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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퍼할 시간 딱 5초 뿐, 스무 살에 먼저 떠난 이동건의 친동생 이야기

프로필 by 라효진 2023.12.05
사랑하는 가족이 세상을 떠난다는 건 어느 사건과도 비교하기 힘든 슬픔일 겁니다. 그걸 다시 입 밖으로 꺼내 놓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고통일테고요. 이동건이 15년 전 호주에서 피습을 당해 숨을 거둔 친동생 이야기를 처음으로 풀어 놓았습니다.
 
 
이동건은 3일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 어머니와 함께 동생의 36번째 생일 축하를 위해 만났습니다. 먼저 이동건이 홀로 찾은 건 동생의 봉안함이 안치된 성당. 생존해 있다면 올해 서른 여섯이 됐을 이동건의 친동생은 15년 전 스무 살 나이로 유학 중이던 호주에서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당시 고인은 단지 눈이 마주쳤다는 이유 만으로 남성 2명에게 흉기 피습을 당해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동생의 사진 앞에서 "스무 살에 멈춰있는 네가 어른이 된 모습이 상상이 안 간다"라며 생각에 잠겼던 이동건은 이내 딸 로아의 사진과 동영상을 꺼내며 "내 얼굴도 있고 네 얼굴도 있다"라고 하늘에서 쉬고 있을 동생에게 속삭였습니다. 이윽고 이동건은 어머니를 찾아가 식사를 하며 먼저 떠난 이를 떠올렸어요.
 
 
살가웠던 아들 생각을 하던 어머니가 "(고인이) 나하고 너무 잘 지냈다. 보내고 나서 너무 외로웠다"라고 털어 놓자, 이동건은 "동생 소식을 들은 그날 나는 슬플 겨를이 없었다"라고 묻어둔 이야기를 전했어요. 그는 "딱 5초 동안만 무너져 내렸고 바로 엄마, 아버지를 살폈다"라며 "호주 가서 수습하고 장례 치를 때까지 나는 사실 별로 힘든 줄 몰랐다. 부모님 괜찮은 걸 확인하고 나니 뒤늦게 슬픔이 몰려 오더라"고 고백했습니다.
 
 
동생을 잃은 슬픔에 앞서 가족들을 챙긴 이동건의 마음에 어머니는 "네가 술을 안 마시면 잠을 못 잔다는 말을 듣고 너무 마음이 아팠다. 너무 내 생각만 했던 것 같다"라며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어요. 이동건은 동생의 유골함을 안고 비행기에 탔던 순간을 회상하며 "동생을 내 품에 안고 온게 나한테는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해 또 한 번 안타까움을 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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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영상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