿는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이후 갈등도 제대로 힘을 얻으니까요. 기자로서 마음과 남편의 마음은 비교군이 아닙니다. 전혀요. 아무리 사명감이고 뭐고, 내 아내의 일인데요.
효진 태성은 킹피셔에게 묘한 감정을 느껴요. 어떻게 보면 시청자들이 고민할 만한 시선으로 바라보죠. ‘안 잡혔으면 좋겠는데, 그렇다고 사적 응징을 응원할 수도 없고…’ 같은 딜레마. 보나 역시 남편이 자신을 살인마로 봤으면 진작 일을 그만뒀을 거예요. 하지만 늘 펜으로 맨땅에 헤딩하는 태성을 보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데 작은 희열도 느낍니다. 분명한 건, 태성은 직업적 사명감을 분명히 지닌 사람이기에 더 멋있고, 그 지점이 작품의 판타지를 완성한다고 봐요. 이런 감정의 레이어가 차곡차곡 쌓이면서 ‘그럴 법하다’는 생각이 들 거예요.
셔츠와 플리츠스커트, 펌프스는 모두 Gucci.
재킷과 팬츠는 모두 Kimseoryong. 슬리브리스는 Circusfalse. 부츠는 Husbands Paris.
쉽게 규정되지 않는 이야기라 더 궁금해요. 이 작품에 끌린 결정적 이유가 있을까요
효진 처음에는 웹툰부터 보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왜 꼭 내가 해야 하는 작품일까?’ 하는 마음으로 읽었는데 에피소드마다 새로운 사건이 벌어지고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 방식이 재미있더라고요. 무엇보다 보나가 좋았어요. 엄마이자 아내, 며느리로 놀랄 만큼 유연하게 잘 살려고 노력하는, 기막히게 잘살고 있는 그녀가요. 엄마들, 기혼 여성들 혹은 결혼을 앞둔 분들이라면 삶을 지혜롭고 유연하게 헤쳐 나가는 그녀만의 방식에 공감하고, 통쾌함을 느낄 거예요.
준원 저는 대본이 재미있었습니다. 내가 출연하지 않더라도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가장 결정적 이유는, 효진 누나와 함께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설레었고, 제가 어떻게 연기하든 찰떡같이 받아줄 거란 믿음이 컸습니다.
서로 보나와 태성이어서 좋았던 순간이 있었을까요
준원 또 이야기하지만, 배우라면 누구나 ‘언젠가 꼭 한 번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선배가 있잖아요. 제겐 누나가 그런 분이었어요. 선물 같았죠. 더군다나 제가 지향하는 톤의 연기를 하는 배우라 성격상 말로 자주 표현하지 못했지만 많이 의지했습니다. 존재 그 자체로요. 누나가 연기에 누구보다 진심인 걸 알고, 또 진지하기 때문에 상대 배우에게는 그것 말고 더 좋은 게 뭐가 있겠어요.
효진 아니, 듣다 보니까…. 혹시 기대가 커서 실망한 거 아니야(웃음)? 대본을 읽으면서 확신했어요. 이 작품은 여성 히어로 이야기지만, 시청자들은 결국 태성을 사랑하게 될 거라고요. TV 드라마에서 ‘츤데레’하거나 무뚝뚝하고 표현하지 않는 남자 주인공이 먹히는 세상이 더는 아니잖아요. 태성은 정말 훔쳐오고 싶을 만큼 좋은 남편이에요. 그래서 준원 씨에게 가장 먼저 제안했다길래 제작사와 같이 ‘제발’ 하며 염원했던 기억이 나요(웃음). 마침 저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을 재밌게 보던 시기였는데, 준원 씨가 요즘 인기가 너무 많아서 대본이 엄청 들어간다는 얘길 들었어요. 실제로 만나서는 볼수록 매력 있는 사람이란 걸 매번 느꼈고요. 연기를 보면 ‘잘한다’는 게 단번에 느껴지는 사람 있잖아요. 그만큼 호소력이 짙어요. 배우에게 그보다 좋은 무기는 없다고 봅니다.
