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더 이상 종이 의자를 얕보지 마라

슈퍼 강한 '종이 의자' 그걸 찾아.

프로필 by 차민주 2024.05.21
디자인 업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재활용 소재로 만든 지속 가능한 가구'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향성의 일환으로, 종이 소재 가구들이 어느 정도 시장에 정착하기도 했고요. 그러나 여전히 종이 소재 가구에 대한 선입견도 남아 있는데요. 종이를 '슈퍼' 강하게 만들어 의자로 활용한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나 23살인데 종이 옷 처음 입어본다

아르퍼(Arper)가 2001년 디자인한 플라스틱 의자 '카티파 53'가 23년 만에 새로운 종이 옷을 입었습니다. 단단한 종이를 만드는 스타트업 페이퍼쉘과 손 잡은 아르퍼는 천연 수지와 크라프트지를 압착하는 기술을 적용한 소재를 내놓았어요. 그 결과 안정적으로 무게를 견디면서도 기존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하는 종이 의자 '카티파 카르타'를 만들어냈는데요. 카티파 카르타는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던 살롱 드 모빌레 2024에서 전시되며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죠.


신용카드 위에 앉으면 부러지나요?
신용카드를 꼭 닮은 모양의 '아워체어 3'라면 끄떡없습니다. 아워체어 3은 현대카드가 신용카드의 비율을 적용해 만든 종이 의자예요. 의자를 주문하면 1대 1.58 비율의 신용카드 플레이트 보드 3장이 오는데요. 단 6단계만 거치면 평평한 종이가 입체적인 의자로 변신하죠. 고강도 종이 보드인 허니콤보드로 만들었으며 120kg까지 버틸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이 의자, 가장 믿음직한 신용카드로 임명합니다.


(다정한) 칼각입니다

베톤부르트(Béton Brut)의 종이 의자의 날카로운 직선을 보면 건축물을 관람하는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건축학에 기반을 둔 이 의자는 데이비드 호란 작가와 베톤부르트의 협업 컬렉션 '종이(Paper)'의 일부인데요. 컬렉션의 주재료는 수제 헤리티지 종이를 겹쳐 만든 비건 독피지(Vegan vellum). 종이로 이토록 입체적이면서 뾰족한 각을 살리다니요. 그 '각'에 혹시 앉는 사람이 베일까(?) 걱정한 걸까요? 테두리를 부드럽게 처리한 디테일까지 눈에 띕니다.

Credit

  • 에디터 차민주
  • 사진 Betonbrut﹒현대카드﹒ARP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