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적 관점으로 극장 문화를 바라보는 ‘타이페이 공연 예술 센터(Taipei Performing Arts Center)’가 올여름 공개된다. 예술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한 타이페이 시의 주최로 도시 재생에 일가견 있는 네덜란드 디자인 스튜디오 OMA와 몇몇 로컬 회사의 협업으로 완성된 결과물. 공간의 백미는 서로 다른 개성과 분위기를 자랑하는 세 개의 극장으로, 행성을 닮은 800석 규모의 극장 ‘글로브 플레이하우스’와 1500석 규모의 ‘그랜드 시어터’, 푸른빛으로 칠한 ‘블루 박스’가 따로 또 같이 이어지도록 설계됐다.
photography · shephotoerd co./courtesy of oma
관람자의 비현실적 체험을 부추기는 덴마크 출신의 디자이너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의 최대 규모 전시가 찾아온다. 피렌체의 ‘팔라초 궁전(Palazzo Strozzi)’에서 9월 22일부터 열리는 이번 개인전은 ‘카스텔로 디 리볼리(Castello di Rivoli)’ 현대미술관과의 협업으로 30년에 걸친 엘리아슨의 페인팅, 사진, 건축, 디자인, 조각 및 설치미술 작품 등 200여 개의 작품을 소개할 예정. 빛과 물, 안개 등의 자연 요소를 활용해 세계 곳곳에 환상적인 전시 풍경을 창조해 온 그의 미공개 작품까지 공개된다.
PHOTOGRAPHY · studio olafur eliasson/COURTESY OF OLAFUR ELIASSON, NEUGERRIEMSCHNEIDER, TANYA BONAKDAR GALLERY
「 ORIENT EXPRESS IS BACK
」 150년 전에 탄생한 유럽 최초의 대륙횡단열차 ‘오리엔트 익스프레스(Orient Express)’가 기적처럼 부활한다. ‘달콤한 인생(Dolce Vita)’이라 이름 붙인 이 부활 프로젝트를 위해 이탈리아 철도 회사 트랜 이탈리아와 건설 업체 아르세날레, 럭셔리 호텔 체인 아코르 그룹이 머리를 맞댔다. 18개의 스위트 캐빈과 12개의 디럭스 캐빈을 갖춘 부티크 호텔 같은 객실 칸과 호화로운 요리까지, 이탈리아 전역을 비롯해 파리~이스탄불~크로아티아로 이어지는 꿈같은 기차 여행은 2023년부터 즐길 수 있다.
COURTESY OF DIMORESTUDIO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아니시 카푸어(Anish Kapoor). 피가 낭자한 형태로 최근작 중 가장 주목받은 ‘블러드(Blood)’ 시리즈와 반타 블랙으로 칠한 거대 조각 작품, 카푸어의 미공개 작품을 아우르는 전시 〈Anish Kapoor in Venice〉가 베니스를 강렬하게 물들였다. ‘델라카데미아 갤러리(Gallerie dell’Academia)’와 카푸어 재단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만프린 궁전(Palazzo Manfrin)’, 유서 깊은 두 장소에 걸쳐 펼쳐진 이번 전시를 통해 생경한 안료와 재료로 새로운 안식 세계를 창조하는 카푸어의 예술 철학에 흠뻑 젖어보길.
COURTESY OF GETTYIMAGESKOREA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대규모 설치미술 작업을 이어온 이탈리아 출신의 아티스트 잔 마리아 토사티(Gian Maria Tosatti). 그의 2022년은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하다. 저널리스트이자 작가로도 활약하며 다양한 분야에 걸친 통찰력을 체득한 토사티는 로마 콰드리엔날레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데 이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이탈리아관 큐레이터로도 활약한다. 뒤이어 내년 2월 23일부터 ‘피렐리 한가르 비코카(Pirelli HangarBicocca)’ 미술관에서 펼쳐지는 개인전 〈Gian Maria Tosatti: Hoˆtel de la Lune〉까지, 공간에 대한 남다른 상상력으로 〈아트 리뷰〉지 선정 ‘가장 흥미로운 동시대 예술가 30인’에 이름을 올린 그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GIAN MARIA TOSATTI, “HISTORY OF NIGHT AND DESTINY OF COMETS” (STORIA DELLA NOTTE E DESTINO DELLE COMETE), ITALIAN PAVILION AT BIENNALE ARTE 2022, CURATED BY EUGENIO VIOLA, COMMISSIONER OF THE ITALIAN PAVILION ONOFRIO CUTAIA. COURTESY DGCC - MIC
지역 고유의 역사와 자생식물의 아름다움을 품은 정원을 창조해 온 베니스 출신의 건축 거장 카를로 스카르파(Carlo Scarpa). 베네통 연구재단이 정원에 대한 스카르파의 미학에 공감해 1990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인터내셔널 카를로 스카르파 프라이즈 정원 부문의 2022년 주인공은 베를린의 ‘나투르 파크 쇠네베르거 쥐트겔렌데(Nature Park Scho¨neberger Su¨dgela¨nde)’다. 교통의 요지 베를린 동남쪽에 조성한 이 공공 정원은 푸른 삼림은 물론 세계대전 시기에 움튼 식물종, 새롭게 디자인한 설치미술 작품이 조화를 이룬 채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PHOTOGRAPHY · MARCO ZANIN/COURTESY OF INTERNATIONAL CARLO SCARPA PRIZE FOR GARDENS 2022
