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1년 사이 칸, 베니스에 아카데미까지 가는 이 배우
조인성은 올해 처음으로 칸과 베니스의 레드카펫을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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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8주년을 맞은 조인성은 언뜻 '다작배우'로 보입니다. 톺아보면 연차에 비해 출연작이 많은 편은 아니에요. 그럼에도 조인성이 내내 대중의 뇌리를 떠나지 않는 건, 사실상 등장한 모든 작품에서 강렬한 캐릭터를 완성한 덕일 테죠. KBS 1TV <학교 3>의 과묵한 순정남, MBC <뉴 논스톱>의 허당 체대생부터 시작해 영화 <비열한 거리>의 조폭 행동대장, SBS <발리에서 생긴 일>의 어른이 되지 못한 재벌 2세까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듭니다. 그런 조인성에게 진짜 전성기가 온 듯합니다.
영화 <호프> 프로모션 중인 조인성
2020년대 들어 스크린에서 맹활약 중인 조인성은 올해에만 세 편의 주연작을 선보였습니다. <휴민트>에서는 총으로 사람을 때리는(?) 류승완 식 밀실 액션을 원조처럼 소화했습니다. 2026년 최고의 대작 <호프>에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조인성의 마상 액션이 펼쳐졌습니다. 매끈함 따윈 존재하지 않는 숲길을 말을 탄 채 전속력으로 달리며 총을 쏘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거기서 경이로움을 느낀 다음 곧장 배우 몸 걱정부터 들 정도죠.
영화 <호프>
이 격렬한 육체 노동 이후에 조인성이 내놓는 건 이창동 감독의 <가능한 사랑>입니다. 액션으로 꽉 찬 작품에서 갑자기 잔잔한 드라마 장르로 돌아왔어요. 극중 해고 노동자 호석 캐릭터를 맡은 그의 연기는 최근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상영 종료 후 7분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던 조인성은 결국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당시 공식 기자회견장에서는 각국의 취재진이 우르르 사인을 요청하는 진풍경도 펼쳐졌습니다.
놀라운 건 조인성이 1년 사이 내놓은 주연작 2편으로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섭렵하는 중이라는 사실입니다. 우선 <호프>가 제79회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습니다. 조인성은 이 작품으로 칸 레드카펫을 처음 밟게 됐고요. 여기에 <가능한 사랑>이 일찌감치 한국 대표로 제99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부문 출품을 확정한 상황이었는데요. 이후 이창동 감독이 한국인 최초로 제5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트리뷰트 어워즈 TIFF 에버트 감독상과 제49회 밀밸리 영화제 어터상을 수상하며 세계의 인정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
베니스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은 <가능한 사랑>의 작품성을 입증했습니다. 조인성은 이 작품으로 또 한 번 첫 베니스 레드카펫을 경험했습니다.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오스카 레이스'에도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가능한 사랑>의 프로모션에 전력을 쏟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쯤되면 조인성의 '타이밍'을 인정해야 할 듯합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제작비가 투입됐다는 <호프>에 과감히 들어간 데 이어, 선뜻 투자한다고 나서는 곳이 없어 넷플릭스로 간 <가능한 사랑>에 출연을 결심했습니다. 두 작품 사이 격한 온도차 탓에 조인성의 선택이 도박처럼 느껴질 수도 있어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한 건 무모한 도박이 아니라 자신 앞에 놓인 순간을 제대로 잡아 챈 힘이었습니다. 그게 없었다면 단 1년 사이에 이 엄청난 필모그래피를 완성하지 못했을 거예요. 조인성은 내년까지도 <호프>와 <가능한 사랑> 때문에 해외 출장이 잦을 것으로 보입니다.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넷플릭스 · NEW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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