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박진일이 선사하는 재료와 형태의 기묘한 조우 #데코데코

빛나는 호기심과 열정으로 <데코·데코 Décor·Décor: 리빙룸 아케이드>와 함께 주거 미학을 탐구한 18명의 작가들.

프로필 by 이경진 2023.12.20
 
‘Combine Series’

‘Combine Series’

박진일을 대변하는 작품
‘Drawing Series Armchair #1’. 드로잉 시리즈는 친구와 함께 그린 낙서에서 시작됐다. 투시도 틀리고 삐뚤빼뚤하게 그려진 선을 보면서 실제 사물로 만들어보면 재미있는 작업이 될 거라는 호기심이 생겼다. 사람의 무게를 버틸 수 있으면서 얇은 선으로 이뤄진 재료를 고민하다가 철사를 선택했고, 삐뚤빼뚤한 드로잉 느낌을 구현하기 위해 망치질 등의 기법을 더했다. 수많은 철사를 겹치고 용접하는 내 작품은 물성과 기법에 관한 호기심에서 시작됐다.
 
<엘르 데코>와 함께하는 전시 <데코·데코: 리빙룸 아케이드>에서는
‘Drawing Series’로 관람자들을 만난다. 전시 주제를 들었을 때 드로잉 시리즈로 채워진 전시장 풍경이 생각났다. 예전부터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장면이다. 이 작업에서 선은 한 사람의 생각과 상태, 사물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로 작용해 공간을 채운다.
 
당신 작품으로 이뤄진 방에는 누가 살고 있을까
조금은 날카롭고 차가운 방인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사람의 생활공간이 아닐까. 드로잉에 큰 영감을 준 화가 툴루즈 로트렉(Henri de Toulouse-Lautrec)이 살고 있을 수도 있고. 
 
‘Drawing Series’

‘Drawing Series’

당신이 경험한 가장 놀라운 공간
네덜란드에서 디자이너 피트 하인 이크(Piet Hein Eek)의 작업실 겸 쇼룸을 구경한 적 있다. 빨간 벽돌공장을 인수해 1층은 쇼룸으로, 2층은 작업실, 3층은 전시공간으로 꾸렸더라. 디자이너에게 필요한 기능을 모두 수행하는 공간이라는 게 인상적이었다.
 
요즘 당신을 몰입으로 이끄는 것
빛과 조명을 공부하고 있다. 괜찮은 조명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의 공간을 보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작업으로 완성하고 싶은 이야기
물성과 기법에 관심이 많고, 이 둘을 결합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조형미를 좋아한다. 의도적인 조형과 우연적 조형이 함께 나타나는데, 궁극적으로 나만의 물성과 기법, 조형의 3박자가 잘 맞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작업과정에서 중요시하는 것
처음 구상한 느낌을 가공의 불편함과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끝까지 구현하는 일.
 
자신의 삶과 예술을 위한 노력
자주 주변을 환기한다. 어떤 작업에 몰두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이 생긴다. 자주 생각과 저변을 환기하고 객관적 시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박진일의 인스타그램 @park_inil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윤정훈
  • 아트 디자이너 김려은
  • 디지털 디자이너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