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예술이 '살아 있는' 거실, <데코 데코: 리빙룸 아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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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여러 공간 가운데서도 '거실'은, 다양하면서도 상반되는 가치들이 가장 활발히 교차하는 지점이다. 침실, 서재, 드레스룸, 부엌, 화장실, 욕실 등이 저마다 특수한 의무를 부여받을 때 거실은 유연하고 중립적인 공간으로 존재한다. 가장 사적이지만 때로는 가장 공적인 기능을 하고, 그래서 텅 비어 있다가도 이내 꽉 채워지는 곳이기도 하다.
문을 닫으면 외부와 단절되는 방과 달리, 항상 개방된 채인 거실에는 집주인의 아비투스(Habitus, 개인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사회 · 문화적 취향)가 그대로 투영된다. 이름처럼 그저 '거(居)'하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둘 지는 자유다. '살다'와 '꾸미다'가 가장 뚜렷하게 공존하는 장소야 말로 거실이 아닐까.
25일 막을 연 디자인 전시 <데코 · 데코 Decor · Decor: 리빙룸 아케이드>(이하 <데코 데코>)는 이러한 거실의 가치를 포착하며 관람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전시의 본격적 시작을 앞둔 24일, 일민미술관에서는 <데코 데코>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채은미 <엘르>·<엘르 데코> 편집장, 전시 협력 큐레이터를 맡은 이미혜 ‘꽃술(Kkotssul)’ 대표, 그리고 최혜인 일민미술관 큐레이터가 참석해 <데코 · 데코 Decor · Decor: 리빙룸 아케이드>의 기획 의도와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먼저 채 편집장은 휴간 중이던 <엘르 데코>를 2021년부터 독특한 판형으로 복간한 배경과, 거실에 주목한 이번 전시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르 데코>가 유독 니치한 면이 있기 때문에 대중과의 접점을 늘 고민해야 했다"라며 "처음 이 잡지를 복간할 때 보통 매거진 형태가 아닌 도록 형태의 판형을 고른 까닭도, 독자가 이를 책이자 오브제로써 방보다는 거실에 둘 수 있도록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는 이들의 경험이 모인 공간이자 집 안팎의 소통 중심지인 거실의 의미를 한국의 예술가들과 전시를 통해 탐색하게 된 건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매거진이 상업성과 예술성, 대중성과 비대중성 사이 접점을 찾아 가는 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대표는 대중 매거진인 <엘르 데코>, 그리고 주로 순수 예술을 다루던 일민미술관과 협업하게 된 계기를 알렸다. 그는 "<엘르>와 <엘르 데코> 자체가 매거진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존재이고, 일민미술관 역시 최근에는 디자인·사진·패션까지 아우르며 동시대의 시각 문화를 통해 각종 현상들을 탐구하는 미술관"이라며 이 신선한 조합의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최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디자인적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공간과 이를 구성하는 요소에 애정이 깊은 것으로도 유명한 이 대표는 재미있는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디자인 바 ‘꽃술’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가구도 취급하는데, 작품 배송을 다니며 본 고객들의 '공간'이 수십 평 널따란 거실부터 작은 원룸까지 천차만별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그들이 디자인 가구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궁금했다면서 "'갖고 싶다'는 욕망, 그저 그 뿐만 아니라 집 안에 두고 사용하며 의미를 덧대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데코 데코>를 단순한 디자인 전시가 아닌 '생활 이야기'로 풀어내고, 생활의 중심지이자 핵심 공간인 거실을 다룬 것도 이 같은 생각에서 비롯됐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 20팀 선정에 있어 <엘르 데코>와 일민미술관 양측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매년 '엘르 데코 인터내셔널 디자인 어워즈(EDIDA)'를 통해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교류하고 신진 작가들을 발굴한 <엘르 데코>가 기획의 단단한 연결고리가 돼 줬다는 평이다.
이미 팬데믹 기간 이 대표 등과 한국 디자인 전시에 대해 논의해 온 채 편집장.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EDIDA에 한 번도 한국 디자이너가 나온 적이 없는데, 이번 전시 같은 협업을 통해 <엘르> 글로벌 에디션과 관람객들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 또 그들이 발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데코 데코>는 집과 사람, 그리고 사물이 맺는 관계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전시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일민미술관 1, 2, 3 전시실 및 프로젝트 룸에서 열린다. 관람료 일반 12,000원.
