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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연이 '호프' 시나리오에 자기 이름을 쓴 이유

영화 '호프'와 세 배우. 황정민, 조인성 그리고 정호연.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들의 이름.

프로필 by 이하얀 2026.06.30

정호연의 첫 한국영화가 무엇일지 너무도 궁금했는데, <호프>군요! 이 낯선 세계를 어떻게 만났나요

<오징어 게임>이 감사하게도 큰 성공을 거둔 뒤, 저는 오히려 조금 헤맸어요. 모든 에너지를 다 쏟은 작품이었지만 그런 성공은 상상조차 해본 적 없었거든요. 제가 쌓아온 연기적 내공에 비해 부수적인 타이틀과 수식어가 한꺼번에 생겨버린 것 같았죠. 두려웠어요. 스스로에게 ‘연기적 시간’을 주고 싶었습니다. 혼자 고민하기보다 존경하는 선배들과 작업하면서 배우고 의지할 수 있는 현장에 가고 싶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나홍진 감독님께 미팅하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핑크골드에 자개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은 Louis Vuitton.

핑크골드에 자개와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은 Louis Vuitton.

시나리오보다 감독을 먼저 만났군요. 엄청 떨렸겠어요

떨리고 설레었죠! 어디서 한줄기 빛이 뚝 떨어진 느낌이랄까요. 미팅 장소에 가는 내내 ‘어떻게 하면 잘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웃음). 그러다 막상 ‘이 호랑이 같은 감독님 앞에서 내가 무슨 척을 해봤자지!’ 싶더라고요.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리고 감독님이 “충무로에 막 들어온 호연 배우를 위해 짜장면 한 그릇은 먹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셔서, 간짜장을 주문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렇게 즐겁게 미팅하고 집에 가려는데, 제작사 분께 “호연 배우에게 시나리오를 전달해 주세요”라고 요청을 하시더군요. 그것도 종이 시나리오를요! 그 순간부터 온몸의 감각이 깨어나는 것 같았어요. 시나리오를 품에 안고 집에 가는 내내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어요. 부디 내 것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도착하자마자 <호프>라는 제목 아래 제 이름을 썼습니다. ‘정호연’. 그리고 그날 밤, 성애를 처음 만났습니다.


황정민이 착용한 땅부르 40mm 워치와 링, 스웨이드 재킷과 셔츠,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미니 선 링, 미니 스타 링, 컬러 블라썸 M 선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선 링, 스타 링, 라피아 트위드 테일러드 재킷과 미니스커트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땅부르 40mm 워치와 링, 스웨이드 재킷과 셔츠,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미니 선 링, 미니 스타 링, 컬러 블라썸 M 선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선 링, 스타 링, 라피아 트위드 테일러드 재킷과 미니스커트는 모두 Louis Vuitton.

그렇게 정호연은 호포항의 출장소 순경, 성애가 됐군요. 나홍진 감독은 당신에게서 성애의 ‘선의’를 봤다고 했어요

성애가 하는 모든 행동은 선의와 정의에서 출발해요. <호프>는 인간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조금씩 들여다보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감독님이 전체 리딩이 끝난 뒤 회식 자리에서 제게 “성애는 선의를 담당하는 인물”이라고 하셨어요. 큰 힌트였죠. 어떤 장면을 연기하든, 어떤 선택을 하든 결국 그 밑바닥에는 선의가 있다는 걸 기억하려 했어요. 작품을 보다 보면 감독님이 섬세하게 숨겨 놓은 것들이 보일 거예요. 인간에게 거대한 사건이 닥쳤을 때 드러나는 작은 감정과 행동들, 그런 디테일이 촘촘하게 숨어 있죠. 가장 깊은 지점에는, 어쩌면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질문 또한 담겨 있어요.


컬러 블라썸 26mm 워치와 옐로골드에 아마조나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선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핑크골드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미니 스타 링, BB 스타 슬리퍼 이어링, 네크리스, 머리에 두른 방도,어시메트리컬 셔츠 드레스, 쇼츠, 베를린 하이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

컬러 블라썸 26mm 워치와 옐로골드에 아마조나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선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핑크골드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미니 스타 링, BB 스타 슬리퍼 이어링, 네크리스, 머리에 두른 방도,어시메트리컬 셔츠 드레스, 쇼츠, 베를린 하이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

성애라는 인물을 통해 스스로를 바라보기도 했나요

성애는 지치지 않아요. 끝까지 자기 몫을 해내려 하고, 쉽게 포기하지 않죠. 어쩌면 저와 조금 닮았는지도 몰라요. 살면서 선의를 지켜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저도 인간은 선의를 선택하며 살아야 한다는 쪽에 가까워서 늘 스스로 다잡고 있어요.


