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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이 지난주 한국을 찾았다. 당연히 그의 모든 행보는 화제가 됐다. 본인과 수행원이 묵을 호텔로 소공동 롯데호텔을 골랐다. 400실을 통째로 예약했다. 호텔 객실에서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 8명과 동시에 미팅을 진행했다. 빈 살만은 총수 한 명 한 명에게 "우리와 무슨 사업을 하고 싶나요?"라고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 에브리싱'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빈 살만은 왜 한국에 왔을까? 왜 우리나라 대기업 총수와 미팅을 잡았을까? 경제의 본질은 결국 돈의 흐름이다. 돈이 어디에서 어디로 이동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려면 부자들이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선택을 내리는지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거대 자본을 가진 사람들은 현재 어떤 일을 추진하고 있는가.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를 정리해 봤다.
네옴시티에 공들이는 빈 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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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래 도시의 특징은 '탄소제로'다. 태양광, 풍력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로만 도시를 운영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석유를 팔아 부를 쌓은 사우디 입장에선 국가의 DNA 자체를 바꾸는 중요한 사업이다. 친환경 도시답게 이 도시는 아예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다. 그 대신 지하에 터널을 뚫어 고속철도가 도시 전체를 관통하게 된다. 이미 터널 공사는 시작됐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투자 포인트
네옴시티 청사진만 보면 마치 SF 영화에 나오는 도시처럼 비현실적이다. 사막 한가운데 100% 친환경 에너지로만 돌아가는 인구 900만 명의 신도시를 만든다는 개념은 보통 사람의 상상력으론 헤아리기 어렵다. 도시가 아니라 하나의 문명을 새롭게 창조하는 스케일이다. 그래서 전 세계적인 도시 전문가들 상당수가 네옴시티의 성공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린다. 하지만 중요한 건 석유 패권을 가진 사우디마저 탈석유 시대를 대비하며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투자에 운명을 걸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은 사실상 정해진 미래다. 미국 역시 정부 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며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당연히 개인들 역시 이런 메가 트렌드에 투자할 수 있다. 예컨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인프라 정책 수혜 기업을 한방에 투자하는 ETF 상품인 PAVE가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인프라 투자를 테마로 한 ETF 상품은 많다. 이 종목들은 악재가 가득했던 올해 증시 환경 속에서도 선방했다.
TSMC 주식을 대량 매수한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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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분야엔 여러 섹터가 있다. 반도체 칩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을 팹리스라고 부른다. 이렇게 설계된 반도체 칩을 위탁 생산해 주는 기업은 파운드리다. 삼성전자와 인텔은 팹리스와 파운드리를 동시에 보유한 기업이다. 반면 오직 파운드리 한 우물만 판 TSMC는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갖추며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50% 이상을 차지한 괴물 같은 기업이다.
올해 경기 침체의 여파로 TSMC의 주가는 꽤 많이 떨어진 상태다. 물론 다른 반도체 기업의 주가 역시 큰 조정을 받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버핏은 TSMC에 베팅을 했다. 전 세계가 매번 버핏의 결정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 자체가 일종의 경제 지표이기 때문이다.
투자 포인트
투자 업계에선 버핏의 이번 결정을 두고 조심스럽게 반도체 경기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자율주행, 전기차, AI, 클라우드, 로봇 등 향후 계속 성장할 수밖에 없는 산업 중 반도체가 필요하지 않은 분야는 찾기 힘들다. 현재 파운드리 분야에서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무섭게 칼을 가는 기업이 바로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현재 22조 원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에 파운드리 생산시설을 짓는 중이다. 이 밖에도 인텔, 마이크론과 같은 경쟁 기업이 투자 축소 발표를 한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정반대로 반도체 투자 확대를 선언했다. 경쟁 기업이 반도체 경기 한파로 몸을 사릴 때 오히려 삼성전자는 공격 태세를 갖춘 것이다. 당연히 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니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만 120조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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