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태어나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회화 작가
샹탈 조페(Chantal Joffe)의 첫 한국 개인전이 열린다. 캣워크 모델, 포르노 배우, 문학작품 속 주인공들을 화폭에 담아온 조페는 2004년
딸 에스메가 태어난 이후 딸과 그 친구들을 모델로 한 초상화를 선보여 왔다. 이번 전시 〈Teenagers〉는 십대들의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에너지를 다양한 크기의 캔버스에 담은 신작을 선보인다. 샹탈 조페의 개인적이고도 보편적인 그림들, 그 속의 인물들을 소개한다.
샹탈 조페는 유아 시절 에스메와 함께 있는 모습을 그린 자화상에서 모성애를 표현하곤 했다. 십대가 된 에스메는 해사한 미소를 짓던 아기에서 개성 강한 여자로 성장했다. 바라보는 이의 눈빛을 정면으로 받아내는 도전적인 표정, 어른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비밀을 감춘 듯한 제스처의 에스메를 관찰하는 일이 흥미를 유발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14살이 된 조카 알바. 중등학교에 입학한 알바가 교복을 입고 의기양양한 모습을 3미터의 대형 회화에 담았다. 영국에서는 이 시기부터 여성들이 자신의 강인함을 인식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작가는 모델이 가진 에너지와 분위기에 따라 캔버스의 크기를 결정한다. 아마존 전사처럼 당당한 알바는 거대한 크기의 캔버스에, 친밀한 관계의 인물들은 노트 크기 정도의 작은 그림에 묘사했다.
현재 12살인 벨라는 이번 전시에서 세 작품에 등장하는데 나이가 제각각으로 보인다. 십 대 아이들은 그렇게 종잡을 수없이 어린아이 같기도 하고 때로는 조숙한 여인처럼 보이기도 한다고 작가는 말한다.
흰 셔츠에 검은색 바지를 입은 남자가 한쪽 손에 머리를 괴고 삐딱하게 앉아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척 무료한 눈치다. 매혹적인 냉소가 배인 표정이 어쩐지 티모시 샬라메를 떠올리게 한다. 프레이저는 이번 전시에 포함된 유일한 남성 모델이다. 그는 에스메가 태어나기 불과 일주일 전에 태어난 친구의 아들이다. 지난 20여 년간 주로 여성을 그려온 이유에 대해 작가는 여성의 신체와 제스처, 풍부한 표정이 딱딱하고 무감한 남성보다 회화적 대상으로 더 알맞다고 생각해서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프레이저의 섬세한 표정을 화폭에 담았다. 또, 질풍노도의 시기를 거치며 평생 알고 지낸 에스메와 프레이저의 관계에 문득 끼어든 어색함을 작은 캔버스에 묘사한 그림도 있다.
장소 리만머핀 서울
기간 2020년 11월 12일 ~ 2021년 1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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