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여행자라면, 베를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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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여행자라면, 베를린

세계의 '비건 수도'로 불리는 곳이 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맛있는 레스토랑부터 칵테일 바, 라이프스타일 숍, 호텔, 심지어 타투 숍과 섹스 숍까지. 비건 여행자라면 베를린은 꼭 찾아봐야 할 도시다. 지금, 비건 트렌드에 관한 이야기 다섯 번째.

ELLE BY ELLE 2020.04.16
 
재활용한 테이블과 벽지, 인테리어까지 제로 웨이스트 컨셉트를 지킨 프레아.

재활용한 테이블과 벽지, 인테리어까지 제로 웨이스트 컨셉트를 지킨 프레아.

싱싱한 계절 식재료를 이용한 프레아의 메뉴.

싱싱한 계절 식재료를 이용한 프레아의 메뉴.

식료품은 물론 뷰티,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구입할 수 있는 비건 슈퍼마켓 베간츠.

식료품은 물론 뷰티, 라이프스타일 제품까지 구입할 수 있는 비건 슈퍼마켓 베간츠.

식물성 오일로 만든 친환경 뷰티 아이템, 비누요.

식물성 오일로 만든 친환경 뷰티 아이템, 비누요.

구운 소시지인 부라트부르스트, 돼지고기를 빵가루에 묻혀 바삭하게 튀겨낸 슈니첼, 독일식 돼지족발 요리인 슈바인스학세. 독일 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이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육류 중심의 식문화가 강한 나라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런 독일이 지난 몇 년간 세계 비건 문화를 선도해 오고 있다. 2016년 미국 CNN은 ‘독일이 비건 혁명을 이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근거로 독일이 출시한 비건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18%에 달하는 점을 꼽았다. 2017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독일의 채식주의자 및 비건 인구는 무려 800만 명에 이른다. 독일 전체 인구의 10%다. 
독일에 비거니즘이 등장한 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 본격적으로 피어 오른 건 2010년 즈음이다. 한창 공장식 축산의 실상에 대한 책과 다큐멘터리가 쏟아져 나온 때다. ‘베를린 비건 퀸’이라 불리는 요리 블로거이자 셰프 소피아 호프만 또한 그렇게 비건이 됐다. “미국 작가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동물을 먹는다는 것〉이란 책을 읽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항생제와 화학 약품을 주입한 병든 동물들이 우리 식탁에 오르고 있죠. 이런 비윤리적인 축산 시스템을 지지할 수 없어 비거니즘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그녀는 세계 최고의 비건 시티로 단연 베를린을 꼽았다. “베를린은 국제적인 도시예요. 온갖 인종과 국적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서로의 문화와 맛을 공유하죠. 그러다 보니 푸드 신이 발전했고, 도시의 특성상 젊고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많아 좀 더 건강하고 윤리적이며 친환경 식생활을 고민하게 되면서 채식과 비건 문화가 발달하게 됐어요.” 베를린은 독일뿐 아니라 명실공히 ‘유럽의 비건 수도’로 꼽힌다. 전 세계 비건을 위한 식당가이드 앱인 해피카우(HappyCow)만 봐도 알 수 있다. 비건 혹은 ‘비건 프렌들리’ 식당의 수가 8100개에 달한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곳은 프레아(Frea)다. 중심가인 미테에 자리 잡은 프레아는 ‘제로 웨이스트’가 컨셉트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비건 레스토랑이 됐다. 프레아는 식재료를 운반하는 과정부터 레서피,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쓰레기를 만들지 않는 음식과 공간을 체험케 한다. 해당 계절에 맞는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고 사워도우 브래드와 파스타, 헤이즐넛 버터와 밀크, 피클과 콤부차 등을 직접 만든다. 내 몸은 물론 지구까지 건강해지는 한 끼에 뿌듯해진다.
비건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콥스.

비건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콥스.

베를린 비건 퀸으로 불리는 셰프 소피아 호프만과 그녀가 요리한 메뉴.

베를린 비건 퀸으로 불리는 셰프 소피아 호프만과 그녀가 요리한 메뉴.

〈베를린: 더 플랜트베이스드 가이드〉 매거진.

〈베를린: 더 플랜트베이스드 가이드〉 매거진.

후아도의 두부 워크숍.

후아도의 두부 워크숍.

파인 다이닝을 즐기고 싶다면 콥스(Kopps)로 향한다. 콥스는 전형적인 독일 음식을 현대적인 감각을 더해 비건 요리법으로 선보인다. 독일 음식이 생경해 무얼 골라야 할지 모르겠다면 3코스 메뉴나 브런치 뷔페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다양한 국적의 음식도 즐길 수 있다. 베를린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은 터키 케밥이다. 뵈너(Vöner)는 밀과 콩,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식물성 고기로 케밥은 물론 베를린의 명물 ‘커리부어스트 (소시지)’를 만든다. 베를린에서 터키 음식만큼 자주 만날 수 있는 곳은 베트남 음식이다. 소이 베를린(Soy Berlin)은 비건 베트남 레스토랑으로 이국적인 향과 신선한 재료, 뛰어난 감칠맛으로 소문난 곳이다. 사실 비건 요리를 먹다 보면 두부를 접할 일이 많은데, 베를린에서 한국처럼 맛있는 두부를 찾기는 어렵다. 그런 갈증으로 생겨난 곳이 후아도(Huadou)다. ‘소이 컨셉트 스토어’란 타이틀을 내세운 이곳은 중국인 건축가가 오픈한 카페다. 베를린 유학 시절에 ‘두부는 맛없다’는 독일 친구의 불평에 진짜 두부 맛을 보여주기 위해 카페를 열었다. 아침에 갓 짠 신선하고 고소한 두유, 두유를 사용한 커피와 베이커리를 맛볼 수 있으며 한 달에 한 번 두부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비건 패션, 뷰티 아이템도 풍성하다. 비건을 위한 신발 가게 아베수(Aves)처럼 전용 매장을 가진 곳도 있지만 그린 마켓 베를린(Green Market Berlin) 같은 라이프스타일 마켓을 찾으면 더욱 다양한 제품을 만날 수 있다. 그중 한국인 디자이너 강한나가 만든 수제 비누 브랜드 비누요(Binuyo)가 눈에 띈다. 6~7가지의 식물성 베이스 오일을 배합해 만드는데,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팜 오일 대신 질 좋은 코코아버터, 시어버터를 사용해 환경도 지키고 보습력도 높였다.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색의 조화는 숯과 꼭두서니, 강황, 쑥 등의 천연 분말을 사용한 것이다. 그 외에도 비건 타투 숍과 섹스 숍(비건 라텍스 콘돔과 페이크 레더 스트랩온이 구비된!), 비건 프렌들리 호텔, 투어 프로그램 등 흥미로운 옵션이 너무 많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매거진 〈베를린: 더 플랜트베이스드 가이드〉나 ‘비건 굿 라이프(vegan-good-life.com)’에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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