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호텔이 된 고무회사

마르셀 브로이어가 디자인한 옛 고무회사 건물이 미국 최초의 패시브 호텔로 재탄생했다.

프로필 by 권아름 2024.07.02
Hotel Marcel
1969년 암스트롱 고무회사로 사용되던 옛 건물이 ‘호텔 마르셀’로 화려한 변신을 꾀했다. 미국 현대건축의 역사를 이끈 건축가 마르셀 브로이어(Marcel Breuer)가 설계한 이곳은 수직으로 우뚝 솟은 반듯한 사각형이 위아래로 나뉘는 독특한 형태다. 건물은 고속도로 옆에 있어 미국의 도시 뉴헤이븐(New Haven)의 관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1988년 암스트롱 고무회사가 인수되면서 완공된 지 30년도 되지 않아 방치되기 시작했고, 코네티컷 지역에서 가장 추한 건물로 선정될 정도로 쇠락했다. 2019년에 용도가 낮은 역사적 건물을 복원해 온 베커+베커(Becker+ Becker) 건축사무소가 이 건물을 인수했다. 그리고 힐튼 호텔과 손잡고 2년 반 동안 레너베이션을 거쳐 미국 최초의 패시브 하우스 호텔로 탈바꿈했다. 건물이 지닌 브루탈리즘 건축의 모든 중요한 요소는 그대로 유지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지는 벽 패널을 재사용했고, 건물 전면에 조각된 패널 석면을 제거하는 등 노출된 모든 콘크리트 표면을 세심하게 보존했다. 164개의 객실에는 마르셀 브로이어의 상징적인 ‘세스카(Cesca)’ 체어를 두고, 그의 바우하우스 동료이자 디자이너 아니 알베르스(Anni Albers)의 텍스타일로 장식했다. 호텔 마르셀은 모더니즘 유산을 존중하고 호텔 산업의 지속 가능성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Credit

  • 에디터 권아름
  • 사진 SEAMUS PAYNE
  • 아트 디자이너 이유미
  • 디지털 디자이너 김민정
  • COURTESY OF BECKER+BEC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