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엔 확진!!! 참 허무했어. 지난 2년 동안 그렇게 닦고 또 닦고, 대인관계에 지장 줄 정도로 사람도 거의 안 만나고, 소독제와 마스크를 끼고 살면서, 내 주변 그 누구보다도 ‘유난’을 떨었던 내가! 그것도 우리 집안 1호 확진자가 될 거라고 누가 예상했겠어! 요즘은 ‘눈만 마주쳐도 전염된다’, ‘가까운 사람 중에 확진자가 없으면 왕따다’라고 얘기할 정도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확진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부스터 샷을 접종한지 한 달 반 만에 확진되는 건 너무 하잖아 정말! 허무함과 상실감을 넘어 알 수 없는 배신감까지 드는 동시에 이 묘한 후련함은 또 뭔지. 평소에 건강과 질병에 대해 그렇게 잔소리를 해대던 내가 먼저 걸려버려서 민망하긴 하지만, 아무리 쓸고 닦고 난리를 쳐도 피할 수 없었던 코로나 투병기를 전할게. 백이면 백, ‘누가 감기라고 했어?’라고 말할 정도로 많이 아프고 증상이 다양한데, 일반 관리 군들은 알아서 재택 치료를 해야 하니 많이 아는 게 힘이야!
피로감이 심하고 혓바늘이 돋은지 일주일째 되던 날, 몸살과 기침이 스멀스멀 시작되길래 집에서 자가 검사 키트를 했는데 음성이었어. 하지만 밤에 자면서도 끙끙댈 정도로 몸살이 확 심해지길래 뭔가 심상치 않음을 직감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동네 병원을 찾아가 신속 항원 검사를 했더니 확진! 평소와는 확연히 다른 컨디션이라 어느 정도 예상을 하긴 했지만 막상 양성 판정을 받으니 심경이 복잡해지더라고. 병원에서 바로 약을 처방받고 집에 들어와 안방에 격리되면서 재택 치료를 시작했지. 첫날은 타이레놀만으로도 통증이 잘 잡혔고, 열도 나지 않아서 견딜만했어.
+ 복용 약 항생제, 타이레놀, 진해거담제, 목에 뿌리는 베타딘 스프레이
자기 직전에 진통제를 복용하고 잤는데도, 이른 새벽에 잠이 깰 정도로 몸살이 심해져서 끙끙대면서 일어나 타이레놀을 털어 넣었어. 빈속에 약을 먹을 때는 위장장애가 적은 타이레놀이 제일 안전하거든. 그런데 약발이 잘 듣질 않는 거야. 전신 근육통이 심하고 열도 점점 오르길래 부루펜을 교차 복용했는데도 통증이 잘 잡히지 않아서 오전 내내 몸살로 힘들었어. 오후에는 몸살이 줄어드는 대신 두통이 심해지길래 탁센까지 약을 추가 복용했어. 하루 종일 타이레놀과 부루펜, 탁센을 2~3시간 간격으로 교차 복용하면서 진통해열제를 때려 부었는데도 체온이 37.5도 아래로는 안 떨어지는 걸 보니 열이 꽤 높았던 거 같아. 자기 전까지 몸살과 두통을 반복하면서 약간의 콧물과 기침이 시작됐고, 팔과 상반신에 오돌토돌한 발진이 돋기 시작했어.
+ 복용 약 항생제, 진해거담제, 타이레놀, 부루펜, 탁센, 베타딘 스프레이
아침에 일어나니 몸살과 두통이 없어져서 한시름 덜었는데, 대신 콧물과 기침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어. 비염이 터질 때처럼 코가 간질간질하면서 재채기가 나고 콧물이 죽죽 흐르더라고. 목이 간질간질하면서 기침도 계속 터지고, 점점 목이 아프고 목소리도 변하기 시작하길래 대리처방으로 병원 약을 새로 받아 왔어. 콧물과 기침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급격히 늘었다는 얘기를 듣고 의사 선생님이 콧물 기침약을 세게 추가해 준 덕분에 이날 밤부터 바로 증상이 호전되기 시작했어.
+ 복용 약 항생제, 타이레놀, 부루펜, 탁센, 베타딘, 기침 패치,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스테로이드제 추가
컨디션은 한결 나아졌는데, 목이 확 잠겨버렸어. 말을 좀 많이 하면 목이 확 쉬고 아프더라고. 콧물이 줄어든 대신 끈적한 가래가 늘어나면서 기침을 할 때마다 가래 덩어리가 뱉어졌고, 끈적한 가래가 목뒤에 잔뜩 붙어있어서 눕기만 하면 기침이 터졌어. 자면서도 수시로 기침을 하느라 잠을 설쳤지.
