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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들도 예약하기 힘들다는 K-럭셔리 디저트

뉴욕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1순위 코스! '리제' 이은지 셰프의 #먼데이플레이트 를 소개합니다.

프로필 by 차민주 2025.06.02

여유로운 일요일 브런치를 만들어 먹는 문화를 선데이 플레이트(Sunday Plate)라고 부르곤 하죠. 일요일의 여운이 월요일까지 이어지도록, 돋보이는 푸드 비주얼링 이야기로 생기를 전하는 #먼데이플레이트 시리즈입니다.


프렌치와 뉴요커가 먼저 알아본 K-디저트. 이번 먼데이플레이트는 프랑스 호텔 '르 므리스'와 뉴욕 '정식당'을 거쳐, 맨해튼에 디저트 카페 리제(Lysée)를 연 이은지 셰프(@eunji.leeee)와 함께합니다. 프랑스의 파티시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비유럽권 최초로 준우승을 차지한 셰프는 한국과 프랑스, 뉴욕의 감성을 정교하게 녹여낸 디저트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죠. 한 조각의 디저트에 담긴 그의 미학을 들어봤습니다.



월요일에 추천하는 메뉴

타르티플렛(Tartiflette)이라는 프렌치 가정식을 추천해요. 르블로숑(Reblochon) 치즈, 베이컨, 크렘프레슈, 양파, 감자를 이용해 만드는 간단한 원디쉬 음식인데요. 프랑스 유학 시절 친구네 집에 놀러 갔을 때, 부모님이 해주셨던 음식이에요. 치즈를 좋아하는 편이라 뉴욕에서도 종종 해 먹고 있어요.



냄비에 감자, 베이컨, 양파, 크렘프레슈, 치즈를 층층이 깔고, 그 위에 한 번 더 같은 재료를 올립니다. 화이트 와인이 있으면 살짝 넣어도 좋아요. 냄비를 알루미늄 포일로 덮고, 오븐 180도에 30~40분 정도 익혀서 드시면 됩니다.



간단한 소개를 한다면

2022년 6월 28일, 뉴욕 플랫아이언 디스트릭에 오픈한 리제(Lysée)는 제 성 '이(Lee)'와 박물관 '뮤제(Musée)'를 합친 디저트 매장입니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페이스트리 갤러리'를 표현하고자 했어요.



갤러리나 박물관에 가면 여러 층을 다니며 작품을 구경하고 마지막엔 기념품 샵에 들르잖아요? 리제는 이 아이디어에서 착안했어요.
1층은 디저트를 앉아서 즐길 수 있는 디저트 레스토랑, 2층은 디저트가 전시된 쇼룸이자 갤러리예요.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11년, 뉴욕에서 10년째 사는 제게는 세 도시의 아이덴티티가 모두 담겨 있어요. 리제의 디저트도 한국의 헤리티지, 프렌치 디저트 테크닉, 뉴욕의 로컬 재료가 어우러져 있죠.



지금의 셰프님을 만든 경험이 있다면

2017년 프랑스 파티시에 서바이벌 프로그램 <Qui sera le prochain grand pâtissier, season 4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은지 셰프.

2017년 프랑스 파티시에 서바이벌 프로그램 <Qui sera le prochain grand pâtissier, season 4 >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이은지 셰프.

살면서 겪은 모든 경험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지만, 중요한 순간을 꼽자면 첫 번째는 프랑스로 떠났던 순간이에요. 어릴 때부터 디저트 셰프라는 꿈이 뚜렷했기에 부모님을 설득해 빨리 배움의 길에 오르고 싶었고, 프랑스로 혼자 떠날 때도 전혀 망설임이 없었어요.



두 번째는 뉴욕으로 온 일이에요. 뉴욕 정식당에서 수석 디저트 셰프 제안을 받고 도전해보자는 마음으로 파리에서 건너왔죠. 지금의 리제를 뉴욕에 오픈할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이기도 해요. 뉴욕이라는 도시를 사랑할 기회를 얻은 것에 늘 감사해요.