처음 <호프>의 세계에 들어간 날, 가장 긴장했던 것은 무엇인가요

첫 촬영이 루마니아였어요. 1주일 정도 먼저 가서 현지 총기 전문가에게 훈련과 안전교육도 받고, 촬영 장소도 미리 둘러봤는데 생각보다 낯설더라고요. 숲이라는 공간 자체가 제약이 많았거든요. 촬영할 수 있는 동선도 정해져 있고, 나뭇가지나 지형도 계속 신경 써서 걸어야 했고요. 총기를 다루는 연습은 정말 많이 했지만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탄창을 갈고, 장전하고, 사격하는 모든 동작을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해내야 해서 꽤 긴장됐어요. 첫날은 ‘실수하지 말자, 이 세계를 잘 따라가 보자’는 마음으로 집중했던 것 같아요.


땅부르 40mm 워치와 캐시미어 블렌드 가스통 재킷과 팬츠, 크루넥 톱, LV 재즈 로퍼는 모두 Louis Vuitton.

땅부르 40mm 워치와 캐시미어 블렌드 가스통 재킷과 팬츠, 크루넥 톱, LV 재즈 로퍼는 모두 Louis Vuitton.

칸영화제 <호프> 상영 날로 거슬러 가볼까요? 성애가 ‘드리프트’하며 등장할 때, 박수가 터져 나왔어요. 반면 자신이 등장한다는 걸 알고 있던 정호연은 부끄러워 몸을 잔뜩 움츠렸다죠

당시는 멍했어요. 어떤 한 단어로 감정을 표현하기에는 꽤 복합적이었거든요. 물론 너무 감사하고, 마음이 충만해지고, 행복감도 느꼈지만 동시에 낯선 감정들도 자리했어요.


조인성이 입은 재킷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골드의 컬러 블라썸 XS 스타 이어 커프와 선 펜던트 네크리스, 스타 펜던트 네크리스,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과 선 링, 옐로골드 오닉스 세팅의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브레이슬릿, BB 스타 브레이슬릿, 핀스트라이프 톱, 스트레이트 컷 데님은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재킷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핑크골드의 컬러 블라썸 XS 스타 이어 커프와 선 펜던트 네크리스, 스타 펜던트 네크리스,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과 선 링, 옐로골드 오닉스 세팅의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브레이슬릿, BB 스타 브레이슬릿, 핀스트라이프 톱, 스트레이트 컷 데님은 모두 Louis Vuitton.

어떤 감정이었나요? 첫 한국 장편영화로 칸영화제 레드 카펫까지 밟았다는 건 의연하기 쉽지 않은 일이었겠죠. 그럼에도 정호연은 인생의 명장면을 늘 제대로 즐겨왔잖아요

가끔 자기 의심이 찾아올 때가 있어요. 제 경력이나 연기적 노하우에 비해 너무 감사한 일이 계속 일어나니까 가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일까?’ 하는 두려움이 생기거든요. 특히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그런 두려움이 꽤 오래 갔다면, <호프>와 맞이한 순간은 유연하게 받아들이게 되더라고요. 어쩌면 즐기게 됐달까요. 사로잡을 수 없는 감정에 갇혀 있기보다 정민 선배나 인성 선배처럼 꾸준히 연기할 수 있도록 ‘정신 수련’을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습니다(웃음). 연기에 대한 순수한 마음과 사랑만큼은 잃지 말자고, 내 영혼과 마음을 모두 쏟아붓는다는 자세로 작품을 대하자고요. <호프>를 촬영하는 동안에도 나홍진 감독님이 많이 응원해 주셨어요. <오징어 게임> 황동혁 감독님도 칸영화제 기사가 나오면, 캡처해서 보내주시곤 했어요. 저는 이 멋진 사람들 곁에서 그저 나아가면 되는 것 같아요.


블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에스칼 오토매틱 워치와 반지, 톱은 모두 Louis Vuitton.

블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에스칼 오토매틱 워치와 반지, 톱은 모두 Louis Vuitton.

