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하나에 추억과 향 하나에 시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이 바닥'에서 좀 제일 잘 나가는 두 남자가 거부하기 힘든 향을 창조해냈다::바이레도,오프화이트,향수,컬래버레이션,벤고햄,바질아블로,엘르,elle.co.kr:: | 바이레도,오프화이트,향수,컬래버레이션,벤고햄

백화점 오픈 시간에 흘러나오는 잔잔한 클래식 선율, 헬스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만드는 빠른 비트의 음악, 홈쇼핑 채널만 틀면 들을 수 있는 테크노 음악. 이처럼 우리 주변은 다양한 배경 음악들로 가득하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콧속을 뚫고 들어와 특정 감정이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배경의 향들은 또 어찌나 많은지. 길 가다 우연히 풍겨오는 빵 굽는 냄새, 지하철 옆자리 남자의 비누 냄새나 체취까지. 의식적으로 선택한 음악이나 향 못지않게 수동적으로 듣게 되는 음악이나 수동적으로 맡게 되는 향의 힘은 무척 강렬하다. 프루스트의 마들렌처럼. 바이레도의 수장 벤 고햄은 모든 향수를 창조할 때 영화와 음악, 시, 사진 등 개인적인 추억을 총동원하는 작업 방식으로 유명하다. “냄새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 상당히 주관적이다. 내가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향수에서 사람들은 또 다른 자신의 기억을 찾는다. 냄새는 맞고 틀리는 게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향을 제대로 공부한 조향사도, 향수 본고장인 프랑스 출신도 아니지만) 오히려 자신감으로 향수를 만들었다”는 그를 보면, 이미 홍차에 살짝 적신 마들렌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아내와의 추억에서 출발해 여성의 살냄새를 향으로 승화시킨 ‘블랑쉬’, 국경 없는 의사회를 후원하고자 제1차 세계대전 기간 무인지대에 핀 들장미 향을 상상하며 만든 ‘로즈 오브 노 맨즈 랜드’, 손으로 일일이 연필을 깎던 학창 시절의 노스탤지어에서 영감을 얻은 ‘슈퍼 시더’, 인도의 결혼식에서 느낀 정취를 향으로 만든 ‘플라워 헤드’ 등이 그 증거다. 그렇다면 오랜 친구이자 2018 패션 신에서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버질 아블로와의 협업 컬렉션은 어디에서 영감을 얻었을까? 지난 3월, 파리패션위크 기간에 열린 엘리베이터 뮤직 캡슐 컬렉션 론칭 파티에 한국 대표로 초대된 <엘르> 코리아의 이 같은 질문에 벤과 버질은 다소 난해한 답을 내놓았다. 벤과 버질의 개인적인 추억이 아닌, 앞서 언급한 ‘배경 음악 같은 향기’라는 본질에 주목했으며, 엘리베이터나 상점, 공공 장소에서 틀어주는 음악을 뜻하는 ‘엘리베이터 뮤직(Elevator Music)’을 컬렉션 명으로 택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것. “수동적으로 들려오는 음악적 파노라마 안에서 럭셔리한 제품과 인간 의식이 어떻게 관계 맺는지 탐험하고자 했습니다.” 쉽게 말해 배경 음악이나 배경의 향이 개인마다 다른 이미지와 기억을 환기시키듯, 무의식에 작용하는 최소한의 정보가 한 제품의 배경과 맥락을 이해하는 데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이해하려고 했으며, 그 탐구의 흔적이 이번 컬래버레이션에 담겼다는 얘기다. 그 때문일까. 이번 캡슐 컬렉션엔 향수, 핸드크림, 헤어 퍼퓸 등 화장품뿐 아니라 데님 재킷, 데님 팬츠, 가방, 티셔츠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도 포함돼 있다. 향수에는 오프화이트의 상징인 사선 스트라이프가 보틀 전체에 둘러져 있어 바이레도와 오프화이트의 정체성이 심플하면서도 절묘하게 결합돼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다. 향 또한 ‘바이레도스러우면서도’ 무척 새롭다. 미드나이트 바이올렛을 베이스로, 식물성 머스크라 불리는 암브레트와 대나무가 만나 꽤 무게감 있는 ‘우디 플로럴’ 향이 완성된 것. 섣불리 향을 정의하길 원치 않는 벤 고햄의 의사를 존중해 더 이상의 설명은 않으련다. 4월 말, 분더샵에서 판매를 시작할 엘리베이터 뮤직 캡슐 컬렉션의 향과 패션 아이템들을 오감으로 느끼며 머릿속에 그려지는 그림과 옛 추억에 한껏 빠져들길.4월 말부터 분더샵에서 판매 예정인 엘리베이터 뮤직 오 드 퍼퓸과 헤어 퍼퓸 그리고 핸드크림.오프화이트와 바이레도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백도 함께 출시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