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적인 정원_인싸 전시 #26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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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정원_인싸 전시 #26

남산 자락의 아이코닉한 전시 공간 피크닉이 봄부터 가을까지 6개월간 정원으로 탈바꿈한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1.05.14
포스터에서 이번 전시의 주제와 성격을 알 수 있다. 문제적 작가이자 열정적인 가드너였던 카렐 차페크가 1929년 펴낸 가드닝 분야의 고전 〈정원가의 열두 달〉의 오리지널 삽화가 들어갔다.  작가의 형이자 함께 정원을 가꾼 요제프 차페크가 그린 정원가의 모습은 식물을 가꾸는 행위가 지닌 의미를 소탈한 제스처와 삼삼한 위트로 담아낸다. 피크닉의 〈정원 만들기 GARDENING〉는, 한 조각의 땅을 돌보는 일은 이 커다란 지구 정원의 연결성을 회복하는 작지만 의미 있는 행동이라는 것을 차분하게 주장하는 전시다.
완만한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만나는 피크닉의 오렌지빛 파사드는 초록 식물과 어우러져 싱그러운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완만한 비탈길을 미끄러져 내려가며 만나는 피크닉의 오렌지빛 파사드는 초록 식물과 어우러져 싱그러운 계절이 왔음을 알린다.

피크닉의 〈정원 만들기〉 포스터.

피크닉의 〈정원 만들기〉 포스터.

전시는 ‘잡것’과 ‘날것’의 재료로 특유의 미학을 펼치는 설치미술가 최정화의 기념비적인 채소 조각 섹션으로 시작해 피크닉의 내외부와 산책로까지 이어지며 리드미컬한 동선으로 구성했다. 울긋불긋 인공미를 과장한 판타지 정원에서 나오면 최근 자연주의 정원 트렌드를 이끄는 김봉찬, 신준호 정원가의 원시림 정원을 거닐고 땅속 세계를 체험하는 4채널 영상이 루핑 되는 흙더미를 지나며 오감이 깨어난다. 
 
통생명체라는 뜻의 ‘Holobiont’를 제목으로 삼은 최정화의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 Holobiont〉. 생물학의 개념을 예술적으로 전유하여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환기한다.통생명체라는 뜻의 ‘Holobiont’를 제목으로 삼은 최정화의 〈너 없는 나도, 나 없는 너도 Holobiont〉. 생물학의 개념을 예술적으로 전유하여 모든 생명이 연결되어 있음을 환기한다.
인간이 보다 커다란 자연 공동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김봉찬과 신준호의 〈어반 포레스트 가든〉. 인간이 보다 커다란 자연 공동체의 일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김봉찬과 신준호의 〈어반 포레스트 가든〉.
 
땅에서 쉽게 관찰 가능한 흙이나 메마른 나뭇잎, 이끼 등을 렌즈로 촬영한 다음, 3D 가상 공간에 배치한 구기정의 〈초과된 풍경〉.

땅에서 쉽게 관찰 가능한 흙이나 메마른 나뭇잎, 이끼 등을 렌즈로 촬영한 다음, 3D 가상 공간에 배치한 구기정의 〈초과된 풍경〉.

너도나도 ‘플랜테리어’를 시도하는 요즘 정원의 본질적인 가치를 성찰하는 ‘정원가들’ 섹션이 가장 인상 깊었다. 가드닝이라는 건 계절의 순환에 맞춰 묵묵히 흙을 일구는 육체노동이며 그 속에서 생명을 보살피기 위한 헌신이 곧 수행이자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인물들을 현대미술의 방법론으로 소개한다. 오늘날 정원 디자인 이론에 초석을 세운 거트루드 지킬을 소개하며 그가 정원을 구성하는 방식에 따라 샐비어, 붓꽃, 백합 등과 같은 식물 이름을 가진 물감으로 박미나 작가가 창작한 색면 추상 회화 작품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박완서, 에밀리 디킨슨, 헤르만 헤세, 정원 일을 사랑한 문인들과 텍스트의 구조와 배열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는 그래픽디자이너 박연주 작가의 작품을 연결하기도 한다. 세 작가의 문장들을 선택해 사각의 유닛 안에 ‘꽃을 심듯이’ 구성한 설치 작품이 창문에 나붙었다. 한국 조경의 선구자인 정영선 소장에 관한 집중 조명은 국립중앙박물관, 선유도공원 등 그가 작업한 방대한 공간에 대한 아카이브는 물론 직접 설계한 옥상 정원에서 만끽할 수 있다. 다종다양한 아이템이 재기발랄하게 갖춰진 아트 숍과 뉴욕 '하이라인 공원' 조경 설계로 유명한 조경계의 슈퍼스타 피트 아우돌프에 관한 다큐 영화 〈다섯 계절: 피트 아우돌프의 정원〉 독점 상영도 놓치지 말 것.  
 
10월 24일까지
피크닉  
 
그래픽디자이너 박연주가 전시에 소개된 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재구성한 설치 작업 〈행운목〉.

그래픽디자이너 박연주가 전시에 소개된 문학 작가들의 작품을 재구성한 설치 작업 〈행운목〉.

정영선 조경가의 철학을 보여주는 아카이브와 옥상 정원. 정영선 조경가의 철학을 보여주는 아카이브와 옥상 정원.
전통 가드닝 방식에서 벗어나 곤충과 새들이 찾아오는 친환경 정원을 제시한 자연형 식재의 선구자로 불리는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와 다큐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통 가드닝 방식에서 벗어나 곤충과 새들이 찾아오는 친환경 정원을 제시한 자연형 식재의 선구자로 불리는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와 다큐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통 가드닝 방식에서 벗어나 곤충과 새들이 찾아오는 친환경 정원을 제시한 자연형 식재의 선구자로 불리는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와 다큐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전통 가드닝 방식에서 벗어나 곤충과 새들이 찾아오는 친환경 정원을 제시한 자연형 식재의 선구자로 불리는 피트 아우돌프의 스케치와 다큐 영화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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