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된 tvN 〈뜻밖의 여정〉에서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시상자로 나선 그의 현지 뒷이야기가 그려졌습니다. 윤여정의 매니저로 이서진이 따라 붙었죠. 같은 소속사에서 오랫동안 인연을 이어 온 두 사람의 좌충우돌 케미는 1화부터 웃음을 선사했고요.

이날 윤여정은 드레스를 고르던 중 자신에게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안겼던 지난해 오스카 시상식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뜻밖의 상이었다"라고 말문을 연 후 "아무것도 아닌 내게 누가 옷을 협찬하겠나. 드레스 오퍼가 들어온 게 없었다"라고 밝혔어요.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는 협찬할 수 없다고 하더라. 어쩌겠나, 세상이 그런걸. 오스카라는 데가 자본주의의 꽃이자 끝판왕이더라"라며 "우리 아들은 그냥 집에서 입던 거 갖고 가라고 했다. 그동안 드레스는 다 내가 산거라 내가 갖고 있다. 나는 협찬 아무도 안 해줬다"라고 의외의 사실을 전했어요.

이어 "제일 코피 흘리고 산 건 10여 년 전 칸 영화제 당일 구입한 드레스"라고 했는데요. 윤여정이 직접 가져간 드레스가 막상 잘 어울리지 않자 영화제 몇 시간 전 스태프가 드레스를 구했고, 이를 윤여정 개인 카드로 구매했다고 해요. 당시 가격은 4500유로. 현재 환율 기준으로 약 600만원 정도입니다.

윤여정의 '내돈내산' 패션 이야기는 계속됐습니다. 제작진이 "제일 비싸게 산 옷이 얼마냐"라고 묻자 그는 20년 전 SBS 드라마 〈작별〉 의상으로 산 샤넬 코트를 꼽았습니다. 당시 550만원을 주고 사며 '평생 입겠다'라고 생각했다는데요. 맡은 역할이 대단한 부잣집 여자라 거의 샤넬의 옷을 입었고, 거의 다 자비 부담이다 보니 출연료가 모자랄 정도였죠.
그때 함께 출연하던 배우 한진희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윤여정은 "한진희가 의사로 나오는데 옷을 잘 못 입어서 데리고 나가서 이렇게 옷을 입자고 했다. 지금도 고마워하더라"라며 "그 남자가 자유롭게 외국에 회의하러 와서 혼자 관광하는 거면 운동화 신고 싶을 것 같아 그렇게 코디를 해 줬다. 나는 배우 안 했으면 패션 디자이너를 하고 싶었다"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