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코로나19 치명률이 가장 낮은 나라 중 하나가 한국이라며 우리가 엔데믹을 맞는 세계 최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의과대학 전염병 전문의 모니카 간디 교수는 매체에 이 같이 말하며 높은 백신 접종률, 공중 보건 시스템에 대한 높은 신뢰가 팬데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요인이라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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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크론 유행 이후 한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세계 1위 수준으로 급증했습니다. 그간 믿어 왔던 K-방역에 대한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죠. 하지만 팬데믹을 엔데믹으로 이끄는 핵심은 확진자의 중증화율을 낮추는 겁니다. '접종 완료' 기준인 2차 접종을 마친 사람은 한국 전체 인구의 86.7%에 달해요.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에 비해 치명률이 현저히 낮은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의 백신 접종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당국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을 지난 것으로 판단되면 감염병 등급을 1급에서 2급으로 낮출 계획입니다. 현재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마지막일 수도 있죠.
이처럼 코로나19의 위력이 약해지고 있는 듯한 상황인데다가, 주변에 하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니 크게 조심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어요. 그러나 우리 모두가 처음 접하는 이 바이러스의 영향력을 누구도 장담할 순 없습니다. 최대한 조심해서 안 걸리는 것이 안전하다는 말입니다.
실제로 완치자(음성 판정/격리 기간 충족)들의 후유증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10월 코로나19 장기 후유증을 '롱 코비드'라고 명명했는데요. 이는 코로나19에 걸렸거나 걸렸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이 최소 2개월에서 3개월 이상 다른 진단명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겪는 것입니다. 비슷한 현상을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각각 '포스트 코비드 컨디션', '포스트 코비드 증후군' 등으로 부르고 있어요.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한국에서도 '롱 코비드'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피로감, 호흡 곤란, 건망증, 수면장애, 기분장애 등입니다. 감기처럼 가볍게 앓고 지나간 확진자들도 이 같은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방역에 쏟았던 힘을 후유증 극복에 투입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