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 한방에 털릴 수 있습니다_돈쓸신잡 #69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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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일해서 모은 돈, 한방에 털릴 수 있습니다_돈쓸신잡 #69

당하는 건 순식간이다.

김초혜 BY 김초혜 2022.10.27

한 달에 700% 수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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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게 모르는 번호로 수상한 문자가 왔다. 자신들이 시키는 대로만 주식을 사고팔면 한 달에 700%, 800%의 수익률을 약속한다고 했다. 돈은 일절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치 본인들이 아량을 베풀어 기회를 준다는 식이다. 그러면서 오픈 카톡 방 링크를 남겼다. 사실 이런 문자는 가끔 받는 수준이 아니다. 수시로 온다. 전형적인 불법 주식 리딩방 홍보 문자다. 나는 그들이 어떤 프로세스로 사람들을 속이는지 궁금해 그 카톡 방에 들어가 봤다. 이미 그 방엔 수백 명의 사람이 들어와 있었다. 아찔했다. 설마 이 사람들은 이게 사기라는 것을 모르는 것인가? 알면서도 '혹시나...'하는 마음에 들어온 것일 수도 있다. 불법 리딩방이 사기를 치는 방식은 다양하다. 본인들이 직접 투자를 대행해 주겠다며 투자금을 요구하는 케이스도 있고, 가짜 투자 사이트를 만들어 거기에 자금을 예치하도록 속이기도 한다. 또한 아직 상장하지 않은 비상장 기업에 투자하라고 권유하는데, 알고 보면 실체도 없는 유령 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질적으로 생각을 해봐야 한다. 한 달에 700~800%의 주식 수익률을 거둔다는 건 기적 그 자체다. 매달 이런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이 이걸 왜 남에게 알려주겠는가. 입만 열면 달콤한 말만 내뱉으며 '너도 나처럼 벌 수 있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가급적 경계하는 편이 좋다.
 

로맨스 스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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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 범죄자는 치밀하게 전략을 짠다. 결코 성급하게 금전 요구를 하지 않는다. 길게는 반년 가까이 SNS로 소통을 하며 호감 관계를 형성한다. 상대가 자신에게 푹 빠졌다는 확신이 들 때쯤 본심을 드러낸다.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고가의 물품을 외국에서 한국으로 보냈는데 세관비를 보태달라고 부탁하거나, 가상화폐 투자를 유도하기도 한다. 당연히 모두 사기다. 최근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서도 로맨스 스캠이 기승이다. 오픈 채팅방 동호회에서 만나 카톡을 주고받으며 호감을 쌓은 사람이 어느 날 "제가 운동한 영상인데, 자세 좀 봐줄래요?"라며 동영상 파일을 준다고 가정해 보자. 그 영상을 클릭한 순간 스마트폰에 악성 프로그램이 깔리며 곧장 상대에게 개인 신상정보가 자동으로 넘어간다. 로맨스 스캠에 당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말한다. "진짜 사랑인 줄 알았다"라고.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도 절대 쉽지 않은 게 사랑이다. 그런데 얼굴도 한 번 본 적 없고, 내가 어떤 사람인 줄도 모르는 사람이 나를 좋아한다? 안타깝게도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저금리 대출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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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일수록 악당들은 기승을 부린다. 요즘 경제 상황을 따지면 난세나 다름없다. 대출 금리가 급격하게 오르고, 생활 물가도 오르고, 자산 시장 역시 차갑게 식어가는 중이다. 불과 1~2년 전만 해도 '대출받아서라도 투자해야지!'라고 외치는 사람이 많았지만, 지금은 그 결정에 따른 비용을 꽤 가혹한 방식으로 치르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군가가 저금리 대출을 소개한다면? 당연히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현재 본인의 대출 금리가 5%인데, 누군가가 3.5%로 대출을 내준다고 하면 그 대출로 갈아타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바로 이 지점을 노린 대출 사기가 최근 판을 치고 있다. 은행을 사칭해 대출 상품 안내 메시지를 보내는 식이다. '자격 제한 없이 저금리로 1억까지 당장 대출 가능!' 이런 문구로 유혹한다. 혹은 '정부 지원 대출입니다'라는 식으로 홍보한다. 대출 안내를 받기 위해 문자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면 진짜 은행처럼 응대한다. 당연히 모두 가짜다. 여기까지 넘어오면 그들은 다양한 것들을 요구한다. 일단 현재는 신용등급이 낮아서 저금리 대출을 받으려면 신용도부터 올려야 한다며 본인들이 도와줄 테니 수수료를 달라고 한다. 더 나아가 금융거래 실적을 직접 올려주겠다고 입출금 통장이나 체크카드 정보를 요청하기도 한다. 보통 이렇게 확보한 통장은 대포통장으로 쓰인다. 즉,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본인의 통장이 검은돈의 이동 경로로 사용된다. 자칫하다간 돈도 털리고 범죄자들과 공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
 
자본주의 사회는 기본적으로 경쟁 사회다. 이 안에서 누구나 페어플레이를 하진 않는다. 더티 플레이를 저지르며 타인의 재산을 부당한 방식으로 가로채려는 사람은 너무나 많다. 그들의 머리엔 우리가 피, 땀, 눈물 흘려 번 돈을 가로챌 계략으로 가득하다. 뉴스에서 보이스피싱에 당한 노인들의 소식을 들으면 안타까워하면서도 동시에 "아직도 저런 거에 속는 사람이 있네"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을 테다. 하지만 당하는 건 순식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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