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에겐 좋은 사람들이 있다_돈쓸신잡 #57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우영우에겐 좋은 사람들이 있다_돈쓸신잡 #57

인간관계 역시 알고리즘이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2.08.05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말 그대로 '우영우 신드롬'이다. 어딜 가든 우영우 얘기를 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변호사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는 고래처럼 유유히 전 세계로 향하는 중이다. 이 드라마는 20개 국가에서 넷플릭스 순위 1위를 기록했다.
나는 비교적 이 작품을 뒤늦게 보기 시작했다. 왜 많은 사람이 우영우에 푹 빠졌는지 금세 이해했다.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의 로스쿨 동창이자 로펌 동료인 최수연은 "학창 시절 때도 어차피 일등은 우영우였어"라고 말한다. 회전문 하나를 통과하지 못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지만, 법정에서만큼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억울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우영우. 세상의 편견을 시원하게 뒤집는 우영우의 분투를 보며 나는 자연스럽게 그를 응원했다. 
그런데, 이 드라마에는 우영우만큼이나 놀라운 사람이 있다. 우영우의 직속 상사 겸 시니어 변호사인 정명석이다. 그는 처음 우영우를 마주했을 때 그동안 장애인에게 갖고 있었던 편견을 그대로 드러냈다. 하지만 금세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인정했고 바로잡았다. 또한 우영우가 가진 능력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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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삶을 결정하는 요소는 많다. 그중에서도 '어떤 시기'에 '누구와 만나느냐'가 많은 것을 바꾼다.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속담이나 사자성어는 너무 많아서 다 나열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가까운 지인 5명의 평균이 바로 당신이다'라는 말이 있다. 다행히 우영우 주변엔 자상한 아버지를 포함해 사려 깊은 직장동료들이 있고, 이런 사람들이 우영우를 빛나게 한다. 살면서 정명석과 같은 사람을 몇 명만 만나도 복 받은 삶이다. 인간관계 역시 알고리즘이다. 가급적이면 내게 이로운 알고리즘 안에서 살아가는 게 좋다.
 

"해봐"라고 말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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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지금까지 살면서 귀인을 몇 번 만났다. 당시엔 잘 모른다. 하지만 돌아보면 그 사람들은 내게 귀인이었다. 그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내가 무언가에 도전할지 말지 망설일 때 "뭐해? 그럴 시간에 한 번 해봐"라며 좋은 방식으로 등을 밀어준 사람들이다.
어느 날 텔레비전을 보는데 배우 이시언과 그의 친구가 나왔다. 이시언의 친구가 딱 내가 말하고 싶은 귀인의 표본이다. 이시언은 무명배우 시절 오랫동안 월세살이를 했다. 그의 친구는 이시언에게 미래를 대비해서 주택청약에 가입하라고 권유했다. 이시언은 그게 뭔지도 모르고 일단 친구 말을 따랐다. 어느 날 한 아파트 분양 공고가 뜨자 친구는 이시언에게 청약을 넣어보라고 등을 떠밀었고, 결과는 당첨이었다. (정작 본인은 떨어졌다) 이시언은 중간에 분양권을 팔려고 했지만, 친구는 뜯어말렸다. 결국 이시언은 6억에 그 아파트를 분양받았고, 입주까지 했다. 현재 그 아파트 가격은 3배 정도 올랐다.
타인의 멱살을 잡아서라도 그 사람을 진흙탕에서 빼내 양지로 향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다. 살면서 이런 귀인을 만나는 건 큰 행운이다. 반대로 "그거 하지 마" "해봤자 뭐 하냐?" "네가?" 이런 말을 남발하는 사람만큼은 가까이 두지 않는 편이 좋다.
 

질투를 잘 관리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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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일단 질투를 느끼면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한쪽은 '부럽다. 나도 저 사람이 이룬 걸 해내고 싶다'라면서 질투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활용한다. 하지만 '쟤가 나랑 다른 게 뭐냐? 뭔가 이상하다'라면서 상대방이 이룬 성과를 깎아내리려는 사람도 많다. 당연히 전자의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개인의 발전에 이롭지만,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이진 않다. 당장 끓어오르는 질투심을 주체 못 하며 옳지 않은 선택을 내리곤 한다. 드라마 우영우에서 '권모술수 권민우'는 어떤가. 그는 우영우에게 느낀 질투를 비생산적인 방식으로 사용하려다 제 덫에 걸린다.
글 서두에서도 썼지만 가까운 사람들의 평균이 바로 나 자신이다. 그렇다면 가까운 사람이 질투심이 날 정도로 잘 되는 게 좋을까, 아니면 질투 대신 동정심을 가질 수 있도록 그 사람들이 잘 안 되는 게 좋을까? 잘 생각해 봐야 한다. 나랑 가까운 사람이 잘 된다는 건 그만큼 본인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강력한 증거다. 반대로 주변에 암담한 상황을 마주한 사람만 있다면 본인 역시 부정적인 영향을 받기 쉽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질투심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서 이 감정을 좋은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편이 좋다. 질투가 꼭 나쁘다는 게 아니다. 질투는 때론 한 사람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강력한 부스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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