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주 뒤인 8월 10일은 말복입니다. 지난 두 번의 복날을 어떻게 보내셨나요? 채식 2년차 어시스턴트 에디터인 저는, 삼계탕 혹은 닭요리 대신 이렇게 복날을 맞이했습니다.


국물에 재료 본연의 맛을 끓어 올려주는 야채 스톡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흔히 사용하는 치킨스톡 대신 양파와 마늘, 파슬리, 시금치 등을 분말 형태로 만든 제품인데요. 치킨 스톡 못지않게 진하고 깊은 맛의 채수를 완성해 준답니다. 저는 이 제품을 활용하여 국물을 내고, 고추장과 고춧가루, 애호박, 버섯, 비건 만두 등을 더해 비건 만두전골을 완성했습니다. 무더운 여름날 뜨거운 삼계탕 한 그릇으로 몸 보신을 하듯,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만두전골로 영양을 든든하게 보충했어요. 맛은 훌륭했지만 속은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해서 더 좋았습니다.
만두 전골 외에도 야채스톡을 활용해 여러 국물 요리를 할 수 있으니, 본인만의 레시피로 비건 보양식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에세이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
채식을 하다보면 처음 만나는 사람과의 식사자리에서 꼭 듣는 말이 있는데요. “어쩌다가 채식을 시작하게 됐어?” “oo도 안 먹어?” 등의 질문입니다. 특히 치킨이나 삼겹살 등 한국인의 ‘소울푸드’를 안 먹는다고 말할 땐, 다들 그걸 어떻게 참을 수 있냐며 놀라곤 하죠. 그럼 저는 참는 것이 아닌, 먹고 싶지 않아서 안 먹는 것이라고 답합니다. 그리고 각자 싫어하는 음식이 하나쯤은 있을 텐데, 저는 그게 ‘고기’일뿐이라고 말하죠. 이런 관점을 관통하고 있는 책이 바로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입니다. 책에선 저처럼 비덩주의자 (고기 덩어리를 먹지 않는 채식)에서 페스코 베지테리언, 락토-오보, 비건 등 단계적으로 채식을 밟아온 저자가, 채식인으로서 겪었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동물권과 환경권을 생각하는 마음 하나로 식생활을 바꾸는 건 쉬우면서도 한 편으론 지속하기 정말 어려운 일이란 걸 잘 알고 있기에, 저자의 문장들에 공감이 많이 갔습니다. 논비건인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채식인들이 본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단순히 ‘고기를 안 먹는 것’ 이상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며, 이렇게까지 행동할 수밖에 없는 동물성 식품의 잔혹한 생산 과정을 알 수 있을 거예요.
무더운 여름에 마주한 책 〈그러면 치킨도 안 먹어요?〉는 같은 채식인으로서의 연대감과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닭이 (혹은 개가) 희생되고 있는 복날에 다시금 저의 가치관과 동기를 다잡게 해주었죠. 다가오는 말복에는 저처럼 비건 음식을 먹고 비건 관련 도서를 읽으며 몸과 마음을 더욱 건강하게 보충하는 건 어떨까요?


지난해 발표된 OECD의 글로벌 플라스틱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연간 4.6억톤에 달합니다. 3.5억톤 정도인 플라스틱 폐기물 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9%에 불과하죠. 플라스틱 폐기물의 50%는 위생매립지에서 처분 됐으며 19%는 소각, 22%는 불법 매립 혹은 불법 소각을 통해 육지 또는 수생 환경에 그대로 유출됐습니다. 이렇게 재활용 문제가 심각한 플라스틱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모든 육상 및 해양 동물보다 많아졌다는 사실.
이런 플라스틱은 피부 각질 제거에 효과가 있는 세안제나 치약 속에도 미세하게 존재합니다. ‘마이크로비드’라고 불리며 해양 오염의 경계 대상에 언급되기도 했죠. 그래서 저는 일반 치약 대신 제로웨이스트 샵에서 구매한 고체 치약을 사용합니다 고체 치약은 작은 사탕처럼 생긴 치약으로, 반으로 쪼개면 서서히 거품이 납니다. 생각보다 간편하고 상쾌하게 양치를 할 수 있으며, 다 사용한 후에도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에요.
그리고 고체 치약과 함께 사용하기 좋은 제품이 바로 ‘업사이클링 알약 커팅기’입니다. ‘지구샵’에서 판매하는 이 제품은 약 20개의 병뚜껑을 재사용해 만들었으며, 알약은 물론 고체 치약까지 편하게 쪼갤 수 있어 실용성이 높아요. 옵션에서 색상 계열만 선택하면 여러 형태로 마블링 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커팅기가 탄생합니다. 작은 사이즈로 휴대하기도 편해서 여름 휴가에 고체 치약과 함께 챙겨 가는 것도 좋겠죠?



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카페인 ‘얼스어스’. 서촌과 연남에 위치한 두 매장에선 플라스틱 빨대와 일회용 컵은 물론, 휴지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심지어 포장을 하려면 다회용기를 직접 가져와야 하죠. 이렇게 카페를 방문하는 손님이 조금의 번거로움 감수해야 하지만, 매일 오후면 디저트가 솔드 아웃 될 정도로 발길이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성수동에 두 번째 브랜드 ‘얼스케이크 베이크샵’을 론칭하기도 했죠.
2017년, ‘무포장 가게’라는 콘셉트로 문을 연 얼스어스의 대표는 동네 주민들이 ‘그릇을 직접 가져와 포장하겠다’는 말에서 지금의 포장 방식을 확립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현재 얼스어스에는 각양각색의 다회용기들이 모이죠. 일반 락앤락 통부터 김치통, 심지어 냄비까지. 얼스어스만의 기발한 포장 방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얼스어스는 베이킹 과정에서도 유산지나 비닐 등의 쓰레기를 만들지 않고 있어요. 덕분에 더욱 완벽한 제로웨이스트 카페를 추구할 수 있었죠. 맛도 훌륭한데 지구도 지킬 수 있는 디저트 카페라니. 이번 주말 서촌과 연남으로 약속을 계획하고 있다면, 얼스어스로 떠나보세요.
위치: (서촌점)서울 종로구 자하문로28가길 1
영업시간: 월~목 12:00-19:00 / 금~일 12:00-21:00
인스타그램: @earth__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