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이 영화 '호프'로 나홍진 감독과 처음 만났던 날
영화 '호프'와 세 배우. 황정민, 조인성 그리고 정호연.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들의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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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녹음기를 더 가까이 옮기는 걸 보고 실감했어요. 정호연 배우가 “조인성 배우는 굉장히 티 안나는 ‘고급 스킬’로 배려해 주는 섬세한 선배”라고 했던 것 말이죠
그런가요(웃음). 오늘도 마찬가지지만, 영화 프로모션 기간이라 자주 만나고 있어요.
더블 브레스티드 쇼트 슬리브 셔츠와 라이트 리넨 워크웨어 팬츠, 티셔츠, LV 혹스턴 로퍼, 벨트는 모두 Louis Vuitton.
처음 <호프> 포스터가 공개된 날을 잊지 못해요. 말을 탄 누군가에게 뒷덜미가 잡힌 채 끌려가는 남자의 잔상이 너무 강렬했거든요. 조인성과 <호프>의 시작점도 그토록 인상적이었나요
시나리오를 처음 받은 날이 생각나요. 법륜 스님을 뵈러 경주로 향하는 KTX 안이었어요. 메일로 자료가 도착한 걸 확인했는데, 막상 스님을 뵈러 간 곳은 데이터가 잘 터지지 않아 끝내 읽지 못했죠. 궁금했어요. 결국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첫 장을 펼쳤습니다. 그 기억이 강렬해요. ‘이걸 대체 어떻게 찍으시려는 걸까?’ 그런 궁금증으로 KTX에서 서울역까지, 아니 집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까지 읽어 내려갔어요. 저도 어딘가로 끌려가는 것처럼 말이에요.
풀오버 니트 톱과 셔츠, 실크 블렌드 팬츠, 스피디 P9 반둘리에 25 백은 모두 Louis Vuitton.
느낌이 왔나요? 재미있을 것 같다는 혹은 새로울 것 같다는
흥미로운 작업이 될 것 같다는 예감은 들었죠.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의 머릿속에 함축된 이미지는 제각각일 테니, 그저 짐작하는 거죠. <추격자>와 <황해> 혹은 <곡성> 등의 전작을 통해 감독이 어떤 그림을 그려왔는지 그리고 무엇을 더 확장시키려는 건지. 그런 궁금증이 배우를 움직이게 만들어요. 그게 ‘시네마’니까요. 그리고 얼마 후, 감독님과 만났습니다.
첫 미팅이 몹시 궁금해져요. 나홍진과 조인성이 만나,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재미있게 봤다고 인사하고, 곧장 여쭤봤어요. 제가 무릎 수술을 받은 적 있는데 이 핸디캡이 괜찮을지 말이에요. 감독님의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들을 수행하는 데 무리가 될 수 있으니까, 그런 정보는 빨리 드려야죠. 거기에 투영되지 못할 배우라면 해가 될 뿐이니까요. 그런데 걱정하지 말라고 하셔서 저도 “네” 했습니다.
조인성이 입은 데님 코치 재킷과 스케이트 팬츠, 티셔츠, LV 리믹스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브레이슬릿과 스웨이드 워크웨어 재킷, 셔츠, 스케이트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결국 조인성은 이 영화에서 역대급 액션을 수행합니다(웃음). 말을 타고 깊은 숲과 광활한 국도를 오가면서요
<호프>는 ‘생존’과 ‘생존력’에 관한 이야기고, 사이파이(Sci-fi)라는 장르죠. 여러 영화에서 시도됐지만 나홍진 감독님이 그려갈 이 장르에 대한 궁금증이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게 만들었어요. 그저 최선을 다했고, 그간 보지 못했던 걸 만들어내기 위해 모두 용기를 내고, 여한 없이 시도해 봤다는 건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황정민의 핑크골드 케이스의 그레이 카프 레더 스트랩이 특징인 에스칼 트윈 존 42mm 워치, 니트 톱, 팬츠,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화이트 자개 스톤 디테일의 컬러 블라썸 워치와 검지에 코넬리언을 세팅한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반지,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핑크골드에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쇼트 네크리스, 롱 네크리스, 컬러 블록 러플 헴 드레스, 로미 플랫 발레리나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시퀸 디테일의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말과는 좀 더 친해졌나요? 기마는 이미 능숙하겠지만
말은 매번 새로운 말들이에요. 같은 말이라도 그 아이는 기계가 아니니까, 매번 새로운 마음으로 만나고 인사합니다. 저를 잘 부탁한다고요.
