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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잘하고 싶다? 집부터 사라_빚동산 가이드 #1

집 한 채 샀다고 파산한 사람은 없다.

BY김초혜2021.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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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주식투자 붐이 불었다. 덕분에 베스트셀러 책 대부분이 재테크 서적이었다. 출판 업계 역시 이 훈풍에 올라타고자 재테크 관련 신간을 쏟아냈다. 굳이 주식투자와 크게 상관없는 평범한 자기계발 도서의 제목에도 ‘주식’이라는 키워드가 끼워 맞추기 식으로 들어갈 정도였다. 즉, 그저 그런 재테크 책이 허다하다는 의미다.
 
이럴 때일수록 현명한 사람들은 고전을 읽는다. 전설적인 투자자 피터 린치의 책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 바로 그런 책이다. 피터 린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네이버나 구글에 검색해보면 이 인물과 관련한 정보는 수두룩 나온다. 피터 린치는 버핏과 함께 위대한 투자자로 꼽힌다. 그는 월스트리트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였다.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은 1989년에 출간된 책이다. 그리고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투자 서적이다. 가치투자, 장기투자의 정석이 담겨 있다. “조사 없이 하는 투자는 패를 보지 않고 벌이는 포커와 같다” 피터 린치는 개인투자자가 저지르는 온갖 실수를 집요하게 열거하면서 팩트 폭행을 서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에서 유독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그는 주식 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이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내 집이 있는가?” 즉, 피터 린치는 주식보다 내 집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 책이 나온 1989년 미국과 오늘날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 이 부분을 고려하더라도 그가 “내 집 마련부터 하시라”라고 외친 근거를 보면 지금도 고개가 끄덕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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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은 모두가 원하는 좋은 투자처다

좋은 주식이란 어떤 주식인가. 수익률이 높은 주식이 좋은 주식이다. 그럼 어떤 주식이 수익률이 높을까. 사려는 사람이 많은 주식일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반대로 사려는 사람이 별로 없는 주식은 수익률도 변변치 않다. 집은 어떤가. 월세에 살든, 전세에 살든 내 집이 없는 사람은 현실 가능성과 상관없이 내 집 마련을 원한다. 이미 내 집이 있는 사람도 언젠간 더 좋은 동네,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갈 계획을 세운다.
 
주식으로 치면 아파트는 누구나 가지고 싶은 우량주다. 우량주의 특징은 무엇인가. 비트코인처럼 빠른 시간 안에 큰돈을 벌진 못해도, 장기적으로 보유하면 99% 확률로 돈을 벌어다 주는 자산이다.
 

2. 강제로 장기투자할 수 있다

누구나 주식을 처음 살 때는 ‘나는 장기투자자가 될 거야’라고 말한다. 그런데 정작 2, 3일 뒤에 해당 주식을 팔아치운다. 그리고 또다시 주식을 사면서 같은 다짐을 한다. 하지만 이번엔 한 일주일 정도 버티고 또 주식을 판다. 주식투자는 심리 싸움이다.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는 시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음에 파도가 친다. 주가가 너무 올라도, 너무 떨어져도 장기투자 원칙은 파도에 휩쓸린다. 주식 매매 횟수가 많을수록 투자 수익률이 낮다는 건 과학이다. 많은 통계와 논문이 이를 입증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아침에 산 주식을 오후에 파는 행동을 반복한다.  
 
반대로 부동산 투자는 그럴 수가 없다. 부동산 시세 역시 주식처럼 지금 이 순간에도 변동한다. 다만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또한 구조상 단기 거래를 하기도 어렵다. 오피스텔 월세 하나 계약하는 데도 따질 게 한둘이 아니다. 아파트 매매는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즉, 내 집을 보유한다는 건 싫든 좋든 장기투자자가 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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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버리지 투자가 용이하다

일단, 레버리지가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자. 경제신문을 읽다 보면 “레버리지 효과를 일으켰다”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레버리지를 우리나라 말로 표현하면 ‘지렛대 효과’다. 쉽게 표현하면 빚을 이용한 투자를 레버리지라고 말한다.  
 
현금 5억을 모은 A와 B가 있다고 치자. A는 5억짜리 아파트를 샀다. B는 은행에서 3억을 빌려서 넓은 평수인 8억짜리 매물을 샀다. A는 레버리지를 전혀 이용하지 않았고, B는 레버리지를 이용했다. A와 B가 산 아파트 가격이 똑같이 10%씩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A의 아파트는 5억5000만원이 됐다. B의 아파트는 8억8000만원이 됐다. 적절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B가 3000만원을 더 벌었다. 향후 집값 계속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B가 얻는 이익이 더 커진다. 조금 더 직관적인 비유를 들어보겠다. 똑같은 수능점수를 받은 A와 B가 있다. A는 자신의 성적으로 100% 입학 가능한 대학에 지원해서 합격했다. 반면 B는 자신의 성적으로는 아슬아슬한 명문대에 지원서를 냈고 끝내 추가 합격했다. 누가 더 성공한 입시생인가. 당연히 B다.
 

4. 부동산은 파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현금이 많은 연예인도 건물을 살 때 빚을 내서 산다. 빚을 내지 않고 내 집 마련을 하는 건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물론, 이제는 빚을 내지 않으면 집을 살 수 없는 시대가 되기도 했다. 집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빚을 내서’ 사는 투자 자산이다. 빚내서 투자하는 건 위험하다는 말을 많이 들어봤을 테다. 그런데, 이건 집이 아닌 다른 투자처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예를 들어 증권사에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산다고 치자. 그런데 당신이 산 주식의 주가가 급격히 떨어지면 어떻게 될까. 물론 투자자 본인도 마음이 아프겠지만, 당신에게 돈을 빌려준 증권사 역시 가만히 있지 않는다. 증권사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동의 없이 당신의 주식을 손절한다. 이것을 ‘반대매매’라고 한다.
 
아파트 경우에는 만에 하나 집값이 내려가더라도 대출금만 제때 갚으면 반대매매 당할 일이 없다. 실거주용으로 1주택을 보유한 사람이라면 집값이 하락해도 그냥 눌러앉아서 살면 된다. 주식 투자를 해서 파산한 사람의 소식은 너무 흔해서 놀랍지도 않다. 하지만 내 집 한 채를 사서 파산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아직은 한 번도 그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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