예술과 과학의 경계에서 세상을 이롭게 하는 프로젝트를 도모하는 영국 디자이너 알렉산드라 데이지 긴즈버그(Alexandra Daisy Ginsberg). 그가 세계에서 가장 큰 온실 ‘에덴 프로젝트(Eden Project)’와 함께 AI를 기반으로 3D 정원을 탄생시키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폴리네이터 패스메이커(Pollinator Pathmaker)’를 개발했다. 다채로운 색깔과 종류의 꽃으로 가득한 3D 정원은 홈페이지(pollinator.art)를 통해 누구나 자유롭게 가꿀 수 있으며, 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지난해 에덴 프로젝트에 구현한 ‘에디션 가든 1(Edition Garden 1)’은 정원에 심어진 64가지 꽃이 만발하는 시기에 맞춰 올해 6월, 대중에게 개방된다.
COURTESY OF ALEXANDRA DAISY GINSBERG
11월 21일 개막하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축구 팬만큼이나 건축 및 예술계를 설레게 한 이유. 바로 자하 하디드가 2014년 설계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Al Janoub Stadium)’ 때문이다. 총 4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경기장은 모터 없이 오직 바람에서 동력을 얻는 아랍 지역의 전통 배 ‘다우’의 돛 주름에서 영감받아 완성됐다. 디자인이 전부는 아니다. 좌석에 설치된 냉각 시스템이 불러일으킨 바람을 돛처럼 생긴 지붕이 감싸주는 구조로 11월에도 최고기온이 30℃에 이르는 카타르에서 최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몰입할 수 있다.
courtesy of hufton+crow/view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코스튬 인스티튜트의 창설 75주년 기념 특별 전시가 올해도 계속된다. 지난가을에 공개된 첫 번째 테마 전시 〈In America: A Lexicon of Fashion〉을 통해 노스탤지어와 자신감, 강인함 등 열 가지 키워드로 나눈 100개의 코스튬으로 ‘미국적인’ 패션의 정수를 자랑한 데 이어 5월 7일, 두 번째 테마 전시를 공개한 것. 타이틀은 〈In America: An Anthology of Fashion〉. 오트 쿠튀르 의상을 비롯해 18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아하고 장식적인 미국 복식사가 유서 깊은 아메리칸 윙의 피리어드 룸에 펼쳐진다.
PHOTOGRAPHY · DARIO CALMESE, 2021/COURTESY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인생과 예술이 항상 진지할 수는 없다.” 형태와 재료에 대한 실험 정신, 타고난 위트로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 작가가 된 메레 오펜하임(Me´ret Oppenheim). 모피로 감싼 대표작 ‘오브제 Le De´jeuner en Fourrure’를 비롯해 오펜하임의 그림과 조각 작품, 가구 등 그의 180개 작품을 총망라하는 전시 〈Me´ret Oppenheim: My Exhibition〉이 10월 30일부터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열린다. 베른 쿤스트 뮤지엄과 휴스턴의 메닐 컬렉션을 거쳐 MoMA에 당도한 오펜하임의 오브제가 일상을 향한 창의적 시선을 선사할 것.
COURTESY OF THE MUSEUM OF MODERN ART
이탈리아 산업디자인의 르네상스를 일군 에토레 소트사스(Ettore Sottsass). 생전에 그가 친구를 위해 지은 ‘카사 라나(Casa Lana)’가 밀란 트리엔날레를 통해 재현됐다. 다채로운 컬러와 질감으로 가득한 인테리어와 복도를 없애고 방과 방의 경계를 허문 구조 등 건축과 디자인에 대한 소트사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집약된 카사 라나는 하나의 거대한 설치미술 작품으로 봐도 좋다. 트리엔날레의 수장,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가 말하길 ‘20세기 디자인의 빛나는 성취’로 가득한 이 공간은 앞으로 트리엔날레에 영구 소장돼 효율적이고 유연한 공간 디자인을 중시하는 현대인에게 끝없는 영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photography · delfino sisto legnani(alessandro salettadsl stud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