덥수룩한 수염을 한 호포항의 청년 ‘성기’는 돈 되는 일은 뭐든 하고, 강한 생존 의지를 지닌 인물로 소개돼요. 그 뒤편에서 무엇을 보았나요
방금 말한 표현 말고는 제가 그 캐릭터를 풍성하게 설명할 또 다른 방법은 없어요. 나름대로 충실히 감독님의 세계관에 잘 포섭될 수 있도록 그려 냈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지금의 모든 상상이 깔끔하게 정리될 겁니다.
시어링 소재의 하프 집업 아노락과 셔츠, 팬츠, 스피디 30 반둘리에 백, LV 리믹스 앵클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
이번 칸영화제에서 “에너지를 모두 쏟아서 촬영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배우에게 ‘최대한 해봤다’는 감각은 어떤 건가요? 끝까지 해본 결과, 어떤 게 남던가요
물론 제 전작들을 끝까지 해보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타협하게 되는 어떤 부분들, 예컨대 현장에서 벌어지는 돌발 상황이나 날씨, 로케이션에 따라 유동적으로 촬영할 때가 있거든요. 그건 일종의 묘책일 수도 있고요. <호프>에서는 외부 요건에 맞서 반드시 획득해야 할 것들을 할 수 있는 데까지 몰아붙이며 얻어냈던 것 같아요. 그 장면이 포착되길 기다리고 또 기다리면서요.
황정민이 착용한 블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핑크골드 케이스의 에스칼 39mm 워치와 르 다미에 드 루이 비통 링, 스웨이드 워크웨어 재킷, 스케이트 팬츠,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획득’이라는 표현이 흥미로운데요. 삶에서 끝까지 획득해 내고 싶은 것들이 있습니까
‘끝까지’보다 뭐든 ‘꾸준히’ 해야 되지 않을까요.
현장에서 나홍진 감독이 가장 많이 한 디렉션이 있었나요
“포기하면 안 돼. 포기하지 마.” “꺾이면 안 돼요!”(웃음). 감독님처럼 분명한 분과 작업할 때는 편합니다. 확실한 것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거기에 도달하면 되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돼요. ‘오케이’를 하면 ‘정말 오케이구나’ 하면 된달까요.
조인성이라는 배우도 그런 것 같아요. 안전을 위한 철저한 배려 속에서 촬영했으니 “해야지 어떡해”라며 웃는 사람, “최대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다는 안정감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다”는 말까지 덧붙이는 배우죠
끝까지 연기할 수 있는 최상의 상태가 만들어지면 배우는 후회 없이 내달릴 수 있어요. 그런 공간이 주어졌는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그건 배우의 책임이죠. 그러니 끊임없이 스스로를 몰아세운 것 같아요.
<호프>는 황정민과 정호연까지, 결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세 배우가 서로 부딪히고 밀어올리는 앙상블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세 사람의 호흡은 어땠나요
좋았죠. 모두 자기만의 결이 분명하잖아요. 특히 정민 형 정도의 경력과 존재감이라면 상대 배우의 호흡을 조금씩 다 맞춰 줄 수 있는 분이거든요. 그러면서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의 합집합을 만들어나갔어요. 이 ‘프로’들의 합이 안 맞을 이유는 없습니다(웃음). 다만 그 앙상블이 관객에게 어떤 감정으로 남을지는, 스크린 앞에서 완성될 거예요.
조인성이 입은 싱글 재킷과 셔츠, 치노 팬츠, LV 혹스턴 로퍼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XS 스타 이어 커프와 선 펜던트 네크리스, 스타 펜던트 네크리스,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과 선 링, 옐로골드 오닉스 세팅의 브레이슬릿, BB 스타 브레이슬릿, 핀스트라이프 톱, 스트레이트 컷의 데님,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
현장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일단 정호연 배우는 선배님들의 ‘지방 촬영 맛집 데이터’가 어마어마하다더군요
어마어마하죠. 합천에 맛있는 수제비와 칼국숫집이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할게요. 다 공유하면 못 갈 수도 있으니까요(웃음).
