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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도심에서 한국 브랜드를 발견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특별하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감도 높은 브랜드 아모멘토(AMOMENTO), 얼바닉30(URBANIC30), 투티에(Tout Y Est)가 차례로 도쿄에 플래그쉽 스토어를 열었고, 이번 달에는 더현대가 하라주쿠에 첫 해외 매장을 오픈했습니다. 짧은 팝업으로 가능성을 시험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브랜드의 세계관을 오롯이 담은 공간으로 일본 MZ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는 한국 패션 브랜드예요.
사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본에서 한국 패션은 ‘K-팝 아이돌이 입는 옷’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인식은 많이 달라졌어요.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빚어온 취향은 하나의 패션 트렌드가 되었고 전세계의 주목을 받게 되었습니다. 미니멀한 실루엣, 담백한 색감, 과하지 않은 디테일, 빈틈없는 만듦새가 바로 그 비결이에요.
이런 흐름을 따라 일본 MZ세대들도 자연스레 한국 브랜드를 선호하게 됐고 서울의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동경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습니다. 서울이 트렌디한 도시로 떠오르면서 한국 브랜드 역시 도시의 감각을 가장 선명하게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었죠.
흥미로운 점은 한국 브랜드들이 매장을 열기 위해 선택한 장소입니다. 에비스, 아오야마, 하라주쿠, 오모테산도 등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들이 경쟁하는 거리에 터줏대감 마냥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은 것인데요. 이는 단순한 K-패션 붐을 넘어 일본 소비자들에게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인정받기 시작했다는 의미예요.
최근 도쿄에 문을 연 한국 브랜드 매장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매장 자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취향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인데요. 가구와 조명, 음악, 향까지 브랜드가 추구하는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매장이 브랜드 자체를 경험하는 갤러리가 되게끔 이끌었습니다. 이는 오래전부터 편집숍과 라이프스타일 스토어 문화에 익숙해진 일본 소비자들에게 매우 익숙한 방식이기도 하죠.
더현대의 도쿄 진출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백화점을 단순한 유통 공간이 아니라 한국 브랜드를 소재로 한 큐레이션 플랫폼으로 수출하는 것이에요. 소녀 감성을 품은 로라 로라(Rolarola), 개성 있는 가방 브랜드 히에타(Hieta), 서울의 트렌드를 고스란히 담은 코이세이오(Coyseio), 세련되고 트렌디한 스탠드 오일(Stand Oil) 그리고 한국 젊은이들의 커피 문화를 담은 카멜 커피까지. 하라주쿠 오모카도 3층에 오픈한 더현대는 K-문화를 담은 굿즈까지 다양하게 소개하며 일본 MZ들에게 ‘한국의 지금’을 가장 빠르게 경험할 수 있는 창구가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도 가장 임대료가 비싸고 경쟁이 치열한 도심에 오프라인 스토어를 연 K-패션. 그들은 일본 시장에 장기적인 승부수를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K-패션의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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