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21년 5월 5일, 세상에 첫선을 보인 이래 추상적인 조향과 그래픽적 보틀 디자인, 파격적 작명으로 전설적인 아이콘이 된 향수. 심플하지만 우아한 품격으로 프랑스 정신을 담고 있는 향이자 그 이상의 삶의 방식과 스타일을 대변한다.

No5 오 드 빠르펭, 50ml 17만9천원, 100ml 25만5천원, Chanel.
가브리엘 샤넬의 요청을 받은 조향사 에르네스트 보의 24가지 향수 견본 중 샤넬 여사가 직접 고른 ‘다섯 번째’ 샘플! No5는 그렇게 세상에 태어났다. 낭만적인 이름과 불필요한 스토리텔링을 버리고 새로운 프로파간다처럼 숫자 ‘5’라고 명명한 대담성, 황금비율의 직각 보틀, 그라스 지방의 메이로즈와 재스민에 알데하이드라는 합성 원료를 더한 전례 없는 조향, 변질 없이 향을 오래 보존하기 위해 수작업으로 진행하는 보틀 봉인 과정 ‘보드뤼샤쥬’까지.. No5를 설명하는 유일무이한 특징은 향수 역사에 한 획을 긋기에 충분하다. 샤넬 앰배서더로서 역사를 써 내려가는 배우 박서준과 스스로 전설이 된 No5의 만남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여성미의 진수를 표현하는 알데하이드 플로럴 부케 향. No5 오 드 빠르펭, 50ml 17만9천원, 100ml 25만5천원, Chanel.





재스민 앱솔루트와 로즈 에센스의 생기로 화려하게 빛나는 플로럴 프루티 노트의 향. 여성성이 강조된 부드러운 느낌의 샹스 오 땅드르 오 드 빠르펭, 50ml 17만9천원, 100ml 25만5천원, Chanel.

앰버와 머스키 어코드, 뉴칼레도니아산 샌들우드가 조화를 이루는 풍부한 아로마틱 우디 계열의 향. 강렬하고 신선한 향이 펼쳐진 뒤 샌들우드 향이 묵직하게 퍼지면서 풍부한 깊이감을 더한다. 블루 드 샤넬 빠르펭, 50ml 15만8천원, 100ml 22만원, Chanel.


신선하고 따스한 오리엔탈 우디 앰버 향을 지닌 코코 마드모아젤 오 드 빠르펭, 50ml 17만9천원, 100ml 25만5천원, Chanel.

코코 마드모아젤을 의인화한다면 장난기 가득하면서도 도발적이고, 자유분방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매력을 지닌 여성일 거다. 관능적인 앰버와 생동감 넘치는 오렌지 노트가 후각을 자극하면 재스민과 로즈 노트의 설렘 가득한 향을 지나 파촐리와 베티버 노트가 은은히 배어 나온다. 이렇게 한순간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다층적인 향의 레이어드를 통해 코코 마드모아젤이 표방하는 엉뚱하고도 대담한 여성상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을 것. 여기, 코코 마드모아젤의 양면적인 매력에 푹 빠진 박서준처럼.

가브리엘 샤넬 일대기에 빠질 수 없는 이정표 같은 사건을 향으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 샤넬 향수의 제조 기술과 오랜 경험, 장인 정신의 산실이기도 하다. 여타 브랜드는 물론, 샤넬 향수의 다른 라인업도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존귀함을 지니고 있어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컬렉션. 샤넬의 별자리이자 행운의 토템인 사자에서 영감을 얻은 ‘르 리옹 드 샤넬’. 까멜리아 꽃에서 영감을 얻은 ‘가드니아’. 샤넬 아파트와 부티크가 있는 ‘31 뤼 깡봉’. 가브리엘 샤넬의 연인에서 이름을 따온 ‘보이’. 하우스의 상징이 된 소재 ‘져지’ 등 총 18가지 향 중에서 박서준의 가치관과 그만의 개성, 스타일에 가장 잘 부합하는 향은 무엇일까.

1957년, 가브리엘 샤넬이 미국 댈러스에서 니먼 마커스 패션 어워드를 수상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베르가못과 아이리스, 시더와 허니, 파우더리 향이 만나 샤넬만의 시그너처 화이트 머스크 향을 발산하는 1957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 오 드 빠르펭, 75ml 32만원, 200ml 58만원, Chanel.

No5와 샹스, 블루 드 샤넬, 코코 마드모아젤, 레 젝스클루시프 드 샤넬 등 다채로운 컬렉션을 통해 샤넬이 추구하는 럭셔리의 본질을 탐험할 수 있는 전시
〈르 그랑 누메로 드 샤넬〉. 그곳에서 만난 배우 박서준은 화려한 막이 오른 뒤 무대에 오른 주인공의 면모를 풍기고 있었다. 물랭(Moulin)이라는 곳에서 노래를 부르며 코코(Coco)라는 애칭을 얻은 것이 변곡점이 돼 인생 2막을 펼친 가브리엘 샤넬과 오버랩되는 듯. 마치 시공이 휘어 두 아이콘의 만남이 실현된 것 같은 환상적인 순간을 〈엘르〉가 포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