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채식주의자를 '비건'이나 '베지테리언'이라 부르고 이들이 아예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여기엔 다소 오해가 있습니다. 채식주의의 세계는 꽤 복잡하거든요. 일단 같은 의미로 통용되는 비건과 베지테리언도 다릅니다. 베지테리언은 말 그대로 채식주의자, 식생활에서 여러 방식으로 동물을 먹지 않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비건은 삶 전반에서 동물을 착취해서 얻는 것들을 배제하는 사람들이죠. 베지테리언은 비건의 하위 개념이라고 봐도 좋을 듯합니다.
다만 인간은 본디 잡식성이기 때문에 완벽한 채식주의를 고수하기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래서 달걀까지 먹는 '오보', 유제품은 먹는 '락토', 둘다 섭취하는 '락토-오보'까지도 꽤 엄격한 채식주의자로 봅니다. 이 다음 단계가 '폴로', '페스코', '폴로-페스코' 등인데요. 각각 가금류 등의 백색육, 어패류, 혹은 둘 다 허용하는 채식주의입니다. 이들 중에는 특히 소의 방귀와 트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많죠. '플렉시테리언'은 동물권과 환경 등을 보호하기 위해 채식을 지향하고 육식을 지양하는 이들입니다. 하지만 정 필요한 경우엔 '되도록 하지 않는' 범위에서 고기를 먹기도 하고요.

이효리가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힌 후 스타들 사이에서도 채식주의 언급이 잦아졌는데요. 이하늬, 김효진, 임수정, 윤승아 등이 동물 복지와 환경에 관심을 갖는 라이프스타일과 채식을 지향한다고 알렸죠. 최근엔 전효성이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채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습니다. 영상에서 그는 서울 이태원의 한 비건 식당을 방문했어요. 이 자리에서 전효성은 "2020년도에 비가 한 달 이상 내내 내린 적이 있다. 그런 걸 한 번도 겪어본 적 없었다"라며 "그 당시 라디오를 하고 있어 출퇴근을 혼자 했기 때문에 기후 변화가 확 와닿더라. 그때 심각함을 느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어 "그때 심각성을 너무 크게 느껴서 '뭐라도 해야겠다' 마음 먹었다"라며 육식을 줄이고, 텀블러를 항시 휴대하며 생활용품도 천연 제품으로 바꾸는 등의 노력을 했다고 털어 놓았는데요. 그는 "완벽하지 않아도 좋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라며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조금씩 해나가면 지구에 큰 도움의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전효성의 말들을 왜곡한 악성 댓글들이 쏟아졌다고 해요. 그에게 완전무결한 비건을 강요하는 조롱성 비난에 결국 전효성은 "저는 베지테리언이 아닌 플렉시테리언"이라는 해명 아닌 해명을 하고 말았습니다. 사실 그는 스스로를 비건이라 칭한 적도 없고, 소를 먹지 않는게 아니라 줄이고 있다고 밝혔거든요. 전효성은 "꼭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러한 선택지도 있다는 것이 조금 더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 일상의 한 부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누군가에게 이런 제 생각을 강요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제가 베지터리언 혹은 완벽한 비건이라는 오해 받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제 영상의 일부 혹은 캡처본의 일부만 보고 오해하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어요. 그의 말처럼, 모두가 할 수 있는 만큼 조금씩 해 나가는 것이 지나친 비관이나 완벽주의보다는 지구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변화는 한 순간에, 한 지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여러 지점에서부터 끝내 발생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