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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뒤집어 놓은 죽음, 찰리 커크는 누구?

마지막 연설부터 피격까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타임라인을 정리했다.

프로필 by 라효진 2025.09.12

지금 미국이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미국 대표 보수 활동가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찰리 커크가 공공장소에서 총에 맞아 사망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미국에서 가장 큰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의 대표이기도 해요. 당장 지난주 한국에선 '빌드업 코리아 2025'라는 개신교 행사에, 일본에선 극우 정당 참전당 행사에 나서며 활발히 활동했죠. 그는 어떤 인물이었고, 왜 총을 맞았을까요?


유타밸리대학에서의 찰리 커크.

유타밸리대학에서의 찰리 커크.


극렬한 총기 규제 반대론자였던 찰리 커크는 "매년 총기로 인해 얼마간의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건 감수할 만한 일"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요. 시민의 사적 무장을 침해될 수 없는 자유로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는 그의 성경과도 같았습니다. 모순적이게도 최근엔 트랜스젠더들에겐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중이었어요. 그래서 찰리 커크가 있는 곳에선 늘 입씨름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각으로 10일,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학 행사에서 청중과 토론을 하던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내가 틀렸다는 걸 증명해 봐'라고 적은 천막 아래 있었습니다.


찰리 커크는 연단에서 한 청중으로부터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몇 명의 총기 난사범이 있었는지 아느냐"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가 마이크를 고쳐 쥐고 답변을 하려는 순간, 한 발의 총성이 울렸습니다. 찰리 커크는 이 피격으로 경동맥을 관통당했고, 즉시 병원에 이송됐으나 결국 출혈과다로 숨졌습니다.


그의 사망을 가장 먼저 알린 건 트럼프였습니다. 대통령은 자신이 운영하는 SNS 트루스 소셜의 계정에 이 사실을 공식화하고, 일요일까지 나흘 동안 미국 전역에 조기를 게양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여기에 '급진 좌파 책임론'을 들고 나왔고요. 31세의 보수 논객의 죽음에 정부가 하나 둘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공식석상에서 그를 추모하고, 크리스 랜다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찰리 커크 암살 사건을 합리화하는 외국인은 환영하지 않는다고 선언했죠. 특히 부장관은 사건 찬양 발언을 한 외국인이 있다면 자신에게 전달하라고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찰리 커크의 시신은 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2를 통해 이송됐습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는 즉시 용의자로 추정되는 남성의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경우 최대 10만 달러(약 1억4000만 원)의 보상금도 걸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프로'가 저지른 일로 예측되고 있어요. 그도 그럴 것이, 저격 지점과 찰리 커크가 있던 연단의 거리는 약 180m입니다. 단 한 발의 총탄으로 치명상을 입혀 사망에 이르게 한 걸 보면 베테랑 저격수가 분명하다는 거죠. 심지어 사건 24시간이 지난 현재도 용의자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상황입니다. 찰리 커크가 숨진 유타주의 주지사는 암살범에게 사형을 구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 커크에게 대통령 명예 자유훈장을 수여하며 다시 한 번 그를 추모했습니다. 성소수자, 이민자,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발언 어록까지 존재하는 고인은 백신 접종 거부, 기후변화 음모론 주장을 선두에서 펼치며 트럼프 정부의 '젊은 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그는 이제 미국 보수 진영의 또 다른 순교자가 될 전망입니다. "총은 생명을 살린다"라고 말했던 찰리 커크의 피격 사망은 미국의 정치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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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Getty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