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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이 영화 '호프'에서 본 낯설고 험한 것

영화 '호프'와 세 배우. 황정민, 조인성 그리고 정호연. 우리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들의 이름.

프로필 by 이하얀 2026.06.30

수십 년간 영화 현장을 누벼온 배우에게도 화보 촬영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또 다른 감각일 것 같습니다. 루이 비통과 <호프> 팀이 함께했어요

7~8년 만에 이렇게 큰 촬영을 하는 것 같은데, 시간이 참 빠르네요. 오늘 촬영은 우리 호연이 덕분이죠(웃음).


황정민이 착용한 핑크골드 케이스의 실버 다이얼이 돋보이는 에스칼 39mm 워치, 톱과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화이트 자개 다이얼의 컬러 블라썸 워치와 컬러 블라썸 BB 스타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 핑크골드에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쇼트 네크리스, 롱 네크리스, 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시퀸 디테일의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핑크골드 케이스의 실버 다이얼이 돋보이는 에스칼 39mm 워치, 톱과 팬츠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화이트 자개 다이얼의 컬러 블라썸 워치와 컬러 블라썸 BB 스타 브레이슬릿,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중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약지에 착용한 미니 스타 링, 미니 선 링,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 핑크골드에 말라카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멀티 모티프 쇼트 네크리스, 롱 네크리스, 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시퀸 디테일의 카디건과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Louis Vuitton.

이 작품은 고립된 항구 마을 호포항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후, 그 실체를 수색하다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사투를 그린 SF 액션 스릴러입니다. 현장은 어떤 시간으로 기억됩니까

정말 집중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려야 하는 현장이었어요. “너 괜찮니?” “빨리 끝내자”(웃음). 서로 지친 건 아닌지 확인하는 게 화두였죠.


출장소장 ‘범석’이 마을 어귀 농로 한가운데에 묘한 상처를 입고 죽어있는 소와 마주하며 영화가 시작됩니다. 범석을 연기할 때 어떤 감정을 경계하거나 유지했나요

경계한 것도, 유지한 감정도 없어요. 그의 시선으로 보면, 범석은 그저 ‘도대체 이게 뭐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사람일 뿐입니다. 그러다 사건이 급속도로 불어나죠.


스웨이드 워크웨어 재킷은 모두 Louis Vuitton.

스웨이드 워크웨어 재킷은 모두 Louis Vuitton.

블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핑크골드 케이스의 에스칼 39mm 워치와 르 다미에 드 루이 비통 링.

블루 다이얼이 돋보이는 핑크골드 케이스의 에스칼 39mm 워치와 르 다미에 드 루이 비통 링.

지난 5월 칸영화제에서 작품이 먼저 공개됐어요. 촬영을 마친 뒤 2년 넘게 기다린 작품을 처음 관객과 함께 본 순간이기도 했는데요

도대체 어떤 식으로 만들어지며, 우리와 어울리게 구현됐을지 아예 예측이 안 됐거든요.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작품과 처음 마주했을 때 마냥 신기해하며 보다가 나중에는 묘한 감정이 들었어요. 할리우드에도 쫓고 쫓기는 서사의 영화가 많지만 <호프>는 묘하게 낯섭니다.


옐로골드에 소달라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네크리스, 톱은 모두 Louis Vuitton.

옐로골드에 소달라이트를 세팅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네크리스, 톱은 모두 Louis Vuitton.

그 낯섦은 어디서 비롯될까요

시골마을에 외계 생명체가 들이닥친다는 설정부터죠. 분위기나 비주얼, 카메라 앵글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는 것처럼 규모가 있는 반면, 그 안을 살아가는 인물들은 지극히 한국적이고 평범합니다. 두 가지가 공존하는 모습이 기이했어요. 영화를 보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알 겁니다. 그만큼 기존에 본 적 없는 작품이에요. 그 독특함은 감독의 역량에서 비롯됐겠죠. 뻔할 수 있는 이야기를 뻔하지 않게 보여주려는 선택들 그리고 설명을 덜어냈는데도 의미는 더욱 선명해져서 마치 시처럼 함축적으로 표현한 방식이 나홍진 감독의 역량이거든요.


이 작품의 시나리오에서 당신을 강하게 끌어당긴 지점은 어디였습니까

나홍진 감독과 다시 작업한다는 사실 자체가 큰 이유였어요. 원래 감독의 시나리오를 좋아합니다. <곡성> 때도 그랬지만, 그가 쓴 시나리오는 늘 어려워요. 적은 대사량에 짧은 문장 한 줄을 쓰기 위해 오래 고민한 흔적이 느껴집니다. 이번 작품의 장르가 SF라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한국에서 SF영화를 만든다고 했을 때 몰려오는 묘하게 낯선 감각을 직접 마주해 보고 싶었습니다.


