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nsplash
그런데, 이 와중에 많은 사람이 '지금 여행을 가는 게 가성비 좋을 텐데!'라고 생각하는 나라도 있다. 바로 일본이다. 이유는 하나다. 엔화 가치가 역대급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현재 원/엔 환율은 900원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물론, 반일 감정 때문에 일본 여행 가는 걸 탐탁지 않게 보는 사람도 많다. 그냥 데이터만 보자. 2001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여행지는 일본이다. 조만간 개인 자유 여행 규제가 풀리고 그때도 엔저 기조가 지금처럼 유지된다면 일본을 찾는 한국 관광객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환율(돈)의 힘은 강하다.
엔화 가치가 급락한 이유
」
unsplash
그런데, 일본의 엔저 현상은 조금 다른 케이스다. 일본은 오히려 시중에 돈을 더 푸는 중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도 일본은 대응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 아등바등 애쓰는 와중에 오히려 일본은 엔화의 가치를 약화하는 정책을 펼친다. 왜 그럴까?
복잡한 이유가 있지만, 본질은 일본 경제가 저성장 늪에 오랫동안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면 소비는 더 얼어붙고, 기업은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결국 '경제 성장'에 방점을 찍은 일본은 금리를 올리기보다는 시중에 돈을 더 푸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엔저 현상에 대응하는 기업, 큰손들
」
unsplash
또한 이 기회에 일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큰손들 역시 도쿄로 몰려들고 있다. 최근 홍콩의 한 부동산 중개 업체는 '도쿄 부동산 임장' 투어 상품까지 기획했다. 6일짜리 투어 참가비만 2000만 원이다. 운전기사가 모는 벤틀리를 타거나 혹은 헬리콥터를 타고 도쿄 부동산을 둘러보는 것이 투어의 핵심이다.
섣부른 투자는 금물
」
unsplash
하지만 누군가는 그래도 기회를 잡으려 애쓴다. 자본주의 사회의 장점은 평범한 사람들 역시 거대한 경기에 참여하도록 입장권을 준다는 점이다. 소액으로도 엔저 현상에 베팅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지금 엔화를 사뒀다가 훗날 엔화 가치가 올랐을 때 파는 것이다. 또 다른 방법도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한 일본 및 엔화 관련 ETF에 투자하는 것이다. 일본 정부가 엔저를 고집하는 건 자국 수출 기업들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다. 이런 기대감 때문에 올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일본 증시 하락폭 역시 크지 않았다.
다만, 엔화 투자를 결정하기 전 고려해야 할 점도 있다. 일본의 엔저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달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가 아니다. 엔저 덕분에 분명히 이득을 보는 일본 수출 기업도 있겠지만, 물가 상승으로 인해 고통받는 내수 기업의 한숨 역시 일본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리와 환율은 경제를 움직이는 강력한 재료다. 다만 평범한 개인이 이 거대한 흐름을 시시각각 체크하면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건 매우 어렵다. 경제란 명확한 공식이 적용되는 기계가 아니라 어디로 튈지 모르는 거대한 생물체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