이번 작품을 위해 수동 운전면허를 새로 땄다면서요! 운전은 성애에게 얼마나 중요한 도구였나요

촬영 전까지 5~6개월 정도 트레이닝을 받았는데 수동 운전이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웃음). 차마다 클러치 감도도 다르고, 기어를 바꾸면서 대사를 하고 턴도 해야 해서 제가 했던 작품 중에서도 가장 테크니컬한 연기가 필요했어요. 그렇다고 운전에만 집중하면 감정이 깨지니까 균형을 잘 잡아야 했죠. 특히 정민 선배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제 옆자리에 타고 계셨는데, 아무리 연습을 많이 한다해도 제가 전문 스턴트 드라이버는 아니잖아요. 그때는 제 할 일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지나고 보니 선배님이 얼마나 불안했을까 싶더라고요. 그런데도 묵묵히 옆에서 응원해 주고 믿어주셨죠. 평생 황정민 선배님께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아요. 선배님, 진짜 많이 사랑합니다(웃음).


셔츠와 티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셔츠와 티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 배우는 현장에서 어떤 선배였나요? 굉장히 자상하다고 들었습니다만

오히려 현장 밖에서 많이 챙겨 주셨어요. 지방 맛집을 다 알고 계시더라고요! 워낙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을 하시니까, 저는 선배님들 따라다니면서 밥 걱정은 한 번도 안 했어요. 그리고 언젠가 와이어를 타고 촬영하는 날이 있었는데, 머리카락이나 분장에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정신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인성 선배님이 조용히 나타나서 분장 팀에 “호연이 여기 이 부분 한번 봐주세요” 하고 툭 던지고는 아무렇지도 않게 가시는 거예요. 은근슬쩍 티 안 나게 챙겨주는 ‘고급 스킬’을 갖고 계시죠! 특히 스태프를 대하는 모습이나 현장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가는 힘이 인상적이었어요. 정민 선배님과 인성 선배님은 배우로서 어떻게 현장에서 숨 쉬며 살아가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셨어요.


황정민이 착용한 에스칼 39mm 워치, 니트 톱과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브레이슬릿과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 쇼트 네크리스, 롱 네크리스, 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런웨이의 독보적 모델에서 지금 배우로 자리하기까지 많은 사람이 당신의 커리어를 실패 없는 성장의 연속으로 이야기합니다. 정호연이 생각하는 ‘성장’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더 유명하고 높은 곳으로 가는 것보다 다른 것이 중요해졌나요

커리어나 성취도 중요하고, 그런 ‘타이틀’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본질이에요. 왜 연기를 시작했는지, 저를 이 길로 이끌었던 수많은 영화를 보며 품었던 마음을 왜 잃어선 안 되는지. 최근에도 정민 선배님께 “선배님, 어떻게 그렇게 연기를 잘하세요?”라고 여쭤본 적 있어요. 그랬더니 선배님께서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너를 만들어줄 거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 해라”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게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일 것 같아요.


더블 브레스티드 셔츠와 워크웨어 팬츠, 티셔츠, 벨트는 모두 Louis Vuitton.

더블 브레스티드 셔츠와 워크웨어 팬츠, 티셔츠, 벨트는 모두 Louis Vuitton.

그렇게 구축해 온 다양한 얼굴 속에서, 정호연의 진짜 얼굴은 언제 드러날까요

‘부연’이일 때요(웃음). 제가 아침에 퉁퉁 부어 있는 얼굴을 스태프 언니들이 ‘부연’이라고 부르거든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가거나 친구들이랑 놀러 가는 날에는 부연이가 생각보다 오래 퇴근을 안 해요(웃음). 원래 오전 11시쯤 퇴근해야 하는데.


황정민이 착용한 에스칼 39mm 워치, 니트 톱과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화이트 자개 스톤 디테일의 컬러 블라썸 워치와 옐로골드에 오닉스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코넬리언을 세팅한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 핑크골드에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쇼트 네크리스, 컬러 블라썸 롱 네크리스, 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시퀸 디테일의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에스칼 39mm 워치, 니트 톱과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화이트 자개 스톤 디테일의 컬러 블라썸 워치와 옐로골드에 오닉스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코넬리언을 세팅한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 핑크골드에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쇼트 네크리스, 컬러 블라썸 롱 네크리스, 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시퀸 디테일의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마지막 질문입니다. 정호연은 <호프>를 통해 어떤 희망을 보았나요

진실은 한 가지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다방면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이요. 내가 믿는 진실만이 진실이 아닐 수 있고,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해석들이 존재하죠. 그 사실 자체가 <호프>이자 우리네 삶의 ‘희망’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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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패션 에디터 이하얀
  • 피처 에디터 전혜진·정소진
  • 사진가 김희준
  • 스타일리스트 이혜영·최진영·윤애리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규원·임정호·이선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미현·이승윤·원조연
  • 네일 아티스트 박은경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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