시어링 소재의 하프 집업 아노락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시어링 소재의 하프 집업 아노락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나홍진 감독과는 <곡성>(2016)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을 지나 다시 만났습니다. 그는 그대로이던가요

안 변했어요. 사람이 변하면 못 써요. 알잖아요(웃음)! 예나 지금이나 똑같습니다. <곡성> 때 느꼈던 집요함도 그대로였고요. 나홍진 감독은 원하는 장면의 끝을 향해 자신과 함께 달려나가는 우리를 집요하게 밀어붙여요. 그런 사람과의 작업은 배우에게도 굉장히 신나는 일이죠. 저도 그 끝이 어떤 모습일지 몰라요. 그래서 더 즐겁습니다.


범석은 어쩌면 선하거나 악하기보다 인간적으로 느껴집니다. 마을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시작부터 끝까지 고군분투하니까요. 그의 삶은 희망과 절망, 어디에 가까울까요

희망에 가깝다고 봐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힌트만 드리면, 극중 마지막 장면에서 일말의 희망이 보입니다. 그러나 모든 걸 차치하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범석에게는 오직 ‘살아야겠다’는 마음밖에 없다는 겁니다.


황정민이 착용한 40mm 땅부르 워치, 스웨이드 워크웨어 재킷과 스트라이프 셔츠, 엠브로이더리 스케이트 팬츠,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데님 코치 재킷과 스케이트 팬츠, 티셔츠, LV 리믹스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호프>가 이 시대 관객에게 던지는 질문 혹은 감정, 단어는 무엇일까요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던 핵심이 영화에 담겼어요. 그 주제 덕분에 낯선 외계 생명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계기가 되기도 했고요. 우리는 그들을 두려워하지만, 입장을 바꿔 보면 그들 역시 낯선 곳에 와서 두려울 수밖에 없어요. 그렇잖아요. 결국 정상과 비정상의 기준은 바라보는 위치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걸 외계인과 인간의 관계로만 볼 필요는 없어요. 좁게는 외국인 이민자가 낯선 사회에서 겪는 두려움일 수도 있고, 크게는 지금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열과 갈등에 대한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황정민의 필모그래피에는 현실적인 감정 연기로 채워진 작품이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SF처럼 상상력이 동원돼야 하는 작품과 만났을 때 접근방식이 달라지기도 하나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은 아니었지만, 약간 계산이 필요했어요. 실제 배우와 마주하면 즉흥적으로 느끼는 감정과 에너지가 장면을 끌고 가지만, 이번에는 벽을 보고 놀라고, 화를 내고, 반응해야 하는 상황이 많았어요. 무작정 감정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어느 지점에서 어떻게 반응할지 고민해야 했죠. 계속 같은 톤으로 가면 장면이 단조로우니까 장면에 리듬을 살리는 데 집중했습니다.


(위) 황정민이 착용한 땅부르 40mm 워치,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아래)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재킷은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재킷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위) 황정민이 착용한 땅부르 40mm 워치,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아래)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재킷은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재킷과 셔츠는 모두 Louis Vuitton.

촬영장에서는 텅 빈 공간이었던 외계 생명체를 완성된 CG로 봤을 때 어땠습니까

우와, ‘짱’ 커요. 3m는 될 거예요. 촬영장에서는 시선 위치 잡는 데 사용된 테니스공만 보고 있었으니까 더 놀라웠죠.


외계 생명체는 할리우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테일러 러셀, 카메론 브리튼이 연기했다고요

극중 몽골어 같은 외계어로 말합니다(웃음). 그 외계어에 심도 깊은 주제 의식이 담겨 있죠.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인물들이 아닐까 싶어요.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스타 이어 커프와 컬러 블라썸 BB 선 이어 스터드, 왼손에 착용한 옐로골드 소달라이트 세팅의 컬러 블라썸 BB 스타 앤드 선 멀티 모티프 브레이슬릿,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오른손에 착용한 링과 브레이슬릿, 프린지 헴 타월링 드레스,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데님 코치 재킷과 스케이트 팬츠, 티셔츠, LV 리믹스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카프 레더 스트랩의 에스칼 39mm 워치, 데님 재킷과 팬츠, 티셔츠, LV 재즈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정호연이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스타 이어 커프와 컬러 블라썸 BB 선 이어 스터드, 왼손에 착용한 옐로골드 소달라이트 세팅의 컬러 블라썸 BB 스타 앤드 선 멀티 모티프 브레이슬릿,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오른손에 착용한 링과 브레이슬릿, 프린지 헴 타월링 드레스,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조인성이 입은 데님 코치 재킷과 스케이트 팬츠, 티셔츠, LV 리믹스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황정민이 착용한 카프 레더 스트랩의 에스칼 39mm 워치, 데님 재킷과 팬츠, 티셔츠, LV 재즈 더비 슈즈는 모두 Louis Vuitton.

