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르>가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여성 1 || 엘르코리아 (ELLE KOREA)
SOCIETY

<엘르>가 선정한 2020년 올해의 여성 1

<엘르>가 짚어본 올해의 빛나는 여성들.

ELLE BY ELLE 2020.12.14
 

THE 블랙핑크

모두가 블랙핑크를 원했다. 드디어 올해 첫 정규 앨범 〈The Album〉을 내놓은 걸 그룹 블랙핑크는 멤버 네 명이 각각 샤넬, 디올 뷰티, 셀린, 생 로랑의 글로벌 혹은 국내 앰배서더로 활동 중이며 〈엘르〉 미국 커버까지 장식했다. 이것은 그들의 영향력이 국내를 비롯해 가까운 아시아권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보여주는 증거이며, 이를 빠르게 캐치한 셀레나 고메즈, 카디 B 등 해외 팝 스타들은 일찌감치 러브콜을 보내 당돌하게 사랑에 돌진하는 여성의 모습을 드러낸 ‘Lovesick Girls’ 애티튜드에 동참했다. 그리하여 〈The Album〉은 거침없이 자신들의 매력을 쏟아낸 여성 팝 스타들의 무대라 할 만큼 화려한 진용을 갖추게 됐다. 나아가 블랙핑크는 최근 몇 년 사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정규 앨범이 아닌 여러 장의 싱글과 미니 앨범만 발매해 자신들의 재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재편된 음악산업의 변화된 모습까지 보여준다. 블랙핑크는 변화하는 산업 흐름에 맞는 모든 요건을 갖추고 있는 그룹이며, 2021년에는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가 부각되며 팀으로서 더욱 성장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블랙과 핑크의 기묘한 조합은 점점 한마디로 압축할 수 있는 이름이 돼간다. ‘The 블랙핑크.’  대중문화 저널리스트 박희아 
 
 

매력과 저력의 전미도

무대 장악력이 엄청나다는 말. 천의 얼굴이라는 말. 조승우가 가장 존경하는 배우라는 말. 뮤지컬이나 연극을 찾지 않는 사람이라도 풍문으로 한 번쯤 들어봤음직한 이름, 전미도. 〈슬기로운 의사생활〉 캐스팅이 발표됐을 때 사람들은 풍문 속 이름을 떠올렸을 것이고, 그녀의 오랜 팬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흥분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전미도는 지덕체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신경외과 부교수 채송화에 숨 쉴 구멍이 있는 인간적인 매력을 부여하며 신원호 PD의 ‘픽’이 틀리지 않음을 입증해 보였다. 거기엔 주 1회 방영이라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제작 환경과 실제로도 절친이 된 또래 배우들의 영향이 있었겠지만, 물러설 때와 나설 때를 직감적으로 알아내는 전미도의 프로다움이 무엇보다 컸다. 채송화를 통과하며 활동 보폭을 넓힐 기회를 얻은 전미도가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후 선택한 건 뮤지컬(드라마나 영화와 같은 매체가 아닌) 무대 복귀였다. 그녀의 복귀 소식에 뮤지컬은 금세 매진됐고, 그렇게 또 하나의 풍문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영화 칼럼니스트 정시우 


인상적인 솔로, 유아

뜬금없지만 차 안에서 오마이걸의 ‘비밀정원’ 후렴구를 따라 부르다가 눈물이 터진 적 있다. 오마이걸의 노래는 그런 힘이 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어떤 마음을 순수하게 일깨워주는 기분. 센터이자 비주얼로 언급되는 멤버지만, 데뷔 때부터 지켜본 팬이라면 유아가 얼마나 ‘성장캐’인지 알 것이다. 올해 9월, 유아는 오마이걸 최초로 솔로 데뷔를 한 멤버가 됐다. 3분 30초의 무대를 혼자 책임진다는 것은 훈련된 K팝 아티스트에게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룹 활동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무리수’가 될 때도 있다. 유아는 오마이걸 특유의 동화적 정서를 잃지 않되 한층 컨셉추얼한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숲의 아이’를 타이틀곡으로 택했다. 어느덧 26세가 된 유아의 재능과 색깔은 ‘날 찾아서(Far)’와 ‘Diver’, ‘자각몽(Abracadabra)’ 같은 곡에서 만끽할 수 있다. “틀에서 벗어나 딱 그 음악이 말하는 세상에 접속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작은 바람입니다.” 앨범 인사말에 쓰인 문장이다. 수록된 다섯 곡을 통과하고 나면 이 바람의 의미를 알게 될 것이다. 앨범 제목 그대로 ‘Bon Voyage’를 마친 기분이 들 테니까. 피처 에디터 이마루 
 