오늘 화보에서도 세 배우가 둘러앉아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었어요. 어떤 이야기인지 들리지 않아 궁금하더군요
호연이가 최근 ‘2026 F1 루이 비통 모나코 그랑프리’에 다녀왔대요. 저도 형도 F1을 좋아해서, 어땠냐고 물었어요. 그런 경기를 가까이서 볼 기회란 흔치 않으니까요. 특히 베테랑 선수 루이스 해밀턴을 만났냐고 물었더니, 못 만났대요. 제가 분명 사인 받아오라고 DM을 보냈는데 말이죠(웃음).
사인을 희망했군요(웃음). 그럼 작품 제목을 빌려 물을게요. 성기에게 희망은 무엇이었을까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 생존일 테죠. 그래서 멈출 수 없는 사람입니다.
핑크골드 케이스와 핑크 틴트 화이트 자개 다이얼의 컬러 블라썸 26mm 워치와 BB 멀티 모티프 브레이슬릿, 왼손 엄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반지, 중지에 착용한 코넬리언 세팅의 미니 스타 링,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컬러 블라썸 BB 선 슬리퍼 이어링,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쇼트 네크리스, 핑크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M 스타 펜던트 네크리스, 선 펜던트 네크리스, 마히나 스윔수트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해석한 ‘희망’은 무엇인가요
희망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다가가지 않아요. 최선을 다한 자, 간절히 버틴 자 그리고 끝까지 노력한 자에게 주어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호프>는 결국 ‘낯선 것’을 마주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늘 여유롭고 담담해 보이는 조인성도 두려울 때가 있나요
모든 두려움은 기본값 같아요. 자신의 일이 익숙해졌다고 아무 두려움도 느끼지 않는다면, 어떤 의미에서 그건 ‘도태’ 같거든요. 같은 일을 하는 것 같아도 오늘 주어진 일은 결국 새로운 일이에요. 연기는 오래했지만 매번 두려웠고, 단지 크게 드러내지 않았을 뿐. 그간의 경험으로 ‘중탕‘해서 현장에 놓여 있는 것뿐이에요.
핑크골드 케이스의 그레이 카프 레더 스트랩이 특징인 에스칼 트윈 존 42mm 워치, 더블 페이스 블레이저와 셔츠, 팬츠, LV 재즈 로퍼는 모두 Louis Vuitton.
늘 성공보다 ‘과정’이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네요
과정은 길고, 결과는 짧아요. 객관적으로 작품 하나를 2년 가까이 찍는다 해도, 소위 ‘결과’란 짧게는 2주, 길어야 4주 안에 판단이 나잖아요. 참 모순적이죠. 그래서 어디에 행복의 기준을 둘지 생각해 보면 결국 과정일 수밖에 없어요. 내가 즐겁고 건강하게 오래 일하려면, 과정에 무게중심을 두는 게 유리해요. 저는 유리한 선택을 하는 겁니다.
멜로 드라마 전성기부터 OTT 시대를 지나기까지, 매 순간 당대 흐름을 온몸으로 부딪혀온 배우입니다. 자신의 ‘현재성’은 어디에 있다고 보나요
밀려오는 변화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현재’를 사는 것밖에 없죠. 늘 지금을 고민하고, 그 시간들이 쌓여 결국 커리어가 되고요. 필름에서 디지털로, TV에서 OTT로 넘어가는 경계에서 양쪽을 모두 경험했어요.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변화는 막을 수 없는데, 내 것만 지키겠다는 건 고집일 거예요. 고집스럽게 살기보다 현재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편이에요.
그 고민은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대중이 허락해 줄 때까지죠. ‘은퇴’라는 건 제겐 좀 건방진 표현처럼 느껴져요(웃음). 하지 말라는 신호가 올 때까지는 제 템포대로 갈 겁니다.
<호프>와 함께한 지금 이 모든 ‘과정’들은 당신에게 어떻게 기억될 것 같나요
이번에도 그저 사람들과 맛있게 밥 먹고, 치열하게 촬영했어요. 그곳에서, 당신들 덕분에 외롭지 않았습니다.
Credit
- 패션 에디터 이하얀
- 피처 에디터 전혜진·정소진
- 사진가 김희준
- 스타일리스트 이혜영·최진영·윤애리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규원·임정호·이선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미현·이승윤·원조연
- 네일 아티스트 박은경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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