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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한 사랑' 이창동, 24년 만의 베니스 은사자상 수상 소감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의 주인공은 이창동 감독 8년 만의 신작 '가능한 사랑'이었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6.09.13

영화 <가능한 사랑>의 제작이 확정되기까지, 그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팬데믹을 거치며 한국 영화 시장은 '이창동'이라는 이름 석 자로도 '용기를 낼 수 없을 만큼' 소극적으로 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가능한 사랑>은 넷플릭스로 갔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

영화 <가능한 사랑>


이 영화가 이달 초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첫 공개된 후 반응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국제 평단의 평점과 메타크리틱, 로튼 토마토 역시 최상위권이었습니다. 지금 현실 사회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다룬 영화가 유독 많이 출품됐던 올해 영화제에서도 <가능한 사랑>은 돋보였습니다. 영화제의 대상 격인 황금사자상 수상까지 노려봄직한 상황이었습니다.


12일(현지시각), 베니스영화제는 <가능한 사랑>에게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을 안겼습니다. 이미 전날에는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을 받기도 했죠. 24년 전 <오아시스>로 은사자상(감독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이 화려하게 귀환한 순간이었습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베니스 심사위원대상이자, 14년 만의 베니스 경쟁 부문 본상 수상입니다.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제8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한 이창동 감독


감독은 수상 직후 "수많은 사람들의 기다림과 인내가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도록 믿고, 제작이 가능하도록 해 준 넷플릭스에게 감사드리고, 현장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준 배우들 그리고 스태프분들 감사드린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중에서도 이 영화에 생명을 준 전도연, 설경구, 조인성, 조여정 네 분에게 감사드린다. 이 상은 여러분들의 것"이라고 배우와 스태프에게 공을 돌렸습니다.


또 이창동 감독은 "노동이 사라져 가는 시대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끊어져 가는 시대에 저는 영화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영화가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 질문하기 위해서 이 영화를 만들었다"며 "이 상을 주신 것은 그 질문을 계속하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소감을 마무리했죠.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감독은 "<가능한 사랑>을 통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고통을 제가 어떻게 영화에 담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며 "종종 영화가 타인의 고통 또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영화 속으로 가져오면서 소비하는 요소가 많은데, 과연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을 어떻게 영화에 담아야 되는지, 그 질문을 제 스스로에게도 하고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 싶었다"는 창작 의도도 전했습니다.


영화 <가능한 사랑>

영화 <가능한 사랑>


심사위원 두기봉 감독은 "이창동 감독 작품들 중에서 이 영화가 가장 성숙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며 "스타일도 매우 섬세하고 은은하다. 영화 속 모든 디테일과 그 안에 담긴 성찰들이 마음에 들었으며, 저는 절대 이런 영화를 만들지 못할 것 같다"는 찬사를 보냈고요.


이제 영화는 내년 미국 아카데미로 향합니다. 앞서 영화진흥위원회는 <가능한 사랑>을 제99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국제 장편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죠. 심사위원단은 작품의 완성도와 선명한 주제의식, 탁월한 미장센은 물론 이창동 감독 특유의 깊은 휴머니즘과 섬세한 연출력이 입체적인 캐릭터와 다층적인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냈다고 평했는데요. 작품이 최종 후보로 선정될 지도 주목됩니다. <가능한 사랑>은 23일 국내 극장에서 선개봉한 후 넷플릭스에서 11월 6일 공개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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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