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리고 IMF에 대한 기억_돈쓸신잡 #39
결국 우리는 블랙홀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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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스물다섯 스물하나>
호킹 박사는 무시무시한 블랙홀에서도 탈출할 방법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한 이론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울증이든 블랙홀이든 영원한 감옥은 아니다. 아무리 칠흑같이 어두워도 탈출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절망의 블랙홀에서도 빠져나올 수 있다는 사실에서 위안을 찾으라."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보는데 문득 호킹 박사의 위로가 떠올랐다. 이 드라마 배경은 1998년이다. IMF 외환위기라는 블랙홀이 대한민국을 집어삼킨 해였다. 드라마 주인공 백이진(남주혁)은 이 거대한 블랙홀에 휩쓸려 방황한다. 아버지 회사는 망했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백이진은 이 블랙홀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
한보철강을 아시나요?
」
unsplash
당시 내 친구들의 아버지들 상당수는 한보철강 혹은 한보철강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노동자였다. 그들 중 상당수는 직장을 잃었다. 그래서 그들은 일자리를 찾아 전국 어디론가 뿔뿔이 떠났다. 그렇게 나는 친했던 친구들과 제대로 된 작별 인사도 못 하고 이별했다.
「
현재 코스피 지수는 작년 고점 대비 꽤 많이 조정을 받은 상태로 대략 2700 안팎에 머물고 있다. 1998년 코스피 지수는 어땠을까.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 1000포인트까지 오른 적이 있었던 코스피 지수는 말 그대로 곤두박질쳤고, 1998년 6월에는 280포인트까지 떨어졌다. 한국 주식 시장에서 막대한 돈이 증발했다. 당시 삼성전자 주식 1개의 가격은 대략 600원(액면분할 적용)이었다. 삼성전자 주식이 600원
」「
원 달러 환율 2000원 육박
」
unsplash
「
저금만 해도 수익률이 20%
」
Gettyimages
20년 이상이 훌쩍 흘렀다.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묘사하는 그 시기는 아주 암울하지만은 않다. 나라가 무너지고 여기저기서 한숨 소리가 끊이지 않는 시대지만 그 안에서도 누군가는 여전히 짝사랑을 하고, 꿈을 꾸고, 가치 있는 것을 이루기 위해 땀을 흘린다. 그리고 이런 노력 덕분에 결국 우리는 블랙홀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탈출 불가능한 블랙홀은 없다. 아무리 막막하고 주저앉고 싶어도 삶은 계속되기에 이왕이면 탈출구를 찾아 움직이는 편이 좋다. IMF 외환위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는 건 그래서 의미가 있다. 당시엔 탈출 불가능해 보이는 블랙홀이었지만, 우리는 탈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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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조성준
- 에디터 김초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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