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ETY

집 사는 사회초년생들의 비결_빚동산 가이드 #3

“나만 집 없어” 한숨 쉬는 사람들을 위한 따끔하고 실용적인 조언.

BY김초혜2021.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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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한 지 얼마 안 된 대학 친구들끼리 모이면 자연스럽게 회사 이야기를 많이 한다. 넌지시 상대의 연봉을 묻기도 하고, 회사 복지나 워라밸을 비교한다. 이런 대화 끝에 결국 부러움을 사는 건 연봉 높고 복지도 좋은 회사에 다니는 친구다. 그렇게 몇 년이 흐른다. 이제 더 이상 서로의 연봉은 그다지 궁금하지 않다. 복지, 워라밸도 관심 밖이다. 1순위 화제는 집이다. 최근 몇 년간 부동산은 모든 이슈를 집어삼키며 대한민국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 “우리 회사 선배가 4년 전에 마포에 구축 아파트 하나 샀는데 벌써 5억이나 올랐대”, “우리 회사 부장은 20년 전에 반포주공 사서 벌써 30억 자산가가 됐어”, “압구정 현대아파트 사는 지인은 세금만 몇천을 낸다던데”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몇 시간이 훌쩍 흐른다.  

 
그런데 정작 내 집은 없는데 다른 사람이 집 사서 돈 번 얘기만 하면 우울하다. 말로만 듣던 벼락거지가 바로 나를 가리키는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나’라며 초조함을 느끼지만, 집값을 보면 한숨만 나온다.  
 
극소수의 금수저가 아니라면 모두 비슷한 출발 선상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 그중에서 누군가는 기어코 집을 마련하고, 누군가는 계속 남이 집 산 얘기만 한다. 내 집 마련에 성공하는 사회초년생의 비결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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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종잣돈부터

몇 년 전만 해도 서울 아파트 LTV는 70%였다. LTV란 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을 의미한다. 쉽게 말하면, 은행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내줄 때 집값 대비 대출 가능한 한도를 말한다. 즉, LTV 70%라는 건 집값의 70%까지 대출을 해준다는 뜻이다. 예컨대 5억짜리 집을 살 때 3억5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릴 수 있었다. 그런데 갈수록 부동산 규제가 하나둘 늘어났다. 현재 규제지역 아파트 LTV는 40%로 확 줄었다. 9억이 넘는 아파트는 9억까지만 LTV 40%를 적용하고, 9억 초과분에 대해서는 LTV 20%만 적용된다. 15억이 넘는 아파트는 아예 대출이 나오지 않는다. 강남에 20억 넘는 아파트들은 오직 현금으로만 사야 한다.
 
어쨌든 집이라는 자산은 부자가 아닌 이상 빚을 내야만 살 수 있다. 하지만 빚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는다. 종잣돈이 필요하다. 당장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에 있는 구축 아파트를 사려고 해도 빚을 제외하고 최소 1억원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1억원도 모으지 않고 집을 사려는 건 희망고문이다. 운 좋게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계약금 낼 돈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취업 이후 4~5년 정도는 눈을 딱 감고 돈을 모아야 한다. 이 시기에 외제차를 먼저 산 친구들을 종종 봤다. 자신이 번 돈을 어떻게 쓰든 그건 개인 자유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종잣돈을 모으기는커녕 차 구입에 1년 치 연봉 이상을 쏟아부은 사람들은 적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집 사기는 어렵다”라고 툴툴거려선 안 된다. 누군가는 먹고 싶은 음식도 참아가며 모은 종잣돈으로 집을 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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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도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나는 나중에 청약을 노릴 거야”라면서 내 집 마련에 대한 낙관적 태도를 지닌 친구들도 있다. 물론, 청약으로 집을 마련하는 게 가장 좋은 루트다. 신축 아파트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당첨 가능성이 얼마나 되냐는 거다. 서울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수백대 일이 기본이다. 지난 4월에 분양한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라는 아파트는 1순위 청약에만 7만3769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150대 1이었다.  
 
청약에 당첨되려면 청약 점수가 높아야 한다. 청약 점수는 부양가족 수, 무주택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따진다. 사회초년생이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미혼 30대라면 서울 아파트 청약 당첨은 현재로선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청약에는 특별공급이라는 게 있다. 청약 점수가 높지 않은 수요자를 위한 물량이다. 그런데 이조차 1인 가구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모두 신혼부부 맞춤형 특별공급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건 아니다. 분양시장은 크게 두 개의 시장으로 나뉜다. 건설사가 주도하는 민간분양과 국가가 주도하는 공공분양이 있다. 1인 가구 사회초년생은 일단 공공분양을 노리는 게 좋다. 공공분양은 청약통장 납입 횟수와 저축금액만을 따져 당첨자를 뽑는다. 결혼 여부와 상관없이 1인 가구든 4인 가구든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쟁한다는 뜻이다.  
 
결론1: 청약통장은 최대한 일찍 만들어서 꾸준히 납입해야 한다. 가점이 터무니없이 낮다면 민간분양 대신 공공분양을 노려라.
 
결론2: 종잣돈 모으기에 집중하라. 청약에 당첨됐지만, 계약금도 없어서 기회를 날리는 친구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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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조성준
  • 에디터 김초혜
  • 사진 gettyimage /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