35년 동안 배우로 살아왔지만 여전히 새로운 장르와 인물 앞에 스스로를 내던지는 당신에게 도전이라는 단어가 여전히 유효해 보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확실히 알게 된 단 하나는

늘 새롭다! 늘 처음 하는 일 같다. 당연히 처음이죠. 늘 대본이 다르니까요. 그런데 하면 할수록 어렵습니다. 30~40대에는 대본을 받으면 무조건 설레었는데 어느 순간 기계적으로 임하면서 설렘이 흐려진 적도 있어요. 그런 모습을 발견하고 자책하기도 했고요. 요즘 다시 재미있어졌습니다.


숙련과 난도는 꼭 비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익숙해질수록 오히려 더 섬세하게 보이는 것도 있으니까요

인물을 분석하면서 많이 고민하는 건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황정민이 아니라 범석을 볼 수 있을까’예요. ‘황정민이 연기하네’가 아니라 영화가 끝날 때까지 범석이라는 사람을 놓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네크리스,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미니 스타 링, 컬러 블라썸 M 선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중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스타 링, 라피아 트위드 테일러드 재킷과 미니스커트는 모두 Louis Vuitton.

핑크골드 컬러 블라썸 BB 스타 이어 스터드와 네크리스, 오른손 약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미니 스타 링, 컬러 블라썸 M 선 브레이슬릿, 왼손 검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XS 선 링, 중지에 착용한 컬러 블라썸 미니 선 링, 스타 링, 라피아 트위드 테일러드 재킷과 미니스커트는 모두 Louis Vuitton.

배우라는 직업은 자신의 얼굴과 몸에 남는 시간을 그대로 기록하는 일이기도 한데요. 당신의 시간은 어디로 흐르나요. 점점 더 중요해진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이 있나요

가치관이 크게 달라진 것 같지는 않아요. 마음은 아직도 ‘고삐리’ 같은데, 나이는 어느덧 50대를 지나고 있네요(웃음). 요즘은 배우 인생도 어느 정도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렇다고 일을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 들어오는 작품을 잘 마무리하고 싶죠.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맺음도 중요하니까요. 삶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건 조금 달라졌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가족이 중요해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도 알게 됐고요. 그걸 깨닫고 나니까 마음이 훨씬 편해졌습니다.


오랜 세월 이야기를 탐험하다 끝을 고려하는 시점에 당도한 사람에게 이야기와 연기는 어떤 의미입니까

연기는 늘 신나는 탐험이었고 도전이었어요. 돌아보면 그게 약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독이 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앞으로 얼마나 더 배우를 할지 모르겠지만, 지금부터는 연기가 독이 아니라 약이 될 수 있도록 조금 더 편안하게, 조금 더 건강하게 해보려고요.


핑크골드 케이스의 브라운 다이얼 땅부르 40mm 워치, 캐시미어 블렌드 가스통 재킷과 팬츠, 크루넥 톱은 모두 Louis Vuitton.

핑크골드 케이스의 브라운 다이얼 땅부르 40mm 워치, 캐시미어 블렌드 가스통 재킷과 팬츠, 크루넥 톱은 모두 Louis Vuitton.

앞으로 이 세상에 어떤 좋은 이야기를 하는 좋은 배우가 되기를, 여전히 꿈꾸나요

어우, 좋은 배우 안 돼도 돼요(웃음). 어릴 때 어른들이 그러잖아요. “우리 때는 이런 배우가 있었어.” 우리는 그 배우를 잘 모르지만 괜히 궁금해지고, 멋진 사람이었나 보다 생각하고요. 저도 그런 배우로 남으면 좋겠어요. 저와 동시대를 살아가는 분들은 제 영화와 공연을 보면서 저를 알지만, 시간이 흘러 제가 더 나이를 먹거나 배우를 안 하게 되면 다음 세대는 그렇지 않겠죠. 그런 시기가 왔을 때, 황정민이 그들에게도 근사한 배우로 소개될 수 있으면 감사할 것 같네요. 좋은 배우든, 얼굴이 ‘술 톤’인 배우든, 시퍼런 배우든, 뭐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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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패션 에디터 이하얀
  • 피처 에디터 전혜진·정소진
  • 사진가 김희준
  • 스타일리스트 이혜영·최진영·윤애리
  •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규원·임정호·이선영
  •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미현·이승윤·원조연
  • 네일 아티스트 박은경
  •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
  • 아트 디자이너 이소정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
  • 어시스턴트 임주원·심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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