문을 닫으면 외부와 단절되는 방과 달리, 항상 개방된 채인 거실에는 집주인의 아비투스(Habitus, 개인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사회 · 문화적 취향)가 그대로 투영된다. 이름처럼 그저 '거(居)'하는 곳이기에 그곳에서 무엇을 하고 무엇을 둘 지는 자유다. '살다'와 '꾸미다'가 가장 뚜렷하게 공존하는 장소야 말로 거실이 아닐까.

25일 막을 연 디자인 전시 <데코 · 데코 Decor · Decor: 리빙룸 아케이드>(이하 <데코 데코>)는 이러한 거실의 가치를 포착하며 관람객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당신에게 리빙룸(Living room, 거실)은 어떤 의미인가요?
전시의 본격적 시작을 앞둔 24일, 일민미술관에서는 <데코 데코>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채은미 <엘르>·<엘르 데코> 편집장, 전시 협력 큐레이터를 맡은 이미혜 ‘꽃술(Kkotssul)’ 대표, 그리고 최혜인 일민미술관 큐레이터가 참석해 <데코 · 데코 Decor · Decor: 리빙룸 아케이드>의 기획 의도와 관람 포인트를 전했다.
먼저 채 편집장은 휴간 중이던 <엘르 데코>를 2021년부터 독특한 판형으로 복간한 배경과, 거실에 주목한 이번 전시가 맞닿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엘르 데코>가 유독 니치한 면이 있기 때문에 대중과의 접점을 늘 고민해야 했다"라며 "처음 이 잡지를 복간할 때 보통 매거진 형태가 아닌 도록 형태의 판형을 고른 까닭도, 독자가 이를 책이자 오브제로써 방보다는 거실에 둘 수 있도록 하려 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는 이들의 경험이 모인 공간이자 집 안팎의 소통 중심지인 거실의 의미를 한국의 예술가들과 전시를 통해 탐색하게 된 건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매거진이 상업성과 예술성, 대중성과 비대중성 사이 접점을 찾아 가는 여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한편 이 대표는 대중 매거진인 <엘르 데코>, 그리고 주로 순수 예술을 다루던 일민미술관과 협업하게 된 계기를 알렸다. 그는 "<엘르>와 <엘르 데코> 자체가 매거진 역사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해 온 존재이고, 일민미술관 역시 최근에는 디자인·사진·패션까지 아우르며 동시대의 시각 문화를 통해 각종 현상들을 탐구하는 미술관"이라며 이 신선한 조합의 전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덧붙여 최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디자인적 생활'에 대한 관심으로 정의하기도 했다.
공간과 이를 구성하는 요소에 애정이 깊은 것으로도 유명한 이 대표는 재미있는 경험담을 전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디자인 바 ‘꽃술’에서 한국 디자이너들의 가구도 취급하는데, 작품 배송을 다니며 본 고객들의 '공간'이 수십 평 널따란 거실부터 작은 원룸까지 천차만별이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배경을 가진 그들이 디자인 가구에 어떤 의미를 두고 있는지 궁금했다면서 "'갖고 싶다'는 욕망, 그저 그 뿐만 아니라 집 안에 두고 사용하며 의미를 덧대는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데코 데코>를 단순한 디자인 전시가 아닌 '생활 이야기'로 풀어내고, 생활의 중심지이자 핵심 공간인 거실을 다룬 것도 이 같은 생각에서 비롯됐다.

마지막으로 이 대표는 "이 전시에 참여한 작가 20팀 선정에 있어 <엘르 데코>와 일민미술관 양측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라며 협업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특히 매년 '엘르 데코 인터내셔널 디자인 어워즈(EDIDA)'를 통해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교류하고 신진 작가들을 발굴한 <엘르 데코>가 기획의 단단한 연결고리가 돼 줬다는 평이다.
이미 팬데믹 기간 이 대표 등과 한국 디자인 전시에 대해 논의해 온 채 편집장.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직 EDIDA에 한 번도 한국 디자이너가 나온 적이 없는데, 이번 전시 같은 협업을 통해 <엘르> 글로벌 에디션과 관람객들에게 그 존재를 알리고 또 그들이 발견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총 3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데코 데코>는 집과 사람, 그리고 사물이 맺는 관계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제공한다. 전시는 25일부터 12월 31일까지(매주 월요일 휴관) 일민미술관 1, 2, 3 전시실 및 프로젝트 룸에서 열린다. 관람료 일반 12,000원.
Credit
- EDITOR 라효진
- PHOTOGRAPHER 서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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