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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가능해? 송강호·박찬욱 칸 영화제 수상으로 바뀌어 버린 한국 영화사 목록.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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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 by 라효진 2022.05.30
올해로 75주년을 맞은 칸 국제영화제에 유독 많은 한국인들이 모였죠. 경쟁 부문에만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가 진출해 수상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는데요. 28일(현지시각) 폐막식이 열리기 직전 두 영화의 감독과 출연진 모두 참석을 요청받으며 수상은 거의 기정사실화됐습니다. 지금까지 칸에서 폐막식에 와 달라는 이야기를 들은 영화와 배우들은 대부분 상을 받았거든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각각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가져갔는데요. 올해 한정으로 주어지는 75주년 기념상을 빼고 일곱 개의 주요 부문에서 한국인이 두 개의 트로피를 탄 거예요. 얼어 붙었던 극장가가 겨우 팬데믹 이전의 온기를 찾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 몹시 반가운 소식이었습니다. 한국 영화사에 두 사람의 수상이 남긴 기록적 사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1. 송강호, 한국 배우 최초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각기 다른 영화 혹은 심사위원 자격으로 칸 레드카펫을 벌써 일곱 번째 밟은 송강호는 이번에 드디어 남우주연상을 손에 넣었습니다. 지금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연기상을 탄 한국 여성 배우들은 있었지만 남자 배우는 처음입니다. 사실 송강호는 <기생충> 당시에도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으로 거론됐지만, 영화가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그의 수상은 어려웠어요.
 
수상자로 무대 위에 선 송강호는 프랑스어로 감사하다는 짧은 인사를 건넨 후 <브로커>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강동원-이지은(아이유)-이주영-배두나 등 출연진에게 감사와 영광을 돌렸습니다. 그러면서 "같이 온 사랑하는 가족에게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을,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라고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2. 벌써 세 번째, 칸 영화제 트로피 수집 중인 박찬욱

 
박찬욱 감독에게 '깐느박'이란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닙니다. 그가 처음 칸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건 2004년인데요.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올드보이>는 임권택과 이창동 이후 또 한 번 한국 감독이 세계 무대에서 조명을 받는 계기가 됐죠. 5년 후엔 <박쥐>가 심사위원상을 탔습니다. 2017년에는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고요.
 
 
올해 <헤어질 결심>은 영화제 초반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최소 하나의 상은 가져갈 것이라는 예측이 중론을 이뤘죠. 역시나 감독상을 품에 안은 박찬욱 감독. 이로써 박찬욱 감독의 진열장엔 세 번째 칸 영화제 트로피가 놓이게 됐어요. 그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라며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도, 우리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 내리라고 믿는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3.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 2편이 동시에 수상

 
 
송강호의 남우주연상과 박찬욱 감독의 감독상은 각각의 의미도 깊지만, 이 상들이 같은 회차에 두 한국 영화에게 주어졌다는 점 역시 기록적입니다. 수많은 서구권 영화들 사이 아시아 영화는 대한민국의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 이란의 <레일라의 형제들>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주요 부문 단 일곱 개의 상 중 한국 영화가 두 개를 탔다는 건 정말 놀라운 사건이네요.
 

#4. 칸 영화제 본상 섭렵한 한국 영화계

 
 
이제 한국은 칸 영화제 본상 일곱 개를 모두 받아 본 나라가 됐습니다. 2002년 임권택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탔고, 2004년과 2009년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와 <박쥐>가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거머쥐었습니다. 2010년에는 이창동 감독이 <시>로 각본상을 탔고요. '칸의 여왕' 전도연은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송강호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습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의 최고상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누렸고요. 이처럼 국적 영화가 칸 영화제를 섭렵한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러시아, 그리고 한국 뿐입니다. 재미있는 건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 덕에 <밀양>은 남녀 주인공과 감독이 모두 칸 영화제 본상 수상자인 작품이 됐다는 점이네요.
 
영화 <밀양>

영화 <밀양>

#제75회칸국제영화제

Credit

  • 에디터 라효진
  • 사진 GettyImages/영화 <밀양>
  • 영상 칸 영화제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