가장 소개하고 싶은 디저트

리제의 시그니처 디저트 '리제(Lysée)'를 꼽고 싶어요. 브랜드 마크가 담긴 디자인부터 제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거든요.
예전에 기와 디저트를 만든 적이 있는데, 한국의 기와가 참 아름답다고 생각했어요. 기와의 수막새에서 모티프를 따와 만든 게 지금의 리제예요. 볶은 한국 현미쌀 무스크림, 피칸 프랄리네, 프랑스산 초콜릿이 들어가 있죠. 제 정체성인 코리안 프렌치 뉴요커를 가장 잘 표현한 디저트입니다.



비주얼을 만들 때 영감을 어디서 얻나요

갤러리나 미술관을 자주 가고, 잡지나 인터넷으로 미적 영감을 얻는 것도 좋아해요. 한국적인 아름다움에도 관심이 많아 고궁이나 국립 박물관에도 종종 가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일상 속 어디에서든 무궁무진하게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 편이에요.



한국 재료를 누구보다 글로벌하게 해석한 셰프라고 생각합니다. 뉴욕, 프랑스까지 고루 경험한 셰프님이 생각하는 한국 재료의 매력은?

제가 좋아한다는 사실 자체가 매력이 아닐까요? 제가 좋아하는 걸 전달할 때 가장 진심이 되고, 재미와 열정이 생겨요.
볶은 현미, 메밀, 흑임자의 고소함, 대추와 수정과의 알싸한 단맛, 유자의 상큼함, 오미자의 팔색조 같은 매력 말이죠. 이런 재료들을 사랑하다 보니, 다른 사람들도 이 맛에 공감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특히 요즘은 매실에 관심이 많아요. 작년에는 매실을 이용한 청포도 타르트를 여름 메뉴로 선보였고, 이번 여름엔 '매실 선셋(Maeshil Sunset)'이라는 논 알코올 칵테일을 개발 중이에요. 곧 만날 수 있으니 기대해 주세요!


맛과 비주얼, 둘의 균형을 잡는 법

디저트는 맛과 비주얼 둘 다 정말 중요해요. 그렇지만 그 근간은 맛이라고 생각해요. 비주얼은 그 맛을 얼마나 매력적으로 전달하느냐의 문제죠. 아무리 예뻐도 맛이 없으면 다시 먹고 싶지 않잖아요.



이상적인 플레이팅이란

맛과 식감의 밸런스가 잘 잡혀 있고, 한 입 먹자마자 '와, 맛있다'는 감탄이 나오는 디저트요. 여기에 비주얼까지 더해지면 완벽하죠.


일상적인 요리에 나만의 킥이 있다면

파스타를 만들 때 마지막에 트러플 오일 넣기. 샐러드엔 올리브유, 참기름 살짝 추가하기!



카페 공간도 직접 기획했죠. 가장 아끼는 공간이 있나요?

1층 주방이요. 정말 하나하나 고심해서 디테일하게 디자인한 공간이거든요. 2층 디저트 디스플레이 공간도 좋아요. 리제의 정체성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곳이기 때문이죠.



첫 방문자를 위한 꿀팁

처음 방문하신 분들께는 2층부터 둘러보시길 추천드려요. 전시된 디저트를 하나하나 눈으로 즐기신 후 테이크아웃을 하셔도 좋고, 1층 레스토랑에 내려가 드시고 간다면 디저트의 온도나 텍스처를 가장 완벽하게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직원들이 기호나 디저트 종류에 따라 음료 페어링도 추천해드린답니다. (레스토랑은 예약을 추천드려요!)



리제를 즐긴 뒤 방문하기 좋은 뉴욕 갤러리

휘트니 미술관이랑 MoMA 어떠세요?



무한한 예산과 공간이 있다면 해보고 싶은 꿈의 메뉴

무조건 디저트 테이스팅 코스요. 플레이팅 디저트를 특히 좋아해서, 리제를 만든 것도 결국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였어요. 지금은 발렌타인, 크리스마스, 협업 팝업 때만 선보이고 있지만,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정식 디저트 테이스팅 코스를 풀어낼 예정이에요.



좋아하는 커트러리 브랜드

리제에서 사용하는 놋담 커트러리!



단골 레스토랑

정말 너무 많은데요. 그중 한식 캐주얼 레스토랑 무노(Moono)를 가장 자주 가요. 음식이 맛있고, 친구들이랑 같이 가기에도 딱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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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차민주
  • 사진 인터뷰이 제공 @moono.nyc @notdam_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