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스는 극 중 퓨리오사(샤를리즈 테론)을 필두로 한 여성들이 약하고 보호의 대상이라서 돕는 게 아니었어요. 온전히 사람 대 사람으로서, 그들이 겪는 인간성 상실에 공감하고 힘을 보탠 거죠. 작품에서 맥스는 크게 한 건 없지만 모든 영광의 자리에 함께 있었습니다. 본디 〈매드맥스〉 트릴로지를 연출했던 조지 밀러가 30년 만에 다시 꺼낸 새 '맥스'가 오히려 더 새로울 수밖에 없던 이유입니다. 덕분에 이 영화는 6개의 아카데미 상을 탔고, 전 세계에서 약 4억 달러(약 4818억)에 가까운 돈을 벌어 들였습니다.
그런데 〈분노의 도로〉에서 각각 퓨리오사와 맥스를 연기한 샤를리즈 테론과 톰 하디가 촬영 당시 불화를 겪었다는 결정적 증언이 나왔습니다. 사실 두 사람의 불화설은 끝없이 제기됐었어요.
최근 USA투데이는 뉴욕타임스의 영화 평론가이자 작가인 카일 뷰캐넌의 새 저서 〈Blood, Sweat, and Chrome: Wild and True Story of Mad Max: Fury Road〉를 소개했는데요. 이 책은 〈분노의 도로〉 제작기를 다룬 것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뷰캐넌은 출연진, 제작진과 숱한 인터뷰를 나누며 생생한 현장을 책에 담아냈죠.

여기에는 샤를리즈 테론과 톰 하디의 충돌도 적혔습니다. 영화의 촬영은 나미비아 사막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9개월 간 진행됐는데요. 극한의 상황에서 두 주연의 긴장관계가 몇 주 동안이나 이어졌다고 해요.
촬영 기사로 영화에 참여한 마크 고엘니흐트는 샤를리즈 테론과 톰 하디의 이야기를 증언했습니다. 그는 "나는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세트장에 나와야 하는 시간은 8시였고 샤를리즈 테론은 미리 나와서 대기했지만, 톰 하디는 시간 맞춰 도착하지 않았다"라고 했죠. 톰 하디는 무려 세 시간 동안 출연진과 스태프들을 기다리게 했는데, 이는 매우 상습적이었습니다. 편하게 대기한 것도 아니죠. 장소는 나미비아 사막이었으니까요.
이에 샤를리즈 테론은 톰 하디에게 항의하며 "수많은 배우와 스태프들을 대기하게 만든 비용을 물어내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톰 하디는 "나한테 뭐라고 했어?"라며 공격적으로 화를 냈어요. 이 장면을 본 제작진은 "샤를리즈 테론이 위협을 느낀 것 같았다"라고 했고, 이후 샤를리즈 테론은 여성 프로듀서에게 보호를 요청하며 함께 다닐 것을 부탁했습니다.
그런데 마크 고엘니흐트는 촬영이 시작되며 이들의 긴장 관계도 잠정적으로 해소됐다면서 "톰 하디는 말 그대로 메소드 배우"라고 변호하기도 했어요.
이를 두고 샤를리즈 테론은 "(톰 하디와) 싸웠거나 서로 얼어버렸거나, 둘 중 어느 쪽이 더 나쁜지 모르겠다. 좋은 근무환경은 아니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톰 하디는 책에서 "뒤늦은 깨달음을 얻었다. 당시 나는 많은 면을 감당할 수 없다고 느꼈다. 압박감은 때때로 압도적이었다. 샤를리즈 테론에게는 더 낫고, 경험이 많은 파트너가 필요했다"라며 "샤를리즈는 강한 여성이다. 사실 굉장히 강했다. 좋은 쪽으로"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