꺼끌거리고 아프던 목 상태가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졌고 목소리도 조금 돌아왔어. 몸살이나 열이 없어서 이날부터는 처방받은 약에서 진통해열제를 빼고 먹었어.
기침은 많이 줄었는데 가래는 여전히 많은 상태야. 컨디션이 나아져서 많이 움직이기도 했고, 아이와 신랑이 릴레이 확진되는 바람에 ‘환자’가 아닌 ‘간호’ 모드로 바뀌어서 그런지 피로감이 심해졌어.
기침할 때 가끔 가래가 튀어나오는 거 말고는 큰 증상은 없었어. 재택 치료가 끝난다고 생각하니 집안 소독부터 떠오르길래 온라인으로 소독기와 소독약을 구입하고, 자정에 격리 해제!
보통의 아침 컨디션인 걸 보니 일주일의 재택 치료가 끝났다는 게 더 실감 났어. 피부 발진도 이날부터 눈에 띄게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발진이 들어갔다는 건 병이 호전되었다는 신호이기도 해. 결론은 최소한 일주일은 꼬박 아프고 힘들어야 회복된다는 거지! 대부분의 확진자가 격리 해제 후에 잔기침을 호소하는데, 나 역시 기침은 많이 남아있는 상태였어.
피부 발진이 완전히 들어가지 않았는데, 다른 확진자들도 발진이 몇 주씩 지속됐다고 하니 마음을 내려놓아야겠어. 발진보다도 가래 때문에 힘든데, 열흘이 훌쩍 지난 지금도 목뒤에 붙어있는 찐득한 가래가 없어지질 않아서 병이 다 나은 것 같지 않은 찝찝한 기분이야. 잔기침이나 가래는 일주일의 확진 격리 기간 후에도 보통 1~2주 이상씩 지속됐다고 하니 이 또한 마음을 내려놓는 걸로!
1. 확진자로 등록되면서부터 일주일간 병원 진료비와 약 값이 무료 집중 관리 군이 아닌 일반 관리 군으로 들어가면 알아서 재택 치료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니까 본인의 증상에 맞게 약을 잘 처방받아서 복용해야 해. 치료 기간에는 본인의 증상을 잘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고, 처방받은 약을 2~3일 먹어도 차도가 없거나 증상이 심해진다면 증상에 맞게 약을 다시 처방받도록 해. 무증상자가 아니고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약 없이 버티기 힘들고, 낫기 힘들다는 결론이니 본인의 증상에 맞게 스스로 알아서 잘 대처하는 것이 재택 치료의 키포인트야! 필요하면 재택 치료 중에도 대면진료가 가능한 병원이 있으니 찾아보고 가면 되고.
2. 통증과 열이 심할 때는 해열진통제를 교차 복용 해열제를 먹었는데도 열이 안 떨어지거나, 열이 조금 떨어졌다가 금세 다시 오를 때는 다른 계열의 해열제를 2시간 텀으로 복용하면 돼. 아세트아미노펜과 부루펜 계열의 약을 2~3시간 간격으로 교차로 복용하면, 한 가지만 복용하는 것보다 해열이나 진통 효과가 좋아. 같은 계열의 진통제는 최소한 4시간 이상 텀으로 복용해야 하는 것도 참고하고.
3. 기침이나 후각, 미각 상실 등의 코로나 후유증은 3주 정도 지속 코로나가 가벼운 감기와는 확연히 다른 게,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졌네’라고 느낄 정도로 아주 조금씩 차도가 있더라고. 후유증이 지속되더라도 조금씩이라도 점차 나아지면 자연스럽게 회복이 되는 거고, 전혀 차도가 없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꼭 가봐야 해.
4. 피부 발진도 코로나 증상 중 하나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일부 환자들에게서 피부 발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야. 영국 조사에 의하면 코로나 감염자의 20% 정도가 피부 발진을 보였다고 하니 꽤 흔한 증상이라고 볼 수 있지. 발진의 형태도 다양해서 땀띠같이 오돌토돌한 모양의 발진, 넓게 퍼져서 튀어나오는 두드러기 발진, 동상같이 붉은 반점이 생기며 따가운 발진 등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하니 참고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