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조지 밀러 감독은 애초부터 〈매드 맥스〉 세계관의 아버지입니다. 이 시리즈는 세계 종말을 다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의 원조라고도 할 수 있죠. 칠순에 만든 〈매드 맥스: 분노의 도로〉 이후 7년 동안 작품 활동을 하지 않던 감독이 돌아왔습니다. 이번엔 판타지 장르입니다.

전작에서는 남성 중심이던 〈매드 맥스〉 시리즈에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 캐릭터를 등장시켜 감독 스스로 전복적 서사를 만들었는데요. 이번 신작 〈3000년의 기다림〉에서는 램프의 정령 지니 이야기를 재해석했습니다. 세상 모든 이야기에 통달한 서사학자 알리테아(틸다 스윈튼)가 우연히 지니(이드리스 엘바)를 깨워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립니다.
영화는 조지 밀러 감독이 1990년대 후반에 접한 단편 신화를 모티프로 하는데요. 지니의 등장 만으로 〈알라딘〉을 연상케 하기도 해요. 〈3000년의 기다림〉은 지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초 공개된 후 북미에서 먼저 개봉했습니다. 흥행 성적은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조지 밀러의 또 다른 대서사시가 어떻게 펼쳐졌을 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