공효진이 입은 자수 장식의 카디건과 브라톱, 미디스커트, 펌프스는 모두 Shushu/Tong. 정준원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모두 Bottega Veneta. 슬리브리스는 Circusfalse. 슈즈는 Our Legacy. 링은 Tom Wood.
정준원이 입은 니트는 Kenzo. 티셔츠는 Our Legacy. 팬츠는 Studio Nicholson. 샌들은 Loewe. 네크리스는 Fope. 공효진이 입은 랩 드레스와 부츠는 모두 Khaite.
그렇게 마주한 두 사람, 첫 촬영은 어땠나요
효진 하하. 준원 씨, 우리 처음 만난 날 기억해요? 아니, 보기보다 저를 정말 어려워하고 수줍어하는 거예요(웃음). 친해지는 데 한참 걸렸어요. 준원 제가 수줍어하는 편이라…. 제 생각이나 마음만큼 표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같아요. 그래도 효진 누나가 먼저 다가와 주셔서 진짜 감사했습니다.
‘킬러’ 공효진과 ‘기자’ 정준원의 다채로운 액션 신도 기대됩니다
준원 저는 액션이랄 게 딱히 없습니다(웃음). 마구 뛰어다니긴 해요. 그보다 보나가 본업을 하는 촬영이 겹치지 않아서, 보나의 액션이 제가 가장 기대하는 포인트입니다(웃음).
효진 액션은 늘 피해왔어요. 몸을 잘 쓰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 작품은 액션보다 보나의 삶이 주가 되는 이야기라 도전할 수 있었죠. 물론 액션은 늘 욕심나요. 기가 막히게 발차기를 하는 상상을 누구든 해보지 않나요? 촬영 전 킥복싱을 좀 배웠는데 재밌더라고요.
준원 저는 육아 액션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막 현장 뛰어다니고, 저도 안고, 쫓아다니고, 어르고…. 은근 체력 소모가 장난 아니에요.
효진 맞아요. 심지어 극중 우리 딸이 ‘테토녀’거든요.
정준원이 입은 카키 셔츠는 Valentino. 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공효진이 입은 레더 재킷과 슬리브리스 톱, 팬츠는 모두 Tom Ford.
치열했던 촬영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이 부부의 시간은 어떻게 남을 것 같나요
준원 처음 경험하는 게 너무 많았어요. 물리적으로 이렇게 긴 호흡을 책임져야 하는 것도 처음이고, ‘내가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일까?’를 끊임없이 의심했죠. 그런 것들을 견뎌내며 해냈기 때문에 잊히지 않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효진 준원 씨가 맨날 “누나 잘될 것 같아요?” 하고 물어봤는데 저는 늘 “나도 몰라”라고 했어요(웃음). 원래 잘될 거라고 확신하며 시작한 작품은 없거든요. 이번에는 액션 연기에도 부담이 앞섰기 때문에 준원 씨가 더 든든했어요. 처음부터 연기 톤이 좋았고, 같은 결의 연기를 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후배라는 생각이 든 적도 없어요. 드라마는 결국 남녀 주인공이 ‘안살림’ ‘바깥살림’ 잘해 나가며 찍는 일인데요. 지금 돌아보면 준원 씨에게는 ‘너가 알아서 잘해. 이쪽을 맡아!’ 그러고, 저는 제 쪽을 맡았어요(웃음). 갑자기 너무 못 챙겨준 것 같아 미안한데, 근데 부부는 등을 맞대고 싸우는 사이가 맞죠? 서로 등을 맞길 수 있을 때 비로소 동지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는 그런 부부였습니다.
고생한 서로에게 한 마디 남긴다면
효진 인생 바뀔 준비 됐니(웃음)? 제가 10년 넘게 남자 주인공에게 해온 말이에요. 제가 준원 씨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길 바라요.
준원 저, 그럼 준비할까요(웃음)? 존재 그 자체로 너무 고마웠어요, 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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