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브랜드를 향한 공간적 모색 STOF
」
높이가 다른 두 채의 한옥이 맞붙어 이뤄진 독특한 와인 바 ‘산수인’.
오랜 영감이 된 장소가 있다면
스토프가 만들어온 공간이 언제나 직접적인 영감이 된다. 완성된 프로젝트가 사람들에게 어떤 식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부족한 부분은 무엇인지 확인하는 과정이 우리 프로세스를 강화해 주고 가장 큰 영감으로 와 닿는다.

카페이자 셀렉트 숍이며 문화공간인 mtl의 다양한 정체성을 균형 있게 녹인 mtl 동탄과 벨(Vel) 체어.
세루리안 인사와 mtl 동탄, BKID 사옥. 조금 더 복합적인 개념으로 접근하며 실현할 수 있었던 프로젝트들이다.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꽉 차 있는 공간보다 다양한 산업과 프로그램이 공존하는 프로젝트를 좋아한다. 로스터리 카페 브랜드인 세루리안은 파란색을 키 컬러로 전개한 공간을 선보인 바 있지만, 우리가 맡은 인사동 지점은 세루리안이라는 키워드를 좀 더 다른 방식으로 구현했다. 인사동에서 볼 수 있는 세루리안은 무엇일지 고민했다. 인사동에는 한옥이 많고, 대부분의 한옥에는 아주 작게라도 마당이 존재한다. 이 마당에서 보이는 하늘을 세루리안이라고 생각했다. 마당에서 보이는 하늘을 제외한, 세루리안 인사의 모든 공간에서 색채를 뺐다. mtl은 셀렉트 숍으로 시작된 브랜드다. 독일의 보난자 커피를 취급하기 시작하면서 카페로 인식되기 시작했는데 사실 세미나도 이뤄지는 문화공간이다. mtl이라는 공간, 브랜드가 지닌 역할들이 수평적인 관계를 이루며 존재한다고 생각했고 ‘mtl 동탄’ 에서는 이것 중 무엇 하나 두드러지지 않고 서로 균형이 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담았다. mtl 동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가구 벨(Vel) 체어를 제작했는데 같은 각도로 구부러진 나무 패널이 서로 교차하며 기대면서 하나의 의자가 되도록 고안했다. 벨(Vel)이라는 단어는 네덜란드어로 ‘과일껍질’이라는 뜻이다. 깎은 과일의 껍질이 겹겹이 쌓여 있는 모양을 생각했다.

카페이자 셀렉트 숍이며 문화공간인 mtl의 다양한 정체성을 균형 있게 녹인 mtl 동탄과 벨(Vel) 체어.
인도네시아 발리에 약 800평 규모의 공간을 만들고 있다. 다섯 개의 레스토랑 브랜드가 하나의 여정처럼 이어지는 독특한 장소다. 미국의 맨해튼에 진출할 한국의 커피 브랜드 매장, 보난자 커피가 한국에 진출하며 오픈할 명동 롯데백화점 명품관 내 매장, 코오롱과 진행 중인 브랜드 등이 있다.

BKID의 사옥.
2013년 무렵에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클라이언트가 어딘가에서 찍은 이미지를 레퍼런스로 보여줬다면 지금은 구글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대화하게 된다. 이미지에 대한 접근이 무척 쉬워졌다. 이미지 보급이 원활해진 만큼 어떤 공간을 필요로 하는 개인의 기준도 높아졌고, 등장하는 공간의 퀄리티도 상향 평준화됐다. 이제는 이야기를 만드는 태도가 필요한 때다. 공간 디자인은 더 이상 벽으로 가로막힌 실내에서 예쁜 이미지를 보여주는 일이 아니다. 다양한 방향성을 모색하고 이를 잘 전달하는 방법을 찾은 공간이 ‘좋은 공간’으로 남을 것이다. 크리에이터에겐 이에 맞는 소양이 필요하다.

폰트 문래.
근래 F&B 브랜드와 작업이 잦았다. 앞으로 주거 프로젝트 등 더욱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작업을 쌓아가면서 작가나 엔지니어 등 다른 분야의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면서 기술과 아이디어의 융합을 통해 다양한 공간 가능성을 찾아보고 싶다. 스토프를 인테리어 디자인이라는 카테고리에 가두고 싶지 않다.

세루리안의 키 컬러인 파랑을 실제 하늘이 보이는 뷰로 표현한 세루리안 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