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오래된 집에 천천히 쌓아 올린 취향과 일상

주어진 공간에 오래 함께할 것들을 채우며 사는 법

프로필 by ELLE 2026.09.16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안녕하세요.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은 집에서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있는 이상호입니다. 특별한 방향이나 스타일을 정해두기보다, 제 생활에 자연스럽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편이에요. 늦은 시간 집에 돌아오는 일이 잦아 속이 편한 가벼운 일본 가정식을 즐기고, 크지 않은 키에 맞춰 낮은 가구를 선호하는 것처럼요. 거창한 취향이라기보다 손이 가고 몸에 익은 것들을 따라 만들어진 일상과 공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지금 지내는 집은 90년도에 지어진 오래된 집인데요. 베란다가 확장된 건물이라 그리 크지 않은 평수임에도 주방까지 공간이 탁 트여보이는게 특징입니다.

처음 들어올 때 확장부를 구분하던 중문을 떼어냈는데, 남은 문틀이 하나의 프레임처럼 보이는게 좋더라고요. 월세로 살고 있는 집이라 모든 걸 마음대로 바꾸거나 고쳐살 순 없지만, 주어진 조건 안에서 마음에 드는 가구 배치를 찾아가는 과정도 하나의 즐거움이라 생각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거실, 침실, 주방, 화장실 등 각 공간의 특징을 간단히 공유해 주세요.

제 집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이 명확히 분리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주방이 하나. 침실과 거실.. 작업공간이 하나. 워낙 집에 손님을 들일 일이 없다보니, 거실이나 공용 공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것도 있고, 처음부터 오로지 1인의 생활반경만 고려하다보니 공간이 모호하게 나눠진듯 합니다.


지금 집의 컨셉 혹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한 단어나 문장으로 정의하자면?

일본식 내추럴인테리어나 빈티지 모더니즘.. 그 위 어딘가일까요. 재팬디 스타일의 완전히 정제된 느낌보다는 오래된 구축의 질감과 생활감을 살리는 편안한 내추럴 인테리어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공간을 꾸밀 때보다 비우는 일이 더 중요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은데, 스스로 세운 원칙이나 기준이 있다면?

식탁이나 의자 같은 비교적 큰 가구들은 투박한 것을, 그 외의 작은 가구나 잡화들은 섬세한 것을 사자는 것이었어요. 급하게 사진 않더라도 버리지 않을 가구들로 천천히 구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물건 하나를 들일 때도 명확한 기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오래 함께하는 물건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요?

전부가 각각 눈에 띄는 개성 없는 것이 공통점인 것 같아요. 주변에 집을 궁금해하던 지인들을 데려와도 가구나 소품에 크게 관심이 없어하는 것이, 하나하나 뜯어보면 사실 그리 대단할 것 없는 물건들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공간을 채운 사물 중 각별한 애정을 지닌 가구나 오브제가 있다면?

집 인테리어를 시작하고 가장 먼저 구매한 가구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고재 벤치였는데요.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이전부터 원목 가구의 결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이 고재 벤치를 들이고 정말 기뻤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교적 어렸을 때 샀던 가구인지라 함께 커온 시간 덕에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관심도 없었을 때부타 사


최근 구매한 인테리어, 리빙 아이템은? 나아가 들이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가장 최근에 샀던건 알론맨션 티 테이블인데요. 지금 사용하고 있는 800x1000 테이블보다 더 작은 사이즈의 테이블을 원했는데, 작은 사이즈는 협탁의 형태로만 나오더라고요. 우연치 않게 발견해서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음에 사고 싶은 아이템이라. 비슷한 톤의 콘솔이나 고재 선반장을 찾고 있는데 가격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정말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보내는 평범한 일상은 어떤 모습인지?

일상은 대부분 청소를 하며 보내는데요. 문이 있는 가구가 거의 없으니 먼지가 있는대로 쌓이더라고요. 청소를 하고 남는 시간에는 책을 읽거나 요리를 하며 보내는 편인데요. 요새 크고 작은 디저트를 만드는데 재미가 들려 대부분의 시간을 부엌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이 집이 생활 습관이나 취향에 가져온 변화가 있다면?

지금 지내는 집이 첫 자취를 시작한 집이기도 한데요. 좁은 공간에서 직접 사용하는 것이 아니면 어딘가에는 쌓아두어야한다는걸 몸소 깨달았달까요. 소비에 있어서 더욱 신중해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 더해 보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큰 방이기도 한 침실 겸 작업공간이 가로로 긴 형태인데요. 워낙 구분없이 잘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간접적으로 공간을 나누어줄 수 있는 기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가지 생각해본 것들 중에 가장 해보고 싶은건, 벽 한면에 고재로 된 나무 기둥을 세워보고 싶달까요.


끝으로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가장 좋아하는 순간은 앞선 질문들보다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겨울 아침에 일어나면 대나무블라인드 사이로 아침 해가 들어오는데, 방 안에 깊게 빛이 들어오는 장면으로 아침을 시작하는게 가장 큰 행복인 것 같습니다.

Credit

  • 사진&글@haus3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