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포크와 도마가 아름다운 작품이 될 수 있을까? 발레리 오브젝트의 대답은 예스

발레리 오브젝트는 주체가 되는 사물을 창조한다. 이곳의 아트 디렉터 베를레 웨네스가 건네는 유용한 미학.

프로필 by 이지현 2025.07.14

발레리 오브젝트는 리빙 브랜드 세락스의 CEO 악셀 반 덴 보스셰(Axel Van Den Bossche)에게 커트러리 컬렉션을 제안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안다

건축을 전공한 나는 예술과 디자인, 일상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산업적이면서도 기능적인 가구와 오브제를 만들고 싶다는 아이디어에 악셀이 공감해 줬고, 예술성과 기능을 담은 디자인이 우리 브랜드 철학의 토대가 됐다.


발레리 오브젝트의 아트 디렉터 베를레 웨네스의 초상.

발레리 오브젝트의 아트 디렉터 베를레 웨네스의 초상.


첫 프로젝트로 커트러리 컬렉션을 선택한 이유는

식기는 사람과 밀접한 일상용품 중 하나다. 일상의 도구를 예술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통 형태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포크 나이프 같은 실용적인 물건에 조각적 특성을 부여하면서 단순한 도구에도 유용한 아름다움을 담고 싶었다. 그것이 발레리 오브젝트가 추구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갤러리 발레리 트란(Valerie Traan)을 운영한 경험이 이런 철학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까

갤러리에서는 실험적이고 개념적인 작업을 연구한 반면, 브랜드는 현실적인 기능성과 생산을 고려해야 한다. 서로 상반되는 것 같지만 두 세계는 상호보완적이다. 갤러리에서는 디자이너의 순수한 비전을 존중하는 법을, 브랜드에서는 소비자의 요구와 재료, 생산 과정과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배웠다. 이런 관점 덕분에 미학적이면서 실용적인 오브제를 만들 수 있었다.


하나의 스틸 플레이트를 사용해 미니멀리즘 미학을 선보인 선반은 ‘셸브(Shelf) N°1’.

하나의 스틸 플레이트를 사용해 미니멀리즘 미학을 선보인 선반은 ‘셸브(Shelf) N°1’.

컬러 라인이 경쾌함을 주는 ‘행잉 램프(Hanging Lamp) N°5’와 그 아래에는 황동 프레임으로 제작된 ‘로킹 체어’가 놓여 있다.

컬러 라인이 경쾌함을 주는 ‘행잉 램프(Hanging Lamp) N°5’와 그 아래에는 황동 프레임으로 제작된 ‘로킹 체어’가 놓여 있다.


기능성과 미학 사이의 균형은 어떻게 찾는가

기능성과 미학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 좋은 디자인은 주어진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아름다워야 한다. 우리는 순수한 형태와 재료 본연의 아름다움을 살리되 지나치게 강한 요소는 덜어낸다. 전통적 개념에 도전하면서 실용성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마르텐 바스(Maarten Baas), 뮐러 반 세베렌(Muller Van Severen), 빅 게임(Big-Game), 마리아 스카르풀라(Maria Scarpulla) 등 다양한 디자이너나 건축가, 예술가들과 작업을 해왔다. 협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협업은 발레리 오브젝트의 중요한 요소다. 무엇보다 창작자의 진정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성이 강하거나 고유한 특징을 지닌 디자이너와 작업하며 그들의 창조 정신을 존중하고, 미리 정해진 틀에 끼워 맞추지 않는다. 이런 다양성이 우리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디자이너의 비전을 강조한 역동적인 컬렉션을 탄생하게 만든다.


당신의 일상은 어떤 물건으로 채워져 있나

사람과 기억, 특별한 만남과 관련 있는 물건들. 좋은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물건이 품고 있는 이야기가 더 소중하다. 나는 그것을 ‘영혼을 가진 물건’이라고 부른다. 그런 물건들과 함께 있을 때 시간과 사람, 여정의 모든 순간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는다.


단순한 구조에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의자는 ‘알루(Alu) 체어’.

단순한 구조에 컬러로 포인트를 더한 의자는 ‘알루(Alu) 체어’.

각기 다른 형태를 겹쳐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는 도마.

각기 다른 형태를 겹쳐 하나의 오브제처럼 보이는 도마.


예정된 협업이나 새로운 프로젝트가 있다면

몇 가지 협업을 준비 중인데, 그중 하나는 피오베네파비(Piovenefabi) 그리고 스튜디오 0405와 함께하는 새로운 조명 시리즈다. 또 다른 협업은 디스트로이어스/빌더스(Destroyers/Builders)의 조명과 뮐러 반 세베렌의 신제품, 대표 작품들의 아웃도어 버전을 선보일 계획이다.

Credit

  • 에디터 이지현
  • 아트 디자이너 김강아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