 

영웅의 품격, 정은경 질병관리청장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지구 전체에 불러일으킨 위기. 세계 곳곳의 국경이 막히고 도시가 폐쇄되는 상황에서 한국이 ‘록다운’ 없이 비교적 정상적 삶을 영위할 수 있었던 데는 방역의 최전선을 지킨 수많은 영웅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헌신과 노고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바이러스 확산 초기, 매일 언론 브리핑에 나서 차분한 말투로 현황을 설명하며 불안에 떠는 국민에게 안정감을 줬다(쉽고 명확하고 정제된 말하기의 표본!).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적극적이고 투명한 대응력은 K방역의 핵심으로 꼽힌다. 질병관리청 개청식에서 그가 말한 대로 “태풍 부는 바다 한가운데 배의 선장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하고 일관되게 본인의 책무를 다하는 정은경 청장의 모습은 신뢰감을 넘어 존경심마저 들게 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모습이 아주 낯선 것은 아니다. 협력하고 경청하며 성실하게 일하는 유능한 여성들이 많다는 걸 우리는 잘 알고 있으니까. 뉴질랜드 저신다 아던 총리,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 팬데믹 상황에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 리더들이 돋보인 건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피처 에디터 김아름   


이은재 a.k.a 재재

‘스브스뉴스’ 채널의 ‘다시 만난 세대’ 코너를 기억한다. 당시 초등학생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세대를 만나며 ‘10학번 고인 물’이 됐다가 당돌한 신입사원이 되기도 했던 이은재 PD는 결국 자신이 가장 잘 아는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 현재 구독자 92만 명의 독립 채널이 된 〈문명특급〉의 대표 콘텐츠,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 이야기다. K팝과 함께 성장한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이 기획은 과거의 곡과 아티스트에게 새로운 서사를 부여하며 올해 추석 SBS 공중파에 ‘역’진출하는 쾌거를 이뤘고, 올해 수많은 아이돌과 배우가 〈문명특급〉을 통해 컴백과 신작 소식을 알렸다. 90년생으로 ‘다시 만난 세계’와 〈달빛천사〉 OST가 교내에 울려 퍼졌던 이화여대 인문대 학생회장을 지냈던 이은재 PD의 동시대성은 또래 여성으로 구성된 〈문명특급〉 팀 안팎에서 유효하다. ‘비혼’과 ‘경제’에 대한 담론(SBS 〈돈 워리 스쿨〉), 뉴미디어 시대의 커리어 멘토로 나선 각종 강연까지. 무엇보다 그가 가장 새로운 이유는 스스로 구축한 ‘연반인’이라는 정체성 때문일 것이다. 게스트를 대할 때는 존중을 잃지 않지만, 이경규와 유재석 앞이라 해서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는 것. 지금 밀레니얼 여성들이 원하는 자질과 태도란 이런 것이다. 피처 에디터 이마루 


뉴 페이스, 한소희

올해의 드라마를 꼽는다면 올봄 JTBC에서 방영된 〈부부의 세계〉를 빼놓을 수 없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이야기 속에서 온몸으로 캐릭터를 소화한 김희애의 열정에 다시 한 번 감탄했던 작품. 동시에 그 안에서 새로운 스타가 탄생했으니 바로 ‘여다경’ 역의 한소희다. 유부남과 사랑에 빠지고 급기야 그 남자를 빼앗으려 드는, 처음에는 딱 봐도 욕먹을 일밖에 없는 ‘악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회를 거듭할수록 쉽지 않은 역할을 안정적으로 소화해 내는 그의 존재감이 두드러졌다. 매력적인 외모와 드라마의 인기에 힘입어 광고계의 러브콜이 쏟아지면서 한소희는 대세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후 ‘논란’이라는 타이틀로 전해진 개인사는 오히려 이 젊은 스타의 남다른 인간적 면모를 짐작하게 하기도. 한소희는 현재 넷플릭스 〈인간수업〉을 연출한 김진만 감독의 차기작 〈언더커버〉에 캐스팅된 상태. 복수를 위해 조직의 언더커버가 돼 경찰로 잠입한 주인공을 연기할 예정이라니, 매혹적인 스파이로 분한 그의 활약이 벌써 눈에 보이는 듯하다. 피처 에디터 김아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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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에디터 김아름
    사진 yg entertainment / 김재훈
    일러스트레이터 이아리
    디자인 이유미
    기사등록 온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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